진부함이 바로 그의 매력, 아수스 X54HR

강일용 zero@itdonga.com

사실 리뷰어는 이번에 리뷰할 아수스 ‘X54HR - SX114D(이하 X54HR)’같은 노트북을 수없이 봤다. 적절한 가격 65만 원, 적절한 크기 15.6인치, 적절한 성능 2세대 인텔 코어 i3 프로세서 탑재 등 X54HR은 흔히 회자되는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노트북이다. 그 진부함에 다른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지금 X54HR을 리뷰하고 있고, 앞으로도 X54HR같은 노트북을 계속 리뷰할 것이다. 노트북 제조사에서 X54HR과 유사한 노트북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노트북 제조사들은 이 같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일까? 바로 많은 사용자들이 X54HR같은 노트북을 원하기 때문이다.

X54HR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최저가 약 65만 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대 성능비를 강조하던 기존의 다른 노트북들은 가격이 보통 80만 원 내외였으나, X54HR은 더 저렴하다. 이 정도 가격이면 지갑이 얇더라도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인텔 2세대 코어 i3 프로세서(2.3GHz)’, 4GB의 메모리, ‘AMD 라데온 HD7470M 그래픽 프로세서(전용메모리 1GB)’, 500GB의 저장공간 등을 탑재해 60만 원대 노트북치고 성능은 제법 뛰어난 편이다. 이 정도 성능이면 데스크탑 PC를 대체하기 충분하다. 화면은 15.6인치, 해상도 1366x768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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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함이 바로 그의 매력, 아수스 X54HR (2)

윈도7을 설치하자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X54HR에는 윈도7이 없다. 일반적인 노트북은 구입해서 전원 버튼만 누르면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나지만, X54HR은 사용자가 직접 윈도7을 설치해 줘야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내가 윈도가 없다니… 물론 이는 X54HR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격대 성능비를 강조하는 다른 노트북에서도 발견되는 공통적인 문제다. 윈도7을 제거해 보다 저렴하게 노트북을 판매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X54HR을 구입하기 앞서 윈도7 DVD를 준비해야 한다. 혼자 윈도7을 설치할 자신이 없다면 친구, 애인 등에게 밥 한끼 사주고 부탁하자. 부모님께 부탁 드리는 것은 조금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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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54HR에는 DVD를 쓰는 것과 읽는 것 둘 다 가능한 멀티 드라이브가 탑재돼있다. 여기에 윈도7 DVD를 넣고 설치하면 된다. 다만 X54HR에는 DVD 드라이브보다 하드 드라이브를 먼저 읽도록 설정돼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윈도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아수스 로고가 뜰 때 Delete 키를 누르고 바이오스에 진입해서 Boot 탭에 진입해 Boot Option에서 DVD 드라이브의 우선순위를 하드 드라이브보다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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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7을 설치한 후 아수스의 홈페이지(http://www.asus.com/Notebooks/Versatile_Performance/X54HR/#download)에 접속해 각종 드라이버를 내려받아 설치하면 모든 사용준비가 끝난다.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이?

인텔 2세대 코어 i3 프로세서는 순간적으로 프로세서의 속도를 높여주는 ‘터보부스트’를 제외하면 코어 i5 프로세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즉, 어디 가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문서 작업, 웹서핑 등을 할 때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게다가 메모리가 4GB 내외라 딱히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저장공간이 500GB라 조금 모자란 감이 없잖아 있으나, 원한다면 사용자가 손쉽게 교체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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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은 어떨까? X54HR에는 AMD 라데온 HD7470M이 탑재돼 있다. HD7470M은 딱히 대단하다고 할 수 없는 전형적인 보급형 그래픽 프로세서다. 그래도 나름 최신 제품이다.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어지간한 게임은 다 실행할 수 있다.

실행여부를 확인해본 게임은 2가지다. 많은 사용자들이 즐기는 ‘스타크래프트2’, 1,000만 장 이상 판매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엘더스크롤:스카이림’을 대상으로 X54HR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참고로 3D 게임을 즐기려면 최소 25~30프레임 내외의 결과가 나와야 하고, 원활하게 즐기려면 55~60프레임 내외의 결과가 나와야 한다.

먼저 스타크래프트2를 실행해 봤다. 해상도 1366x768 및 중간 정도의 옵션을 주고 실행해보니, 50 프레임 내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조금 더 욕심내 몇 가지 상위 그래픽 옵션을 줘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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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엘더스크롤:스카이림을 실행해 봤다. 해상도 1366x768 및 중간 정도의 옵션을 주고 안티얼라이징(사물의 외곽을 더 부드럽게 보여주는 기술)을 해제하고 실행해보니, 25프레임 내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즐기는 것 자체는 큰 문제는 없으나, 화면의 끊기는 것이 조금 거슬릴 것이다. 해상도나 옵션을 조금 더 낮추고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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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성능이면 ‘크라이시스2’, ‘배틀필드3’같이 초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게임을 실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저렴해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X54HR의 외관은 고급스러움과 거리가 있다. 무광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본체는 저렴해 보인다. 힘을 줘서 누르면 본체가 흔들리는 것이 영 좋지 않다. USB 단자는 2개밖에 되지 않는다. 배터리 용량도 적은 편이라 정전 대비용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러나 경첩을 여닫아도 화면이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고정돼 있으며, HDMI, D-SUB, DVD 멀티 드라이브 등을 탑재해 노트북이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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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원대 노트북 가운데 X54HR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제품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만족스러운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을 찾고 있다면 주목할 만하다. 물론 윈도7을 설치하는 방법을 숙지하거나, 윈도7을 설치해줄 지인이 주변에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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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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