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문가용 PC도 올인원 시대, HP Z1 국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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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문가용 PC도 올인원 시대, HP Z1 국내 출시 (1)

책상 위에 어지럽게 널린 서류, 달력, 전화, 각종 케이블… 업무 공간은 한정적인데 사용해야 할 물건은 왜이리 많은지. 이래서는 컵 하나, 책 한 권 마음 편히 놓을 자리도 없다. 그 중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원흉은 데스크탑PC지만, 그렇다고 PC를 치워버리고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일 데스크탑PC와 모니터가 하나로 합쳐진다면 좀 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일체형 PC, 바로 올인원(All in One)PC다.

초창기 올인원PC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용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성능에서 데스크탑PC에 밀리고, 들고 다니기엔 너무 크고 무거워서 휴대성에서 노트북PC에 밀리는 애매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터치 방식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제품 일부가 명맥을 유지하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온라인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올인원PC 판매량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맥’을 비롯한 인기 제품 대부분에 터치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올인원PC는 단순한 틈새 시장용 제품군이 아니라, 데스크탑PC를 대체할 수 있을만한 주류 제품군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상승세를 감안하면, 올인원PC가 전문가의 영역인 워크스테이션까지 넘보기 시작한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사실 애니메이터, 디자이너 등 워크스테이션 사용자들이야말로 올인원PC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공간 확보가 업무 능률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HP는 2012년 2월 27인치 올인원 워크스테이션 ‘Z1’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고, 3월에는 한국 HP를 통해 국내에도 선을 보였다. Z1은 워크스테이션 올인원 시대의 신호탄이다.

Z1 덮개를 열었더니 부품 교환 자유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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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1의 가장 큰 특징은 부품 교환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보닛처럼 덮개를 열면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하드 드라이브, GPU, 메모리 등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다. 복잡한 케이블이 이리저리 연결되지 않아 간단히 탈착할 수 있고, 덮개만 덮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Z1의 내부 구조에 맞는 전용 부품만을 사용해야 하며, 일반 데스크탑PC용 부품과 호환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품 업그레이드나 교체가 편리해졌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디스플레이는 LED 백라이트 방식의 27인치 IPS 패널이며 인텔 제온 쿼드코어 프로세서, 엔비디아 쿼드로 프로페셔널 워크스테이션 그래픽을 탑재했다. 전면에는 듀얼 콘형 스피커를 장착해 음향이 아래로 반사되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또 제품 상단의 웹캠에는 자체 각도 조절 기능이 있어 최대 90도까지 렌즈를 내릴 수 있다. USB 3.0 단자 2개, USB 2.0 단자 4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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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문가용 PC도 올인원 시대, HP Z1 국내 출시 (3)

전체적인 성능은 HP의 보급형 워크스테이션인 ‘Z210’과 비슷하다. 다만 가격은 Z210에 비해 조금 높은 2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에 HP 조쉬 피터슨 마케팅 매니저는 “모니터를 포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며 “성능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과 소음방지를 모두 해결한 일체형 워크스테이션”이라고 설명했다.

HP는 Z1이 캐드, 엔터테인먼트, 교육 분야의 수요를 만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 판매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의 선구적인 제품이다보니 HP 내부에서도 판매량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것. 하지만 피터슨은 “현장에서 시연을 했더니 영업 담당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 라인업도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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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HP는 데스크탑PC 워크스테이션 신제품인 ‘Z420’, ‘Z620’, ‘Z820’도 함께 선보였다. 각각 기존 제품인 ‘Z400’, ‘Z600’, ‘Z800’에 대응하며, 성능에서 진일보한 제품이다. 8개의 통합 코어를 지원하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 E5-2600 제품군을 장착했다.

Z420은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건축 및 영상 편집 분야에 적합하다. Z620은 싱글과 더블 소켓 프로세서 모두를 지원하는 강력한 유연성이 장점이다. 재무분야, 영상편집, 애니메이션, 중급 CAD 작업에 적합하다. Z820은 견고함을 자랑하는 고성능 제품으로, 성능이 뛰어나고 전력효율성도 높다. 가장 까다로운 해석과 시각화 작업을 요하는 의료, 애니메이션 분야 등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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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는 사용자에 맞는 다양한 데스크탑PC 워크스테이션과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인 Z1이 기존 제품을 잠식하는 카니발라이즈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보급형 데스크탑PC 워크스테이션과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이 가격에서 별 차이가 없다면, 대부분 디자인과 공간활용성이 우수한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을 택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에 피터슨은 “각 제품들의 특징은 명확히 구분된다”고 못을 박으며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은 기존 사용자보다는 새로운 사용자를 발굴하기 위해 개발됐고, 전체적으로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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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문가용 PC도 올인원 시대, HP Z1 국내 출시 (6)

현장의 주인공은 단연 Z1이었다. 수많은 관계자들이 Z1에 몰려 덮개를 열어보고 부품 탈착 과정을 지켜봤다. 특히 정상적인 상태의 Z1보다 덮개가 열린 상태의 Z1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그만큼 올인원PC에서 부품 교환은 중요한 이슈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워크스테이션 사용자 중 대부분은 직접 부품을 교환하지 않는다. 보통 HP에 연락해서 서비스를 받거나 전문 인력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부품 교환이 편리하다는 점이 실용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꿀 수 있는 부품의 종류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가, 즉 호환성에 있다고 하겠다.

일부는 이러한 부품 교환 방식의 기존의 소비자용 올인원PC에도 적용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멋진 이야기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HP의 소비자용 PC와 워크스테이션의 담당 부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터슨은 “소비자용 PC는 워크스테이션에 비해 가격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품 교환 방식의 적용 여부에 대해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술 일부를 공유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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