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입체음향, ‘돌비 디지털 플러스’로 통일되나?

김영우 pengo@itdonga.com

돌비(Dolby), 누구나 이 이름은 한번 즈음 들어봤지만, 실체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영화를 감상할 때, 혹은 DVD를 구매할 때 돌비의 로고가 나오는 경우가 많고, TV나 휴대전화, 오디오를 구매할 때 제품에 돌비의 로고가 찍혀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작 돌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돌비는 회사의 이름? 아니면 사람의 이름? 그도 아니면 특정 제품의 이름일까?

그런데, 실은 이 모두가 정답이다. 돌비는 영국에서 창업하고 미국에 본사를 둔 음향 기술 개발기업이기도 하고, 그 회사를 세운 설립자(Ray Dolby: 레이 돌비)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개발한 음향 기술은 다수의 업체들에게 라이선스 되어 이들이 내놓은 멀티미디어 기기에 탑재,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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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돌비가 최근 힘을 기울이는 분야가 바로 모바일이다. 특히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이를 이용해 한층 향상된 음향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음향 기술 업계의 큰 손인 돌비가 이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팬택까지 참여, 국내 모든 모바일 업체에 돌비 모바일 플러스 적용

3월 13일, 돌비의 한국 지사인 돌비 코리아(대표: 김재현)은 모바일 기기에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 기술을 소개하며 이 기술이 탑재된 기기를 시연해 볼 수 있는 기자 간담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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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돌비 코리아의 김재현 지사장은 전세계 58억 대에 달하는 기기, 3만 편 이상의 영화에 돌비의 기술이 탑재되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음향 기술 시장에서의 돌비의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DTS나 SRS 같은 동종 업체들과 비교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돌비가 홍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을 소개하며 이 기술의 장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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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1992년에 극장용 디지털 입체음향 기술로 처음 선보인 돌비 디지털을 발전시킨 것으로, 한층 향상된 음질과 입체감이 최대의 특징이다. 모바일 기기에도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추세이며, 이미 전세계에 출시된 150여종 이상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점을 박 지사장은 강조했다. 특히, 최근 ‘스카이’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판매중인 팬택이 돌비와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국내의 모든 브랜드가 돌비 디지털 플러스를 탑재한 제품을 판매하게 되었다고 함께 언급했다.

2채널 스테레오 음원도 7.1채널 입체 음향으로 확장해 즐길 수 있어

다음은 돌비 디지털 플러스에 대한 기술 설명이 이어졌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기존의 2채널(2개의 스피커) 스테레오(Stereo) 보다 한층 입체감 있는 음향을 들을 수 있는 5.1채널(5개의 스피커 + 1개의 저음전용 우퍼 스피커) 이나 7.1채널 출력이 가능하다. 다만, 6개나 7개의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본격적인 홈시어터 환경이 아니라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사용해야 하는 모바일 환경이라면 이런 입체음향을 구현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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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기기라면 헤드폰이나 이어폰 환경에서도 사용자가 마치 여러개의 스피커를 쓰는 것처럼 입체감 있는 음향을 들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소리의 크기가 각기 다른 여러 종류의 음원을 듣더라도 각 음원의 음량을 균등하게 조절해 안정감 있는 감상이 가능한 자동 음량 조절기능 역시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의 특징이다. 이와 함께, 돌비 디지털 플러스가 적용된 기기는 개발 과정에서 돌비의 기술자가 참여, 섬세한 음향 튜닝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언급했다.

기자가 본 행사

사실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본래 모바일 기기를 위한 음향 보정 기술이라기보단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 입체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코덱(codec: 데이터 압축 기술) 중의 하나였다. PC용 동영상 파일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해본 사람, 혹은 홈시어터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MP3, AC3, ACC 등의 용어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인 것, 그 중 AC3가 돌비 디지털 음향을 압축한 코덱 이름이며, 돌비 디지털 플러스의 코덱은 E(Enhanced)-AC3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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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돌비에서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의 개념을 조금 수정한 듯 하다. 이날 발표회에서 돌비 담당자는 “현재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단순한 코덱의 개념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음향을 보정해 품질을 높이는 과정까지 포함하게 되었다”며, “E-AC3 코덱 기반의 음원이 아니더라도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이 적용된 기기를 이용하면 입체 음향을 들을 수 있다.”라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전에 돌비는 모바일기기 전용 입체 음향 기술로 ‘돌비 모바일’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이번 발표에서 돌비 모바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고, 이날 발표에서 소개한 돌비 디지털 플러스의 개념이 오히려 기존의 돌비 모바일에 가까운 것이었다. 플랫폼에 따라 별도의 브랜드를 가진 기술을 내세워 집중도를 분산시키기보다는 보다는 브랜드명을 통일해 전반적인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방향으로 돌비의 마케팅 방향이 바뀐 듯 하다. 이런 시도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접근하기 쉬울지 몰라도 기존의 매니아들에게는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돌비의 손익계산서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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