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강일용 zero@itdonga.com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전기세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는 기업’을 위해 IBM이 저전력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선보였다.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1)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1)

영화 '미션임파서블4'를 보면 브랜트 요원역의 제레미 레너가 특수한 슈트를 입고 데이터센터에 잠입해 내부의 데이터를 바꿔치기 하는 장면이 있다. 이렇듯 영화 속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사용자가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볼일은 극히 드물다. 사용자가 떠올리는 데이터센터의 일반적인 형태는 ‘시커먼 캐비닛 속에 무수히 많은 선이 꼽혀있는 제품들이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공간에 모여있는 것’이다. 실제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데이터센터의 역할은 하드드라이브와 다를 바 없다. 사용자가 개인의 정보를 PC속 하드드라이브에 저장하듯 기업도 기업 활동을 위한 정보를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는 일반 하드드라이브와 다른 특징이 여럿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365일 24시간 내내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4시간 내내 전기를 소모한다. 또한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 저장, 처리용 모듈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그 수가 늘어난 만큼, 전기를 추가로 소모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라는 녀석은 말 그대로 ‘전기 먹는 하마’다. 한국IBM의 변성준 사업부장은 “데이터센터의 운용비용의 70%이상이 에너지 관련 비용(전기세)이다”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유지비용의 70% 이상이 전기세에서 빠져나간다니, 참으로 무시무시하다. 예를 들어본다. 데이터센터내의 모듈(시커먼 캐비닛)은 각각 약 250Kw의 전력을 소모한다. 현재 가정에서 쓰이는 42인치 LED TV의 소비전력이 약 250W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략 천 배 이상 전력을 소모하는 셈이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내에는 이러한 모듈이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가 모여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M이 전력을 더욱 적게 소모하는 신제품 ‘IBM 모듈형 데이터센터(이하 PMDC)’를 선보였다. PMDC 등 앞으로 출시될 IBM 데이터센터 제품군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대규모 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센터와 대등한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전력소모는 훨씬 줄였다’는 것이다. IBM은 “타사의 데이터센터는 전력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ess, 낮을수록 좋다) 1.8이지만 PMDC는 1.5에 불과해 투자한 전력대비 데이터 처리 효율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IBM만의 저전력, 고효율 에너지 기술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IBM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데이터센터 유지비용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참고로 이번에 공개된 PMDC는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컨테이너형 데이터 센터로, 무정전전압장치, 냉각수 공급을 위한 설비(수냉식), 비상용 발전 시설(정전대비), 항온항습장치(온도 및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 에어컨을 의미) 등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필수 설비를 하나의 컨테이너 내부에 모아놓은 제품이다. 또한 IBM은 “PMDC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에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적은 12주내외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으며,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설계 및 제작비용이 최고 30% 저렴하며 필요로 하는 공간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2)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2)

2011년에는 전년대비 16% 이상 전기요금이 인상됐다. 또한 데이터센터에게 제공되는 전기세 특례 ‘지식서비스 특례할인율’도 2011년 12월에 사라졌다. 정부도 그린 IDC(Internet Data Center) 인증제를 도입해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설립을 기업에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앞으로 데이터센터 업계의 관심사는 ‘얼마나 전력을 적게 소모하도록 설계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IBM의 PMDC 발표는 데이터센터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제품 발표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PMDC는 이미 2년전에 출시돼, 월드투어를 거쳐 한국에 도착한 제품이다 보니 사용자들에게 “왜 신제품?”이라는 의문이 생길지 모르겠다. 데이터센터는 그 교체주기가 길다 보니 2년전 제품이라 해도 신제품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3)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3)

마지막으로 한국IBM의 이경봉 상무는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는 것에 맞춰 데이터센터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IBM은 숙련된 인력, 기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를 설계, 구축,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IBM의 PMDC가 데이터센터 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4)
전기세를 아껴야 산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냐 (4)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