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1부

이문규 munch@itdonga.com

바야흐로 대학 졸업 시즌이다. 이는 곧 냉혹한 취업 전쟁의 장에 뛰어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졸업생들은 자신만의 확실한 ‘병기’를 갖추는데 모든 심혈을 기울인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영어회화 능력이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실질적인 ‘말하기’ 능력이 우선시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영어 교육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비단 취업뿐 아니라 수능 영어시험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으로 대체될 예정이라 영어 말하기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영어에 관한 기본기라도 있는 졸업생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에 도통 자신이 없었던 이들에게 영어 공부는 오르기 힘든 태산과도 같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빠르면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까지 10년 정도 영어를 공부했지만, 고질적인 ‘영어 울렁증’에 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문제일까? 영어에 소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동안의 학습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한 괜찮은 영어회화 서비스가 작년 9월 런칭되어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의 단편적인 영어 학습법을 탈피한 신개념 영어 말하기 서비스인 ‘스피킹맥스(Speaking Max)’가 그것이다. 평소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은 본 리뷰어는 현재 포털 사이트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스피킹맥스의 학습효과에 주목했다.

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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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1)

취재한 바에 따르면, 스피킹맥스는 기존 영어회화 방식인 천편일률적 학습교재와 성우의 발음 등으로는 실질적인 말하기 학습에 한계가 있음을 실감하고, 제작진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미국 뉴욕, LA, 아이비리그(미국 명문 대학가),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등의 주요 도시를 돌며 원어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살아 있는 영어’를 전달하는 학습법이라 한다. 이를테면, 바닷가에서 갓 잡아 올린 ‘활어(活語)’회를 집안에서 편안하게 먹는 것과 비슷하다.

아울러 작년 4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후로 불과 9개월 만에 소셜커머스 교육부문 판매 1위, 예스24 이러닝 영어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2011 대한민국 IT이노베이션 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출도 당초 예상보다 100배가 넘게 증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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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2)

과연 뭐가 얼마나 어떻게 다르길래, 대형 교육업체가 포진하고 있는 영어 교육 시장에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낼 수가 있었을까? 그래서 직접 학습, 확인해 보기로 했다.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우선 스피킹맥스 홈페이지(www.speakingmax.com)에서 회원가입 후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그다지 비싸지 않은 듯하다. 2012년 2월 현재 제공되는 9개의 코스를 한 달(30일)간 학습할 수 있는 가격이 36,000원이다. 한 개 코스 과정이 4주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니 한 달 내에 9개 코스를 다 학습하려면 부지런히 노력해야 하겠다.

또한 별도 판매되는 학습 교재와 패키지 형태로 구매하면 큰 폭의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코스를 1년 동안 학습할 수 있는 이용권과 교재 11권을 모두 구매하는 경우 정상가는 571,00원이지만, 패키지 구매 할인이 적용돼 268,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무려 303,000원이 할인되는 셈이다. 1년 영어공부에 26만 원 정도의 투자라면 다른 학습법에 비해 큰 부담은 없으리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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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코스는 2주, 4주, 6주 등에 걸쳐 진행되며, 등급이 표시되어 있으니 자신의 영어 수준에 따라 순서 없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 본 학습자도 (거의) 초보 수준이니 ‘기본패턴 과정(4주 완성)’ 코스부터 시작했다. 학습이 시작되면 화면에서 표시되는 대로 따라 하면 된다.

다만 스피킹맥스는 학습자의 참여가 필요한 방식이라 컴퓨터에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이로써 학습자의 발음과 억양을 분석해 원어민과 비교하며 교정할 수 있다. 참고로 스피킹맥스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 7.0 이상, 구글 크롬 7.0 이상, 파이어폭스 3.6 이상의 웹 브라우저를 지원한다. 어도비 플래시를 기반으로 동작하니 플래시 10.6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물론 스피킹맥스 홈페이지에서 이들 모두를 직접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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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4)

게임 같은 학습, 학습 같은 게임

스피킹맥스 학습창의 가장 큰 특징은 영어공부에 게임적 요소를 가미했다는 점이다. 학습을 진행함에 따라 경험치(Exp)를 부여하고 레벨별 경험 기준치에 도달하면 레벨-업 되는 전형적인 온라인 게임의 형태다. 또한 같은 코스를 학습하는 다른 학습자들과 학습 점수로 경쟁할 수 있게 했다. 지역을 선택하면 회원가입 시 기재한 주소와 가까운 지역의 다른 학습자와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물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은 없으나, 무료해 질 수 있는 학습에 색다른 재미를 부여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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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5)

이 밖에 학습 성과에 따라 아이템이나 뱃지 등도 얻을 수 있어 자신의 학습 진도와 참여도 등을 다른 학습자에게 노출할 수 있다. 스피킹맥스 관계자에 따르면, 독특하고 특이한 아이템이나 뱃지를 얻으려 몇 시간 동안 학습하는 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은근한 경쟁심리를 부추겨 학습에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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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6)

학습 모드는 크게, ‘보고 듣기(Watch)’, ‘따라하기(Repeat)’, ‘단어 받아쓰기(Dictation)’, ‘말하기(Speech)’ 등으로 구분된다. 보고 듣기 모드에서는 원어민의 대화를 영어 또는 한글 자막으로 선택해 볼 수 있다. 본 학습자가 학습해 보니, 가급적이면 한글 자막을 숨겨 놓은 것이 좋은 듯했다. 한글 뜻을 보려고 원어민의 입 모양이나 발음 패턴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뜻’이 아니라 ‘말’이다.

인상적인 것은 영어 자막인데, 원어민에게 나오는 모든 단어가 그대로 표시된다. 즉 촬영한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보고 들으며 제작진이 직접 자막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대화 중 무의식중에 말하는 구어, 예를 들어 ‘you know...’나 ‘kind of...’ 등도 모두 표시된다. 이처럼 실제로 원어민은 영어 교과서처럼 판에 박힌 문장을 구사하지 않는다. 이러한 대화 패턴에 익숙해져야 ‘원어민스럽게’ 말할 수 있다(물론 굳이 이들 구어를 따라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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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기 모드가 완료되면 받아쓰기로 복습하게 된다. 자막 중간의 빈칸에 단어를 입력하는 방식인데,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틀리기 위한 단어가 많다. 특히 단복수 형태, 현재/과거 형태 등을 정확히 듣고 입력해야 한다. 따라서 원어민의 입 모양을 유심히 보면서 연음(이어지는 발음)을 정확히 구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이는 사실 반복 학습 밖에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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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모드에서는 짧은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 대답을 해야 한다. 15초 정도 대답을 생각할 여유를 주고 이내 뭐라도 얼버무려야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본 학습자도 문법에 맞든 틀리든 말이 되든 안 되든 최대한 말을 하려 노력했다. 대답을 마치면 그에 대한 평가 점수를 주는데, 어떠한 기준으로 채점하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말하려 노력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말하기 모드까지 마치면 한 코스의 한 주 진도 중 하루 분량을 완료하게 된다. 평균적으로 약 30분 정도 걸리는 듯하다. 반복 학습까지 한다면 하루에 두세 시간은 족히 공부할 수 있다. 처음에는 발음 및 억양 패턴이 원어민과 사뭇 달랐지만, 학습이 거듭될수록 신기하게도 엇비슷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비주얼 피드백 화면에서 ‘Accent Matched’라는 마크를 받는다). 즉 원어민과 같은 억양으로 말한다는 뜻이다. 더 집중적으로 반복 학습한다면 보다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기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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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9)

참고로 학습창 하단 ‘MAX Expression’ 항목에는 원문에 나오는 단어나 구절의 뜻과 예문을 보여준다. 단어를 클릭하면 동영상 재생이 잠시 멈추고 해당 단어의 뜻과 예문 두서너 개가 출력된다. 단어나 구절은 예문을 통해 통째로 외우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본 학습자는 이와 같은 학습 방식으로 보름간 거의 매일 30분 정도 학습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인터넷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학습을 이어갈 수 있어 좋았다. 교재는 따로 있지만 없어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교재에 대해서는 2부 리뷰에서 자세히 다룬다). 물론 2주 ‘빤짝’ 공부했다고 영어 실력이 이전보다 월등히 나아졌다 말할 순 없다. 하지만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는 건, 스피킹맥스는 기존의 영어학습 방식과 달리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웬만해서는 쉽사리 싫증을 느끼진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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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전 코스를 완료하지 못했으니, 본 기사 집필이 완료된 후에도 학습을 지속할 생각이다. 아울러 학습이용권을 구매하면 현재의 9개 코스 외 추가 업데이트되는 코스(호주편, 비즈니스편)도 추가 비용 없이 학습할 수 있다.

월 3만 원으로 떠나는 어학연수

학습을 진행하다 보니 음성 인식과 억양 분석이 웹에서 구현되기 때문인지 완벽한 것 같지는 않았다. 분명 강조해서 발음했는데 비주얼 피드백에서는 이를 표시(화살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발음을 교정해 주진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특히 문장을 따라 하다 단어가 틀리더라도 이를 지적할 수 없으니 양심껏(?) 발음하며 따라 해야 하겠다. 향후 업데이트 내용에 발음 교정 기능이 포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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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11)

그래도 월 3만 원대로 미국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영어를 컴퓨터 앞에서 편하게 학습한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특히 본 학습자처럼 평소 원어민을 자주 접할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는 원어민들이 실제 대화 시 어떤 단어와 문장 패턴을 구사하는지 익힐 수 있으니 유용할 것이다. 얼마 전에는 영국식 영어 학습을 위한 런던 코스도 추가됐다. 영화로나 접할 수 있었던 영국식 영어를 배워 볼 기회도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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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떠나는 어학연수 - 스피킹맥스 (12)

300만 원도, 30만 원도 아닌 단 3만 원대로 한 달 동안 미국과 영국을 넘나들며 (가상)어학연수를 경험할 수 있으니 학습 효과를 떠나서 적어도 손해 보는 건 아니리라 생각한다. 이어지는 2부 리뷰에서는 9개 학습 코스의 자세한 설명과 완성도 높은 교재 12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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