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와 PC의 경계선이 사라진다?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2009년이다. 횟수로 3년이 지나면서 어느덧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넘었다. 이제 모바일 운영체제인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RIM의 블랙베리 등이 크게 낯설지 않다. 최소한 iOS는 모르더라도 아이폰은 들어봤을 테고, 안드로이드는 모르더라도 갤럭시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게 스마트폰은 어느 순간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태블릿PC도 마찬가지다. 물론, 아직도 ‘태블릿PC가 필요한가/필요하지 않은가’라는 개인적인 의견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태블릿PC하면 최소한 어떤 제품을 뜻하는 것인지 정도는 이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패드, 갤럭시탭도 출퇴근 길에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다. 더 이상 신기한 물건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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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빠르게 실생활 속으로 흡수될 수 있었던 것은 사용하기 편리한 모바일 운영체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내용을 검색하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다양한 애플리케리션(이하 앱) 중 필요한 것을 설치해 사용하는 등 많은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PC처럼 모바일 기기 자체 즉, 하드웨어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다만, 모바일 기기와 모바일 운영체제가 잘 조화를 이루었기에 지금의 스마트폰, 태블릿PC가 탄생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융합

초기 스마트폰이 시장에 선보였을 때, 모바일 운영체제는 스마트폰 자체에 맞춰져 있었다. 당시에 모바일 운영체제를 일컬어 스마트폰 운영체제라 말했던 것도 이 때문. 대표적인 모바일 운영체제인 애플 iOS의 초창기 명칭은 제품명을 그대로 따른 ‘iPhone OS’이기도 했다. 모바일 운영체제의 특징은 터치 입력방식을 바탕으로 누구나 손쉽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어떤 작업을 실행하기 위해서 2, 3단계씩 거치지 않고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태블릿PC 등장 이후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발표하며 아이폰과 동일한 iOS를 접목해 일원화했지만, 구글이나 RIM,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등은 그러하지 못했다(엄밀히 말하면, RIM과 MS는 당시에 태블릿PC용 운영체제를 발표하지 못했었다). 뒤늦게 구글이 태블릿PC용 안드로이드 3.0버전을 발표했지만, 기존 2.0버전과 호환되지 않았기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으로 나뉘어야만 했다. 이렇게 양분된 안드로이드는 최근에야 4.0버전(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을 발표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운영체제를 통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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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과 MS도 마찬가지. RIM은 플레이북을 발표하며 태블릿PC용 운영체제 QNX를 선보였지만, 최근에 스마트폰용 블랙베리와 태블릿PC용 QNX를 통합한 ‘블랙베리 10’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MS는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윈도폰7(윈도 모바일에서 발전한)만을 선보인 상황이지만, 조만간 발표할 데스크탑/노트북용 운영체제 윈도8은 태블릿PC 겸용으로 출시할 예정이다(윈도8이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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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대부분의 모바일 운영체제는 이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도 함께 지원하거나, 지원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는 바로 경쟁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운영체제가 통합되면 스마트폰에 사용하던 수십만 개의 앱을 태블릿PC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중요한 경쟁력이다.

이젠 PC도?

모바일 운영체제는 태블릿PC를 넘어 이제 PC 영역까지 확대될 모양새다. 먼저 애플이 움직였다. 애플은 새로운 데스크탑 및 노트북용 운영체제 ‘맥 OS X 10.8(마운틴라리언)’에 기존 iOS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다. 이번에 추가된 기능은 iOS의 주요 기능인 ‘아이메시지’, ‘미리 알림’, ‘메모’, ‘알림 센터’, ‘게임 센터’ 등. 즉, 이번 발표대로라면 앞으로 사용자는 맥,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간 자유롭게 앱 및 콘텐츠 등을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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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발표한 윈도8도 심상치 않다. 윈도폰7에서 선보인 메트로UI를 빼닮은 윈도8은 현재의 데스크탑/노트북용 기본 윈도UI 또는 메트로UI 두 개를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 있다. 즉, 데스크탑/노트북과 더불어 태블릿PC를 겨냥한듯한 메트로UI의 윈도8이지만, 앞으로 윈도폰과의 연동도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참고로 윈도폰7과 윈도의 자연스러운 연동은 이전부터 강조되어 온 장점 중의 하나다. 특히, MS는 올 하반기쯤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윈도폰8에서는 ‘메트로앱’ 개발킷을 통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PC와 모바일 기기용 앱도 이제 호환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구글은 아직 데스크탑/노트북용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작년에 ‘크롬OS’를 선보이며 서서히 PC용 운영체제 시장에도 진입하고 있다(크롬OS는 흔히 언급하는 ‘웹 브라우저’에서 구동하는 운영체제다. 작년 삼성전자는 크롬OS를 탑재한 ‘크롬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크롬OS를 언급하는 이유는 최근 몇몇 해외매체에서 안드로이드의 다음 버전(젤리빈)이 크롬OS와 통합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기 때문. 즉, 구글도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어 PC와도 연동되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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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태블릿PC를 넘어 통합 운영체제를 꿈꾸다

각 제품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N스크린 서비스를 생각해 보자. (조악한 예일 수 있지만) N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나의 동영상을 데스크탑,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에서 동일하게 감상할 수 있다. 문서작성도 마찬가지. 하나의 문서를 다양한 기기에서 작성하고 동일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운영체제의 통합은 다른 기종 간 연동 및 호환성을 가속화할 수 있다. 사실 호환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우습다. 한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당연한 논리다. 그리고 이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이룩한 수십만 개의 앱을 태블릿PC를 넘어 맥, 맥북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해당 앱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많아지며, 앱 개발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토양이 넓어진다는 뜻이다. 일종의 선순환 구조의 앱스토어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할 수 있다. 구글이나 MS도 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운영체제의 통합이든, 클라우드 서비스의 등장이든 다른 기종 간의 연동은 앞으로 IT 업계의 당면 과제 중 하나다. 혹시 아는가? 조만간 스마트폰으로 지금 당장 일을 처리하라는 상사의 독촉 메일이 날아들지도.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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