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태블릿PC에 이어 TV시장까지 진출

IT시장의 흐름은 PC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기기로 바뀐 지 오래다. 이젠 새로운 PC용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 등이 발표돼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며, 노트북 등의 신제품도 이전 제품과 비교해 특출나지 않는 이상 주목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이들 컴퓨터 제품군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 여러 PC 업체에서도 모바일기기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씽크패드(ThinkPad)’ 노트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레노버(Lenovo)도 그러한 업체 중 하나다. 하지만 레노버는 다른 PC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레노버는 지난 1월 31일 간담회 자리에서 PC 사업만이 아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나아가 스마트TV까지 사업영역을 넓힌다고 밝혔다.

레노버,태블릿PC에 이어 TV시장까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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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태블릿PC에 이어 TV시장까지 진출 (1)

레노버는 이미 지난 1월 10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2)’에서 ‘아이디어폰S2’ 스마트폰과 ‘K91’ 스마트TV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단순히 제품만 출시하는 게 아니라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를 유기적으로 융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즉 자사 제품들끼리 서로 연결되어 정보와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인데, 이를 증명하듯 스마트TV K91에는 자사 스마트폰과의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레노버, 태블릿PC에 이어 TV시장까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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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태블릿PC에 이어 TV시장까지 진출 (2)

아울러 레노버는 기존 노트북 제품군 라인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를 탑재한 씽크패드와 아이디어패드 시리즈, 올인원PC 등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며, 인텔 썬더볼트(USB 2.0 포트보다 최대 20배 빠른 연결 단자) 기술 등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구글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운영체제 등을 탑재하고, 긴 배터리 사용시간 및 가벼운 무게 등의 특징으로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할 것이라 전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한국 레노버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사실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레노버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에 관한 내용과 이미 출시됐던 제품을 간략히 소개했기 때문이다. 레노버의 홍보 소식(전세계 PC 점유율 2위 기록, 8분기 연속 빠른 성장 기록 등)으로 시작됐지만, 후반에는 뜬금없는 와인 강의와 신년 운세를 점치는 타로점을 볼 수 있는 자리로 이어졌다.

IT 산업과는 무관한 와인 강의는 생각보다 유익했다. 개인적으로 평소 와인에 대해 궁금한 것도 이번 기회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와인 이름이 포도 품종과 산지등으로 이뤄진다는 것과 어떤 와인이 어떤 맛을 내는지 등을 알게 됐다. 한편 타로점은 간담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줄을 이을 정도로 참석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본 기자도 건강에 대한 타로점을 봤지만, 그리 썩 좋은 얘기는 듣지 못했다.

어쨌든 레노버의 이번 간담회는 다른 행사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다만 레노버가 전략적으로 선보일 스마트TV가 마음에 걸리긴 했다. 국내 시장상황을 고려해 스마트TV를 출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국내에서 레노버 브랜드 인지도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그나마 씽크패드 노트북은 조금 낫다). 더군다나 국내 스마트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주하고 있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를 연동하는 기능 역시 이미 이들 업체 제품을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컴퓨터 분야를 넘어 일반 가전 시장까지 진출하려는 레노버가 과연 어떠한 비책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지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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