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1)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1)

‘꽃님이 시집갈 때, 부라더 미싱~’

1970년대 혼수시장을 강타했던 부라더 미싱의 CM송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다. 당시 재봉틀은 소 한 마리와 견줄 정도로 비싼 물건이었지만 필수 혼수품목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 재봉틀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것이 일본제 재봉틀 부라더 미싱(브라더)이다.

하지만 이제는 DIY에 관심이 있는 가정을 제외하고는 재봉틀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는 비단 한국과 일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재봉틀의 수요는 1980년대부터 제자리걸음을 반복했고, 막다른 길에 몰린 브라더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했다. 이에 브라더는 휴대용 타자기와 도트 프린터를 개발하면서 프린터 및 사무용 기기 전문업체로 변신을 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브라더 그룹의 2010년 전체 매출은 6조 7,000억 원. 이 중 재봉틀이 차지하는 비중은 7%미만이지만 프린터 및 복합기의 비중은 67.7%로 늘어났다. 2009년에는 브라더코리아를 설립해 한국 프린터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3개월 만에 올인원 잉크젯 복합기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부라더 미싱으로 각인된 이미지는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 ‘부라더 미싱을 만들던 회사’라고 설명하면 대부분 반갑게 아는 체를 하지만, 그 눈빛은 이내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바뀌고 만다. “아니, 재봉틀 회사가 프린터도 만들어요?” 그렇게 브라더코리아는 부라더 미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2년을 지냈다.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2)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2)

브라더코리아는 7일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MFC-J430W, MFC-J625DW, MFC-J825DW)을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복합기 3종은 모두 무선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제품에 따라 자동 양면 인쇄, 클라우드 프린팅, CD/DVD 라벨 인쇄 기능을 갖췄다. 세키야 신고 지사장은 “재봉틀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브라더는 잉크젯 프린터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사무용 기기 전문기업”이라며 자사의 핵심기술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브라더코리아에게 재봉틀은 내세울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계륵과 같다. “재봉틀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이 숙제”라고 하면서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재봉틀 회사 이야기를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부라더 미싱으로 쌓아 온 신뢰감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기업이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때는 기존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애를 쓴다. 조미료 ‘미원’으로 유명한 대상그룹은 커피시장에 진출하면서 ‘로즈버드’라는 새 브랜드를 내세웠고, 기업용 냉방시스템 업체 만도기계는 만도라는 사명 대신 ‘딤채’라는 브랜드 홍보에 사활을 걸었다. 그동안 쌓아 왔던 인지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모험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브라더는 모험 대신 안전한 길을 택했다. 따라서 브라더가 부라더 미싱의 인지도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재봉틀 회사가 왜 프린터를 만드냐”는 편견은 당분한 해소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급 대비 최고 인쇄속도, 모바일 프린트 지원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3)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3)

MFC-J430W는 보급형 복합기다. 인쇄속도는 흑백 최대 10ipm(Image Per Minute), 컬러 최대 8ipm이며, 무선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가격은 10만 원대 후반이다.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4)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4)

MFC-J625DW는 중급형 복합기로, MFC-J430W의 기능에 자동 양면 인쇄 기능을 추가했다. 인쇄 속도는 흑백 최대 12ipm, 컬러 최대 10ipm으로, 브라더의 기존 A3 복합기와 같다. 가격은 20만 원대 초반이다.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5)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5)

MFC-J825DW는 MFC-J625DW의 기능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고급형 복합기다. CD/DVD 표면에 라벨을 인쇄할 수 있으며, ‘웹커넥트’ 기능을 통해 PC 없이도 복합기에서 바로 인터넷에 연결해 이미지를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 있다. 무선 네트워크와 유선 네트워크를 모두 지원한다. 가격은 20만 원대 후반이다.

또한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로 브라더 복합기에 출력을 명령할 수 있으며, 복합기로 스캔한 이미지를 모바일 기기에 저장할 수도 있다.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6)
‘재봉틀 회사’ 브라더, 미니 컬러 잉크젯 복합기 3종 출시 (6)

브라더는 신제품과 함께 3D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선보였다. 이 어플을 설치한 후 브라더의 인쇄 광고나 제품 브로슈어를 비추면 제품 외관 및 사양을 확인할 수 있다. 세키야 신고 지사장은 “증강현실 어플 개발은 업계 최초”라며 “이번에 적용된 혁신적인 클라우드 프린팅 기능과 3D 증강현실 어플을 통해 가정과 사무실에서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복합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매끄럽게 인식이 되지 않아 시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 어플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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