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1)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1)

과연 명불허전! 지스타 2011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1이 10일 개막했다. 28개국 384개 업체가 참여, 역대 최고 규모로 개최된 지스타 2011은 첫 날 44,467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는 지난 해에 비해 약 4,000명 줄어든 규모지만,시간 당 관람객으로 계산하면 예년을 뛰어넘는 수치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행사 때문에 평소보다 2시간 가량 늦게 개장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놀토’인 이번 주 토요일에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대거 몰려들면 주말 관람객 수는 크게 치솟을 전망이다.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2)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2)

해외게임, 들러리의 설움 벗다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3)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3)

지스타 2011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산 게임의 약진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인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블리자드는‘디아블로3’,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판다리안의 안개’, ‘스타크래프트2’의 확장팩‘군단의 심장’, ‘블리자드도타’등 굵직굵직한 신작들을 앞세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스타에 처음 참가하는 유럽 게임회사 워게이밍넷은 실제 탱크를 전시하는 파격 마케팅으로 카메라 세례를 한 몸에 받았으며, 북미 게임회사 레드5스튜디오도 대규모 체험관을 마련해 호응을 얻었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스튜디오 아레나넷이 개발중인 ‘길드워2’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4)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4)

그동안 지스타는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반쪽 게임박람회라는 멍에를 벗지 못했다. 한국인들이 유독 온라인게임을 편애하다보니 한국 업체들이 개발한 PC용 온라인게임만 관심을 받았고, 비디오게임이나 모바일게임 등 다른 플랫폼 기반 게임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해외 주요 비디오게임 업체들은 지스타에 불참하거나 참가하더라도 소규모 부스만 운영했다. 또한 외산 온라인게임들도 국내 게임들의 위세에 눌려 들러리 노릇을 하기 일쑤였다.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5)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5)

하지만 올해 지스타에 등장한 외산게임들은 국산게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해외 게임회사들은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관람객들은 텃세나 편견 없이 큰 관심으로 이에 화답했다. 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모바일게임과 체험형게임들도 풍부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지스타 2011에 들러리는 없었고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스마트폰과 3D 입체영상 활용은 미비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6)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6)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를 홍보에 활용하려는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패드가 대거 구비되어 있던 한 부스를 살펴봤더니, 게임 홍보용 일러스트 이미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전부였다. 호기심에 찾아왔던 관람객들은 이미지 몇장을 넘겨보더니 금세 흥미를 잃고 자리를 떠났고, 아이패드 체험대는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스마트 기기가 대세라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해보려는 노력과 성의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 3D 입체영상과 관련된 게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블리자드 부스 한 구석에 LG전자가 마련해놓은 3D 입체 모니터가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 3D 입체영상을 주력으로 내세운 부스는 단 한 곳도 없었다. 3D 입체영상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도쿄게임쇼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스타 2011에서 새 가능성을 보다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7)
[지스타 2011] 먹을 게 많으니 관객들도 편식 않더라 (7)

지스타 2011은 예년에 비해 양과 질 모두 성장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풍부했고 외산게임의 선전 또한 돋보였다. 이제 명실공히 국제게임박람회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이다. 다만 출품작들이 여전히 PC온라인게임 위주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마치 씨푸드뷔페와도 비슷하다. 해물찜, 스시, 봉골레 파스타를 모두 맛볼 수 있지만 모두 해물을 주재료로 삼았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나 육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달갑지 않다. 취향이 까다로운 사람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더 다양한 음식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스타 2011의 상황을 보면 그렇게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출범한지 6년이 흘렀지만 지스타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번지스트 2011은 오는 13일(일요일)까지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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