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게이트, 더 작아지고 빨라진 바라쿠다 발표

강일용 zero@itdonga.com

하드드라이브 생산업체 씨게이트가 하드드라이브 ‘바라쿠다’의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11월 3일 발표했다. 새로운 바라쿠다는 최대 3TB(테라바이트)의 용량과 7200RPM의 속도를 갖춘 고성능 하드드라이브로, 3TB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메인보드나 OS에서도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의 다양한 제품명을 바라쿠다로 통일한다고 밝혔다. 바라쿠다, 모멘투스, 치타 등 다양한 제품명은 소비자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고, 제품 라인업을 간소화해 효율적인 유통 및 재고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태국홍수사태로 일어난 하드드라이브 가격 대란에 대해 씨게이트의 입장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신기술이 적용된 바라쿠다, 바라쿠다 XT

씨게이트는 이번 발표회에서 일반 하드드라이브 '바라쿠다' 와 SSHD(SSD와 하드드라이브를 하나의 드라이브로 합친 것) ‘바라쿠다 XT’를 발표하고 실제 바라쿠다 제품을 전시했다.

씨게이트, 더 작아지고 빨라진 바라쿠다 발표 (1)
씨게이트, 더 작아지고 빨라진 바라쿠다 발표 (1)

신형 ‘바라쿠다’에는 기존 플래터(하드드라이브에서 데이터가 저장되는 둥근 판) 보다 높은 용량인 1TB 플래터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하드드라이브에 사용되는 플래터의 숫자를 줄이고 크기, 발열, 사용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씨게이트측은 밝혔다. 따라서 기존의 저전력 라인업 ‘바라쿠다 그린’의 생산을 중단하며, 신형 바라쿠다 제품은 SATA 6GB/s 인터페이스, 7200RPM의 회전속도, 최대 64MB(메가바이트)의 캐시 메모리를 지원하게 된다. 제품의 용량은 250MB에서 최대 3TB까지 선택할 수 있다. 구형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데스크탑은 3TB의 용량을 인식하지 못해 2.1TB만 사용할 수 있지만, 씨게이트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디스크위자드’를 설치하면 구형 메인보드나 윈도XP에서도 3TB 전체 용량을 쓸 수 있다.

또한 고급 라인업 ‘바라쿠다 XT’의 신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바라쿠다 XT가 일반 하드드라이브였던 것에 비해, 신형 바라쿠다 XT에는 4TB의 용량과 SSHD가 적용되어 하드드라이브의 용량과 SSD의 속도를 모두 갖췄다.

하지만 신형 바라쿠다 제품의 품질보증기간은 줄어든다. 기존 씨게이트 제품의 품질보증기간은 3년이었지만, 신형 바라쿠다의 경우 2년이다. 씨게이트 관계자는 “전보다 더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거쳤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느꼈던 AS시스템에 친절함과 편의성을 강화했다”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델명을 통일해 소비자의 혼선을 줄여

씨게이트는 하드드라이브의 모델명을 신제품 출시와 함께 모두 바라쿠다로 통일한다. 기존의 바라쿠다, 모멘투스, 치타 등 여러 모델명은 소비자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고, 하드드라이브의 성능이 향상 돼 굳이 모델명을 기준으로 고급형과 보급형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씨게이트 관계자는 “OEM이나 유통업체는 제품 인증 과정을 간소화해 효율적인 재고 관리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홍수사태는 속수무책

씨게이트, 더 작아지고 빨라진 바라쿠다 발표 (2)
씨게이트, 더 작아지고 빨라진 바라쿠다 발표 (2)

이번 홍수사태로 인해 하드드라이브 시장 전체가 매우 큰 타격을 입었다. 태국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씨게이트도 예외는 아니지만,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전망이다. 씨게이트는 “다행스럽게도 현지 공장은 홍수 피해에서 벗어난 지역에 있어 정상 가동이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국 전체의 운송, 통신 인프라가 큰 타격을 입어 제품을 입출고하는 물류가 마비됐고, 이로 인해 추가적인 부품 수급과 하드 드라이브 생산에는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언제쯤 정상적인 공급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 씨게이트 관계자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며, “태국 사회전체의 모든 인프라가 마비상태나 다름없어 한 회사의 힘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생산량과 복구시기 그리고 앞으로의 하드 드라이브 가격에 대해 언급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번 씨게이트의 발표회는 신제품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은 태국 홍수사태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듯 씨게이트는 태국홍수와 관련해 씨게이트의 상황 및 입장에 대해 먼저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신제품의 발표는 환영할 일이지만, 태국홍수사태라는 불가항력 앞에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것을 생각하면 마냥 신제품을 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드드라이브의 가격과 부족한 물량을 정상화하기 위해 하드드라이브회사와 유통업체의 노력이 조속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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