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이문규 munch@itdonga.com

2부 - 리플렉스에 신설된 놀이형 어학 학습, ‘로제타월드’

1부(관련기사: http://it.donga.com/review/6821/)에서 살펴 본 대로, 로제타스톤 리플렉스(Reflex)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회화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어학 학원이다. 본 학습자가 한 달 남짓 학습해 보니, 리플렉스는 10년 이상 영어 공부를 했음에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말 한마디 못하는 이들이 영어울렁증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학습 프로그램이라 판단됐다. 다른 교재처럼 천편일률적으로 ‘How are you? / I’m Fine, and you?’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듣기와 발음 훈련을 선행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단어나 구, 문장에 대한 문법적 설명은 단 한군데도 없고, 오로지 말문이 트이도록 하는 학습만 진행되는 점도 다른 교재들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의 원어민 코치와 화상으로 직접 연결하여 그날 학습 내용을 서로 대화하며 복습하도록 한 것도 리플렉스 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

여기에 한 가지 더. 로제타스톤 리플렉스에는 놀면서 어학 실력을 향상시키는 놀이형 어학 학습 프로그램, ‘로제타월드(RosettaWORLd)’도 포함되어 있다. 로제타월드는 리플렉스의 3단계 학습법(스킬→리허설→스튜디오)와는 무관하게 별도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학습자 커뮤니티다. 여기서는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나 퍼즐을 다른 학습자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렇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과 같은 방식이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2)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2)

로제타월드는 학습 진도와 관계 없이 언제든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다. 하루치 3단계 학습(30분)을 완료했다면 로제타월드에서 게임 등을 학습 친구도 사귈 수 있다. 참고로 로제타월드는 한국 학습자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서비스된 것이라, 2011년 9월 현재 한국 학습자(영어 학습자 대상)들 밖에 없다. 향후 서비스되는 나라가 늘어나면 전세계에 걸쳐 어학 친구를 만들 수 있게 된다(현재 일본 내 베타테스트 중).

단 아직은 리플렉스 학습자가 많지 않아 게임 상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PLAY!, TALK!, EXPLORE!

로제타월드는 세 가지 형태의 놀이로 구분된다. 간단한 게임으로 말하기를 연습하는 ‘PLAY’, 그림을 보며 자유로운 대화를 연습하는 ‘TALK’, 그리고 장문의 지문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함으로써 유연한 문장 발음을 훈련하는 ‘EXPLORE’가 그것이다. 어느 것을, 언제 하든 순서는 상관 없다. 내키는 대로 하면 된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3)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3)

먼저 PLAY다. 여기에서는 ‘버즈빙고(Buss Bingo)’, ‘프로스페로(Prospero)’, ‘피카리(Picari), ‘오빗(Orbit)’등 총 4개의 게임이 제공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설명이 나오는데,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는 한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본 학습자가 영리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참고로 게임을 즐기면서 서로 대화도 가능하다.

버즈빙고는 원어민의 말을 들으면서 빙고판에 있는 단어를 선택해 가로, 세로, 또는 대각선으로 한 줄을 먼저 만들면 승리하는 간단한 게임이다(일반적인 빙고 게임과 같다). 당연히 지문은 표시되지 않는다. 귀 기울여 듣다가 원어민이 말하는 단어가 나오면 재빨리 빙고판 내 해당 단어를 선택하면 된다. 다른 학습자와 둘이서 경쟁하거나 혼자서 해도 된다. 원어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지문이 무슨 내용인지는 몰라도 된다. 중요한 건 해당 단어를 원어민이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4)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4)

다른 학습자와 한두 번 플레이해 보니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게 되고 그에 따라 빙고줄 만들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총 25개의 단어를 한 눈에 익혀야 재빨리 선택할 수 있으므로 어찌 보면 우뇌 계발 프로그램 같은 느낌도 든다.

프로스페로는 제시되는 두 개의 그림으로 문장을 완성하는 게임이다. 예를 들어, ‘기차’ 그림과 ‘시계(오후 11시 표시)’ 그림이 나타나면 ‘The train arrives(또는 departs)at one P.M.’을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말한 문장이 맞으면 땅을 한번씩 파는데 보물이 나타나면 점수를 획득하고,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예제와 문장을 말할 수 있는데, 몇 번 플레이해보니 생각보다 단문장 반복 말하기 연습을 하기에는 정말 유용한 듯했다. 그리고 제법 재미있기도 했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5)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5)

피카리는 짧은 문장을 듣고 그에 맞는 사진을 선택(더블클릭)하는 게임이다. 흡사 수능의 듣기 평가 같은 형식이다. 다만 여러 사진이 겹쳐 있으니 재빨리 들쳐 내서 해당 사진을 골라내야 한다. 정확한 듣기 능력과 사진 판단력, 순발력이 모두 필요한 게임이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6)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6)

오빗은 혼자 하는 게임이다. 가운데 표시되는 그림에 맞는 문장을 6개 중에 선택하면 되는데, 약 5초 정도 시간 제한이 있다. 그러니 그림과 문장을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문장은 바뀌지 않는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 듯한데, 아무래도 혼자 하니 흥미는 금새 저하된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7)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7)

다음 섹션인 TALK에도 역시 4개의 메뉴, ‘아이덴티(Identi)’, ‘에코(Echo)’, ‘타스티타스타(TastiTasta)’, ‘트라이폴(Tripole)’등이 있다. TALK는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방식이기에 혼자 하는 메뉴는 없다.

아이덴티는 이름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듯, 여러 개의 사진 속에 들어 있는 학습자 자신에 대해 상대방에게 설명하여(당연히 영어로) 그가 해당 사진을 선택하게끔 하면 된다. 역시 자유 대화 형식이라 만만치 않은 대화 능력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본 학습자나 상대방이나 서로 머쓱하여 제대로 말하기가 어려웠는데, 게임을 거듭할수록 문법이 틀리든 발음이 틀리든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은 설명할 순 있게 됐다. 게임에 좀더 익숙해 지면 처음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하게 말할 수 있으리라 판단됐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8)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8)

에코는 메아리라는 뜻이다. 에코에서는 자신이 먼저 배경 화면을 완성한 후 이에 대해 상대방에게 차례로 설명하여(당연히 영어로) 그가 동일한 순서로 배경 화면을 만들면 된다. 이 역시 만만치 않다. 그림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며, 또 설명한 내용을 상대방이 정확하게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9)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9)

타스티타스타는 여러 장의 사진 중 원하는 하나를 선택한 후 선택 이유를 상대방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방식이다. 아마도 로제타월드 항목에서 회화 난이도가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냥 프리토킹(free talking) 방식이기 때문이다. 방법은 없다. 반복 학습하는 수 밖에. 다만 열악한 회화 능력과 발음으로 상대방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뿐.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0)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0)

트라이폴은 일종의 카드 놀이다. 내가 가진 카드 모양을 영어로 설명하여 상대방이 그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한다. 가지고 있다면 카드를 받고, 없다면 중앙의 카드 뭉치에서 한 장을 가져 온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같은 그림 2장을 3세트 만들면 승리한다. 남자들끼리는 포커 류의 게임에는 일가견이 있는지 상대방과의 간단한 단어 나열 만으로도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흥미 있는 게임이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1)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1)

마지막 섹션인 EXPLORE는 여러 가지 스토리의 글을 듣고 따라 하는 개인 학습 방식이다. 우선 원어민의 유창한 발음으로 원문을 듣고 그에 맞춰 자신의 발음을 녹음하여 들으며 발음을 교정할 수 있다. 되도 않은 ‘혀 꼬임’이 난무한 발음을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 역시 꾸준한 반복과 노력이 중요하리라. 현재까지는 총 25개의 스토리가 제공된다. 지속적으로 추가되리라 기대한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2)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2)

위의 세 가지 섹션만 충분히 활용, 학습해도 회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떨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본 학습자 역시 그 동안 영어로 말할 기회가 없어 회화 능력이 퇴화되고 있었는데, 로제타월드를 통해 ‘회화의 중흥’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상대방도 한국 사람이지만, 본 학습자가 영어로 말하는 내용을 잘 이해하고 그대로 따라 주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내가 리플렉스를 잘 따라가고 있구나’, ‘로제타월드가 회화 습관을 깨우는데 제법 효과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로제타월드를 활용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또 있다. 이 부분만 따로 발췌해서 별도의 어학 교재로 판매해도 되겠다는 것. 그만큼 로제타월드는 리플렉스의 3단계 학습과는 또 다른 학습 방식을 제공한다.‘하루 학습 30분 제한’이 주는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 주는 ‘어학 놀이터’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리플렉스 – 아이폰/아이패드용 학습 어플

로제타스톤 리플렉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도 (부분적이지만) 학습할 수 있다. 리플렉스 어플을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아 설치하면 스킬 단계를 학습할 수 있다. 컴퓨터 버전에서 접하던 스킬 학습과 거의 동일하다. 예를 들어, 음소 별로 쪼개진 듣고 완전한 단어로 조합하는 방법으로 낱말맞추기(크로스워드)를 완성하면 된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3)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3)

발음 훈련도 가능하다. 아이폰/아이패드의 마이크로 녹음해 발음을 교정하는 단계도 있다. 아울러 아이폰/아이패드의 중력센서에 반응하여 기기를 기울이면 음소 아이콘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그 뿐 별 다른 기능은 없다).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4)
노는 게 (학습엔) 젤 좋아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14)

참고로 안드로이드 기기용 어플은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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