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1)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1)

HP가 정품 잉크 카트리지의 원료인 재생 플라스틱을 라베르뉴 그룹(Lavergne Group)의 베트남 공장으로부터 추가 공급받는다고 27일 발표했다. 라베르뉴 그룹은 캐나다의 재생 플라스틱 생산업체로, 2005년부터 다 쓴 HP 잉크 카트리지를 수거한 후 자사의 몬트리올 공장에서 분쇄해 재생 플라스틱으로 가공하고 있다. HP는 이 플라스틱을 사용해 새 잉크 카트리지를 만들어 전 세계에 유통시키고, 폐카트리지는 또 다시 수거 과정을 거쳐 새 카트리지로 거듭난다. HP는이렇게 만들어진 잉크 카트리지의 누적 개수가 현재까지 총 10억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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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공장의 성공에 힘입어, HP는 베트남 다낭에 위치해 있는 플라스틱 공장에서도 원료를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향후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잉크 카트리지의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제품 운송 과정을 단축시켜 추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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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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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는 기업과 개인을 막론하고 모두가 짊어져야 할 숙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자원 재활용이지만, 전체 제품 중 실제로 재활용되는 양은 미미한 실정이다.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폐지를 재활용해서 만드는 재생지의 제조원가는 일반용지의 그것을 상회한다. 폐지를 수거하고 공장으로 운반해 화학처리를 거치는 데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이 과정에서 원료의 손실도 발생하니 수익이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는 선뜻 나서기 어렵다. 소비자들도 우유팩 100여 개를 열심히 씻고 말려서 반납해봤자 보상으로 화장지 1롤을 받는 게 고작이다.

물론 환경을 생각한다면 경제성 손실은 감수할 수 있다. 대신 기업은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소비자는 뿌듯함을 보상으로 받는다. 하지만 재활용시 품질이 저하된다는 문제는 극복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과 같이분류가 쉬운 금속 물질을 제외하면 동일한 제품으로 재활용되는 사례를 찾아보기 드물다. 불순물 제거와 화학 처리 과정에서 성질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급용지는 다시 고급용지로 태어나지 못하고 그보다 약간 질이 떨어지는 재생지나 화장지 등으로 재활용된다. 또한 재생지를 재활용한다고 고급용지가 되지는 않는다. 재활용의 범위는 위에서 아래로 한정되어 있는 셈이다.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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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잉크 카트리지와 같이 기술집약적인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잉크 카트리지의 소재는 재활용 가능하지만, 그 범위는 플라스틱 화분과 같이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제품군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2005년 HP와 라베르뉴 그룹이 ‘순환형(Closed Loop)’카트리지를 제조하는 데 성공할 때까지, 잉크 카트리지를 재활용해서 다시 잉크 카트리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못했다.

잉크 카트리지, 윤회하고 또 윤회하다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5)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5)

HP의 순환형 카트리지는 말 그대로 사망과 부활을 반복한다. 소비자들은 잉크 카트리지를 다 쓰고 나면 HP의 ‘플래닛파트너스 프로그램(Planet Partners Program)’을 통해 폐카트리지를 반납한다. 이는 HP가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시행중인 무료 프로그램으로, 지정된 장소에 수거상자를 놓아두거나 착신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소포 형태로 제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모인 폐카트리지는미국 인디애나주의 플라스틱 정제소를 거쳐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라베르뉴 그룹의 공장으로 옮겨진 후플라스틱 부분만 따로 분리된다. 이 플라스틱은 잘게 분쇄되어 원료 형태가 되고, 생수나 음료수를 담을 때 쓰였던 합성 수지(PET)가 추가되어 섞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합성 수지는 HP의 잉크 카트리지 공장으로 넘어가 새 카트리지로 재탄생한다. 딘 밀러(Dean Miller) HP 프로그램 매니저는 “순환형 카트리지는 약 10번 가량 새 제품으로 탄생한다”며 “그 이상 재활용해도 문제는 없지만 안전상 재활용 횟수를 10번에서 11번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P에 따르면, 부활한 잉크 카트리지의 품질은 기존 제품을 능가한다고 한다. 탄소 배출량과 물 소모량이 적어 환경 보전에도 이바지하면서도 재생용품의 품질이 낮다는 편견을 깬 것이다.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6)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6)

순환형 카트리지는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래리코이스터(Larry Koester) 플라스틱 공학회 통신 및 환경부 부회장은 “HP가 잉크 카트리지와 같이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분야에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엔지니어링 혁신”이라며 극찬했다. 또한 폐카트리지와 PET가 동시에 재활용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매년 약 5,000억 개 생산되는 PET병은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20%에 불과한 애물단지였기 때문이다.

베트남 공장 준공, 아태지역 관심 몰려

순환형 카트리지가 탄생한지 만 6년, HP는 또 한 번 결단을 내렸다. 라베르뉴 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베트남 공장에서도 재생 플라스틱을 공급받기로 한 것.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직접 순환형 카트리지를 생산하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도 약 6% 줄어드는 효과를 보게 된다.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7)
[HP 베트남 투어] 베트남, HP의 새 친환경 파트너 된다 (7)

H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베트남으로 초청해 자사의 친환경 계획을 설명하고 재생 플라스틱 공장을 공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아누카디킨스(Annukka Dickens) HP 아태 및 일본 담당 환경 총괄 매니저는 “순환형 카트리지 재활용 프로그램을 확대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올해 HP는 이 순환형 재활용 과정을 통해 HP 정품 잉크 카트리지 생산량을 10억 개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 다낭=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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