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쉐어웨어는 정식 제품 구매 전에 먼저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사용 기간이나 특정 기능에 제한을 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체험판 또는 평가판이라고도 하며 대부분 무료로 배포된다. 이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궁극적으로 정식 제품을 구매하게끔 유도하는 마케팅의 일환이다. 대형할인매장 시식코너에서 맛보기용 음식을 권하거나, 화장품 판매점에서 견본품(샘플)을 나누어주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제작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함부로 내용을 바꾸다간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소프트웨어와의 차이

쉐어웨어를 프리웨어(freeware), 자유 소프트웨어(free software), 공공영역 소프트웨어(public domain software, PDS)등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기간 및 기능 제한, 저작권, 수정 가능 유무 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프리웨어는 기간이나 기능에 아무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쉐어웨어와 마찬가지로 원 제작자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저작권을 포기한 경우도 있는데, 저작권이 있는 프리웨어의 경우 내용을 바꾸거나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이스트소프트의 개인용 ‘알집’이나 그래텍의 ‘곰플레이어’가 저작권이 있는 대표적인 프리웨어다. 이러한 프리웨어는 기업용 유료 제품을 별도로 내놓거나 제품 안에 광고나 협력사의 프로그램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5)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5)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6)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6)

자유 소프트웨어는 미국의 리처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이 제안한 GPL(General Public License)을 준수하는 소프트웨어다.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 OSS)와 거의 같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자유, 프로그램이 어떻게 구동하는지 살펴볼 수 있고 또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는 자유, 다른 사람을 위해 복사 및 배포할 수 있는 자유, 수정한 프로그램 역시 다른 사람에게 배포할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된다. 하지만 원 제작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이를 수정해서 재배포할 경우 해당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저작권이 없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이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가 자유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3)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3)

반면 공공영역 소프트웨어는 원 제작자가 저작권을 포기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다. 복제, 배포, 판매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쉐어웨어의 배포 방식

현재 쉐어웨어는 보통 2가지 방식으로 배포된다. 워드프로세서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처럼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게 되는 소프트웨어의 쉐어웨어는 설치 후 30~90일 정도만 쓸 수 있는 풀버전이 많다. 이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정식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더 이상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4)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4)

기간에는 제한이 없지만 일부 핵심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방식도 있는데, 게임 소프트웨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령 정식 게임의 에피소드가 총 30개라면, 쉐어웨어 게임에서는 10개 정도의 에피소드만 공개한다. 쉐어웨어 게임만으로도 제한적이나마 게임을 즐길 수가 있지만,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즐기고 싶으면 정식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쉐어웨어의 등장

1982년 앤드류 플뤼겔만(Andrew Fluegelman)은 ‘PC 토크(PC-Talk)’라는 IBM PC용 통신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무료로 배포했다. 플뤼겔만은 이를 ‘프리웨어(freeware)’라 명명하고, 해당 소프트웨어에 만족한 사용자들에게 20달러의 기부금을 요청했다. 거의 같은 시기, 짐 버튼(Jim button)도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PC 파일(PC-File)’을 비슷한 방식으로 배포했다. 버튼은 이를 ‘사용자 후원 소프트웨어(user-supported software)’라고 불렀다.

해당 소프트웨어가 인기를 끌자 이러한 특징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통칭할 일반명사가 필요해졌다. 하지만 프리웨어라는 말은 플뤼겔만이 상표권 등록을 한 탓에 사용할 수 없었고, 사용자 후원 소프트웨어라는 말은 너무 길었다. 이에 1984년 한 PC잡지가 개최한 공모전에서 뽑힌 ‘쉐어웨어’라는 말이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밥 월리스(Bob Wallace)라는 또다른 프로그래머가 이미 ‘PC 라이트(PC-Write)’라는 워드 프로세서에 쉐어웨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상표권 등록이 되어있지 않았고, 월리스도 해당 단어를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빌려왔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플뤼겔만이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바람에 PC 토크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이 세 명의 프로그래머들은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이들이 만든 쉐어웨어들은 다른 쉐어웨어들의 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쉐어웨어의 인기

쉐어웨어가 등장하기 전에는 사용자들이 해당 제품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제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비싸서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구매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쉐어웨어에 사용자들이 열광하게 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소규모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제품 홍보에 큰 도움을 주는 효자와도 다름 없었다. 특히 게임관련 개발사들은 거의 대부분 쉐어웨어를 내놓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초창기 쉐어웨어는 무료가 아니라 유료로 판매됐다. 당시 쉐어웨어는 플로피 디스켓에 담긴 상태로 소매점에서 판매됐는데, 개발사들이 플로피 디스켓의 제작 비용까지 떠안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PC 잡지와의 제휴를 통해 특별부록 형식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PC통신이 발달로 배포 비용이 거의 0에 수렴하게 되면서 쉐어웨어는 완전히 무료로 탈바꿈했다.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5)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5)

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게임 분야에서의 쉐어웨어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게임 시장이 몇몇 대형 개발사 중심으로 재편되자 소규모 개발사들이 급속하게 몰락했고, 경쟁자가 없어진 대형 개발사들은 굳이 쉐어웨어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대신 게임 데모(game demo)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게임 데모는 게임의 극히 일부분만을 체험할 수 있거나 게임 소개 영상 등의 다른 요소만을 감상할 수 있는, 쉐어웨어보다 훨씬 제한된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6)
정식 제품 맛보기용 소프트웨어 - 쉐어웨어(Shareware) (6)

현재 쉐어웨어는 포털사이트나 해당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비록 사용 기간이나 기능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합법적인 과정을 통해 무료로 쓸 수 있고, 또 프리웨어에 비해 엉뚱한 프로그램이 함께 설치되거나 광고가 등장하는 일이 적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