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노트북 바꾸는 그대를 위해, TG삼보 에버라텍 TS-53R SCU1

김영우 pengo@itdonga.com

새로운 IT기기가 나올 때마다 바꾸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람들, 즉 ‘얼리아답터’들에게 가장 큰 난관은 역시 ‘돈’ 문제다. 특히 노트북 같은 고가의 제품이라면 그 부담은 더욱 크다. 그래서 상당수 얼리아답터들은 기존 제품을 중고로 팔아 어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해서 신제품 구입에 보태 쓰는 패턴을 보인다. 다만, 문제는 제품의 종류나 출시 시기에 따라 중고 가격이 ‘헐값’ 수준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개인대 개인의 거래다 보니 사기를 당할 위험도 있다(특히 우편이나 택배로 거래하는 경우).

그런데 TG삼보가 이러한 얼리아답터들을 대상으로 한 특이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스마트 체인지업’이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TG삼보의 특정 노트북을 지정 매장(TG삼보 웹 사이트 및 11번가)에서 구매해 사용하다가 2년 후 구매 금액의 ‘최대 50%’의 가격으로 TG삼보에 다시 매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한 매각 후 TG삼보 노트북을 재구매할 때 30%의 할인 혜택도 준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1)
제목을 입력하세요. (1)

이러한 조건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소비자의 취향이나 환경, 용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무리 2년 후의 중고 시세가 좋지 않더라도 제품 상태만 멀쩡하다면 제조사에서 구매가의 50% 반환을 보장하는 만큼, 안전 거래 측면에서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 물론 2년 후에도 제품을 반납하지 않고 그냥 사용해도 된다(당연히 이 경우에는 비용 반환을 받지 못한다).

다만 TG삼보의 일부 노트북 제품만이 이 스마트 체인지업 대상이다. 2011년 7월 현재, 스마트 체인지업이 적용된 제품은 ‘에버라텍 TS-53R.SCU1’과 ‘에버라텍 TS-53R.SCU2’ 뿐이다. 스마트 체인지업 캠페인이 마음에 들더라도 정작 제품 자체 품질이 별로라면 헛일인데, 선택의 폭까지 좁으니 아무래도 불안할 수 있다. 지금부터 두 모델 중 상위 제품인 에버라텍 TS-53R.SCU1을 자세히 살펴 보며 과연 이러한 불안을 해소할 만한 제품인지 가늠해 보기로 하자.

어디서 많이 본 디자인인데?

참고로 TS-53R.SCU1와 TS-53R.SCU2는 크기(15.6인치 화면)나 디자인, 부가 기능이 동일하지만, CPU와 메모리, 그리고 하드디스크 용량이 다르다. TS-53R.SCU1는 2세대 코어 i7에 8GB 메모리와 750GB 하드디스크, TS-53R.SCU2는 2세대 코어 i5 CPU에 4GB 메모리와 640GB 하드 디스크를 얹었다. 성능이 중요하다면 TS-53R.SCU1을,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TS-53R.SCU2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2)
제목을 입력하세요. (2)

같은 제조사에서 나온 같은 크기의 노트북들은 아무래도 디자인이 비슷하기 마련이다. TS-53R.SCU1 역시 전반적인 외형은 기존의 TG삼보 15인치급 노트북(TS 시리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판에 검푸른 그라데이션 무늬를 넣고 고광택 처리를 가미한 정도다. 제조사를 대표하는 고성능 제품답지 않게 무난하고 평범한 점이 특이하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3)
제목을 입력하세요. (3)

키보드는 요즘 유행하는 아이솔레이트(Isolate) 타입이다. 각 키 사이에 공간을 두어 오타를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보기에도 좋다. 그리고 키보드 우측에 숫자 패드를 갖춰 데스크탑 키보드와 유사한 감각으로 타이핑이 가능하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4)
제목을 입력하세요. (4)

화면의 정확한 크기는 15.6인치(39.6cm, 대각선 기준)이며, 비율은 16 : 9(와이드)라서 HD급 영화나 게임을 구동시키기에 적합하다. 해상도(화면 정밀도)는 1,600 X 900인데, 포탈 사이트 웹 페이지 2개를 좌우로 띄우고 보기에는 공간이 약간 부족하지만 문서 2개, 혹은 문서 1개에 메신저와 음악 플레이어 정도를 동시에 띄우고 작업하기에는 큰 불편 없다. 여기에 밝기와 색감이 좋은 LED 백라이트를 내장하고 있어서 화질 자체는 비교적 우수한 편이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5)
제목을 입력하세요. (5)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에서 제품 무게는 2.73Kg으로 측정되었다. 휴대하기에 약간 벅찬 수준이긴 하지만 어차피 15인치급 노트북은 휴대성 보다는 고성능과 큰 화면이 중요하다. 이동이 가능한 데스크탑 정도로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을 듯.

측면 포트의 구성은 충실한 편

15인치급 노트북이라면 측면에 다양한 기능을 갖추는 것이 미덕이다. 특히 TS-53R.SCU1은 총 4개의 넉넉한 USB 포트가 장점이다. 그 중에 2개는 기존의 USB 2.0 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USB 3.0 규격이다. 여기에 외장 하드 이용 시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e-SATA 포트도 있으니 활용도가 높다.

2년마다 노트북 바꾸는 그대를 위해, TG삼보 에버라텍 TS-53R SCU1 (12)
2년마다 노트북 바꾸는 그대를 위해, TG삼보 에버라텍 TS-53R SCU1 (12)

그 외에 외부 영상 출력 용으로 D-Sub와 HDMI 포트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HDMI는 고품질의 영상과 음성을 하나의 케이블로 전송할 수 있어서 TV와 연결할 때 유용하다. 한편 D-Sub는 음성 전달 기능이 없고, 영상 품질 역시 HDMI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PC용 모니터와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 폭넓은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

2년마다 노트북 바꾸는 그대를 위해, TG삼보 에버라텍 TS-53R SCU1 (13)
2년마다 노트북 바꾸는 그대를 위해, TG삼보 에버라텍 TS-53R SCU1 (13)

그 외에 CD 및 DVD를 읽거나 구울 수 있는 DVD 멀티 드라이브를 내장했으며, 이어폰이나 외부 스피커를 꽂을 수 있는 음성 출력 포트, 그리고 마이크를 꽂는 음성 입력 포트를 갖췄다. 그리고 노트북으로선 보기 드물게 AV 앰프와 연결해 5.1채널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디지털 음성(S/PDIF) 출력 포트도 있으므로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 주변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내장 스피커의 단점을 보완하는 ‘THX 트루 스튜디오 프로’ 기능

TS-53R.SCU1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음향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THX 트루 스튜디오 프로(TruStudio Pro) 기술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초기 상태에서 음악이나 영화의 음향을 들어보면 노트북 스피커 특유의 둔탁하고 답답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지만, THX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입체감 강화(Surround), 명확성 향상(crystallizer), 급격한 볼륨 변화 보정(Smart Volume) 등의 항목을 활성화시키면 한층 나은 음향을 들을 수 있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8)
제목을 입력하세요. (8)

다만, THX 프로그램의 우수한 성능에 비해 내장 스피커 자체의 출력이나 음 재현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때는 헤드폰이나 별도의 외장 스피커를 연결하면 훨씬 나은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

성능 면에서는 불만 없음

앞에서 TS-53R.SCU1의 여러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역시 성능 쪽이다. 노트북용 CPU 중에서도 최상위급 모델 중 하나인 2세대 인텔 코어 i7 2630QM, 그리고 8GB의 넉넉한 DDR3 메모리를 갖췄으며, 여기에 최신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 540까지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양 면에서 보면 여느 고급형 데스크탑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9)
제목을 입력하세요. (9)

특히 2세대 인텔 코어 i7 CPU는 하나의 CPU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마치 CPU 코어의 수가 2배로 늘어난 듯한 성능 효과를 볼 수 있는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갖췄다. TS-53R.SCU1에 탑재된 2세대 코어 i7 2630QM 모델은 본래 4개의 코어를 내장한 쿼드 코어(Quad Core)지만, 하이퍼스레딩 기능 덕분에 운영체제 상에서는 총 8개의 코어를 갖춘 것처럼 표시된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10)
제목을 입력하세요. (10)

덕분에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할 때 유리한데, 음악과 동영상을 동시에 감상하며 문서작업 및 인터넷 서핑을 함께 하는 중에도 CPU 사용량은 10% 남짓이었다. 성능은 여유가 있는데 화면이 좁은 것이 오히려 더 아쉬울 정도.

게임 구동 능력은 어때?

고성능 PC라면 게임 구동 능력 역시 기대되기 마련이다. 실시간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를 구동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프레임을 높이기 위해 그래픽옵션을 ‘중간’ 정도로 두고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최대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높였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11)
제목을 입력하세요. (11)

‘금속 도시’ 맵에서 6명의 플레이어가 동시 접속하며 대전을 벌이는 상황을 연출했다. 등장 유닛이 많지 않은 초반에는 평균 30 프레임 정도를 유지하다가 수십 마리 이상의 유닛이 동시에 전투를 벌이는 후반에는 20 프레임 정도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높인 상황에서 테스트를 한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양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열 배출 구조의 아쉬움

다만, 게임 구동 테스트를 하다 보니 제품의 열 배출 구조에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3D 게임과 같이 성능에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하면 내부의 열이 높아지는데, TS-53R.SCU1는 제품의 좌측면 중앙에 있는 배출구를 통해 열을 내보낸다. 그런데 이 위치가 사용자의 왼손과 아주 가깝다는 게 문제.

제목을 입력하세요. (12)
제목을 입력하세요. (12)

무심결에 왼쪽 측면으로 손을 옮기면 상당한 뜨거움이 느껴지곤 한다. 디지털 온도계로 이 근처의 온도를 측정해보니 섭씨 45도에 달했다. 때문에 장시간 게임을 하고자 할 때는 되도록 왼손을 항상 키보드나 팜레스트 위에 고정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열 배출구가 현재 위치보다 약간 뒤쪽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노트북 후면을 향하고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

TG삼보의 과감한 전략은 과연?

TG삼보의 에버라텍 TS-53R.SCU1은 부가 기능이나 디자인이 현저하게 눈에 띄는 노트북은 아니다. 톡톡 튀는 개성을 바라고 살만한 제품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내부적인 성능 및 포트 구성과 같은 노트북으로서의 기본기는 상당히 충실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용도라면 큰 불만 없이 사용할 만 하다. 오히려 제품 자체보다는 2년 후에 최대 50%의 매입가를 보장하며, 이후 자사 노트북 재구매 시 30%의 할인 혜택을 주는 캠페인의 적용 여부가 이 제품 최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13)
제목을 입력하세요. (13)

다만 염두에 둘 건, 2011년 7월 현재 11번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TS-53R.SCU1은 1,650,000원, TS-53R.SCU2은 1,399,000원에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TG삼보의 유사 노트북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이며, 삼성전자 및 LG전자 같은 대기업 제품은 물론, HP나 델과 같은 해외 브랜드 제품의 가격과도 대등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TG삼보의 이러한 과감한 전략이 과연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지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겨 볼 따름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