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지향의 워크스테이션, HP Z400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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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Z400은 인텔 제온 CPU를 탑재한 워크스테이션(Workstation)이면서 그 외의 부품들 및 운영체계는 일반 PC(Personal Computer, 개인용 컴퓨터)와 호환되는 규격을 사용한 제품이다. 워크스테이션의 성능과 일반 PC의 활용성을 동시에 추구한 독특한 제품인 HP Z400의 면모를 살펴보자. 일반인에게 파는 경주용 차 경주용 자동차는 일반 세단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주용 차를 사서 타고 다니는 일반인은 없다. 왜냐하면 경주용 차들은 무조건 빨리 달리기만을 하도록 설계된 차량이기 때문에 승차감이 좋지 않고 각종 편의 장치가 없다시피 해서 실용성이 매우 떨어진다. 게다가 가격도 매우 비싼데다 일반인에겐 판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용 차를 동경하는 사람은 있다. 강력한 엔진과 튼튼한 바디는 물론이고, 아무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희소가치도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중에서도 경주용 차와 같은 종류가 있다. 바로 워크스테이션이다. 이는 일반 PC와 달리, 특정한 전문작업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성능 컴퓨터를 일컫는데, 주로 컴퓨터 그래픽 설계나 과학 기술 연산, 대단위의 통계 처리 등에 쓰인다. 이러한 용도 때문에 워크스테이션은 매우 강력한 연산 성능은 물론, 안정성이나 내구성면에서도 일반 PC와 확연히 차별화된 구성이 필요하다. 만약 저런 전문적인 작업 중에 처리속도 저하, 고장, 다운 등이 발생하여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면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크스테이션은 대기업이나 연구소, 공공기관 등에서 주로 사용하며 일반 용도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가격이 매우 비싼데다가 워낙 특수한 부품들 및 운영체계가 쓰여 관리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HP에서 내놓은 Z400은 기존의 워크스테이션과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일단 컴퓨터의 기본적인 성능을 좌우하는 CPU는 워크스테이션용을 쓰지만, 그 외 하드디스크 및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은 일반 PC와 호환되는 규격을 사용하고, 운영체계 역시 일반용 윈도우를 설치해 판매한다. 워크스테이션이면서 활용성은 일반 PC급으로 넓힌 이 제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전형적인 워크스테이션 디자인 화려한 꾸밈이 없는 전형적인 워크스테이션의 디자인이다 HP Z400의 외형은 매우 딱딱하고 사무적인 느낌이다. 일반 PC와 달리 화려한 꾸밈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요즘 일반 PC에 가장 많이 쓰이는 슬림형 케이스보다 훨씬 큰 미들타워 케이스를 쓰는데다가 전면 하단에는 길다란 세로줄 무늬들이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거의 쓰지 않는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까지 달려 있어서 언뜻 보기엔 10여 년 전에 나왔던 구형 PC를 보는 듯하다. 냉각팬을 추가하지 않고 전면 하단의 통풍구를 최대한으로 확보해 소음 증가 없이 냉각 성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것이 전형적인 워크스테이션의 디자인이다. 내부에 큰 부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본체는 커질 수밖에 없고, 전면 하단의 긴 세로줄 무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외부의 공기를 흡수해 내부열을 식히는 용도의 통풍구다. 일반적인 워크스테이션은 이곳에 냉각팬을 다는 일이 많지만, Z400에는 냉각팬이 없다. 대신 통풍구를 최대한으로 확보해 소음 증가 없이 냉각 성능을 유지하고자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워크스테이션들은 소음이 큰 편인데, Z400은 일반 PC와 비슷한 수준이다. 촌스러워 보이는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또한 워크스테이션에는 꼭 필요한 장치다. 일반 PC용 윈도우 운영체계는 플로피 디스크 외에도 CD, DVD, USB 메모리 등 다양한 저장 매체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워크스테이션은 윈도우 외에도 도스(DOS)나 리눅스(Linux) 등의 다양한 운영체계를 쓰는 경우가 많다. 간혹 플로피 디스크 외의 다른 저장장치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하므로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할 필요가 있다. 크고 무거운 본체, 그래도 실용성은 높아 요즘 나오는 PC 케이스들은 최대한 크기를 줄이고 내부 부품들을 촘촘하게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철판 역시 최대한 얇게 뽑아내 무게도 줄이는 것이 유행이다. 하지만 HP Z400은 이러한 흐름을 전면적으로 역행하고 있다. 케이스를 열어 내부를 살펴보면 상당히 빈 공간이 많은데다 철판도 매우 두껍다. 본체 무게만 13.5~19.6kg에 달해(구입 시 옵션에 따라 다름) 들고 이동하기가 힘들고, 본체도 워낙 크다 보니 인테리어 분위기에 맞춰 배치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역시 이유가 있는 구성이다. 일단 그만큼 본체의 강도가 높아서 변형이나 파손의 위험이 적다. 실제로 Z400 본체의 철판과 내부 프레임에 힘을 가해봤지만 어지간해서는 휘거나 변형되지 않았다. Z400의 본체는 무겁고 크지만 그만큼 튼튼하고 내부 공간도 여유로운 편이다 또한 전문 작업용 워크스테이션은 상황에 따라 내부 부품을 추가하거나 교체할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내부 공간이 여유로우면 이런 경우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HP Z400의 내부 부품을 교체해봤다. 일반적인 컴퓨터와 달리 나사를 풀 필요가 없이 손잡이를 젖히고 뒤로 잡아당기면 좌측 면의 커버를 열 수 있었다. 역시 내부는 미들타워 케이스답게 상당히 여유로운 공간의 구성이었다. 최대 3개의 하드디스크를 꽂을 수 있었고, 26cm 길이의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260’도 문제 없이 장착이 가능했다. 나사를 풀 필요 없이 손잡이만 젖혀서 뒤로 잡아당기면 좌측 면 커버를 편하게 열 수 있다 또한, 나사를 조이거나 풀 필요 없이 원터치로 추가 드라이브나 확장 카드를 꽂거나 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대부분의 일반 케이스들은 케이스 안쪽에서 하드디스크를 삽입하므로 하드디스크 교체 시에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와 간섭을 받는 일이 많은데, Z400의 하드디스크 베이는 케이스의 바깥쪽으로 향하고 있어 불편 없이 교체작업을 할 수 있었다.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CPU, 인텔 제온(Xeon)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누가 뭐래도 CPU다. 일반 PC에서는 ‘펜티엄’, ‘코어2 듀오’, ‘애슬론’과 같은 일반 CPU를 사용하는 반면, 워크스테이션에서는 인텔의 ‘제온(Xeon)’이나 AMD의 ‘옵테론(Opteron)’과 같은 특수한 CPU가 쓰인다. HP Z400의 하드웨어 구성은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CPU는 모두 인텔의 제온 W3500 시리즈가 탑재된다. 이는 인텔의 최신 CPU 설계 구조인 네할렘 아키텍처(Nehalem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조된 쿼드코어 CPU로서, 이 아키텍처가 도입된 CPU는 기존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수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터보 부스트(Turbo Boost) 기능이다. 쿼드코어 CPU는 코어의 수가 많은 만큼 전력 소모도 많은데, 사실 작업에 따라서는 4개의 코어 중 일부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 사용하지 않는 코어는 불필요하게 전력만 소모하는 셈이다. 하지만 터보 부스트 기능을 갖춘 CPU는 작업의 종류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코어에는 전력을 차단한다. 그리고 작업을 하는 코어에만 전력을 몰아 주어 클럭을 기준치 이상으로 높인다. 덕분에 전력은 아끼고 작업효율은 높일 수 있다. 그 외에도 물리적으로 1개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2개로 나눠 마치 CPU 코어가 2개로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하이퍼쓰레딩(Hyper Threading)기능, 기존 CPU보다 4배 가까이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QPI(Quick Path Interconnect)’ 버스(bus: 컴퓨터 내부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통로) 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이러한 네할렘 아키텍처 기술은 제온 외에도 일반용 CPU 중 상위 제품인 코어 i7이나 코어 i5에도 적용되었기 때문에 제온만의 특권이라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 특히 이번 리뷰에 사용된 Z400 모델에 탑재된 제온 W3520 CPU는 2.66GHz의 클럭(Clock: 동작속도)과 1MB의 L2 캐시 메모리(Cache Memory: 자주 쓰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CPU 내부의 공간), 그리고 8MB의 L3 캐시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일반용 CPU인 코어 i7 920 모델과 완전히 같은 사양이다. 물론, 제온 W3500 시리즈가 코어 i7에 비해 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제온은 코어 i7과 달리 ECC(Error Check & Correct: 오류 검출 및 수정) 기능이 있는 메모리를 쓸 수 있어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검사하고 수정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시스템에 여러 개의 CPU를 꽂을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코어 i7에는 없는 특징이다. HP Z400의 제온 CPU가 어느 정도 성능을 발휘하는지 가늠해보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봤다. 여러 가지 컴퓨터 작업 중에서 CPU 성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바로 동영상 인코딩 작업이다. 동영상 인코딩 작업 중에는 파일 내부의 영상 및 음성 데이터를 프레임 단위로 일일이 확인하면서 압축하거나 해제하는 과정이 반복되는데, 이 때 CPU의 연산 능력이 낮다면 작업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인코딩 프로그램인 ‘바닥’을 이용해 700MB 정도의 Divx 파일을 H.264 포맷의 동영상으로 변환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비교 테스트를 해보았다. 테스트에 사용된 비교대상은 일반 PC용 CPU 중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제품 중 하나인 ‘인텔 코어2 듀오 E8500’을 장착한 시스템이다. CPU를 제외하면 두 시스템의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는 모두 같은 것으로 구성했으며, 코어가 많을수록 인코딩 성능이 높아지는 ‘멀티 쓰레드 인코딩’ 옵션을 체크했다. 테스트 결과, 코어2 듀오의 일반 PC는 인코딩을 마치는데 26분 18초가 소요된 반면, 제온 W3520을 장착한 HP Z400은 불과 14분 49초 만에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사정상 제온 W3520과 같은 사양인 코어 i7 920 CPU를 장착한 시스템과 비교해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아무튼 어지간한 일반 PC에 비해 높은 성능을 갖춘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회전수 10,000RPM의 고성능 하드디스크 선택 가능 일반 PC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는 대부분 IDE나 SATA 방식이다. 이보다 성능과 내구성이 높은 SCSI나 SAS와 같은 규격의 하드디스크도 있지만, 이런 하드디스크들은 값이 매우 비싼데다가 특별한 컨트롤러가 필요하므로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에서 주로 사용한다. HP Z400은 워크스테이션이지만 하드디스크는 일반 PC와 같은 SATA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Z400은 주문 시 사용자가 직접 하드디스크를 고를 수 있는데, SATA 하드디스크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제품인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사의 벨로시랩터(VelociRaptor)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디스크의 분당 회전수다.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표준 규격 SATA 하드디스크는 보통 분당 5,400~7,200RPM 정도로 회전하지만 벨로시랩터는 분당 10,000RPM으로 회전하므로 일반 SATA 하드디스크보다 한층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이 하드디스크가 어느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봤다. 일반적인 7,200RPM SATA 하드디스크인 ‘시게이트 ST3250301’과 벨로시랩터를 Z400에 각각 꽂은 뒤 파일 복사 작업을 해봤다. 일단 10GB 용량의 단일 파일을 복사하는 속도를 측정한 뒤, 다음에는 1000여 개의 파일로 구성된 10GB 용량의 폴더를 복사하는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 결과, 단일 파일 복사 시엔 10% 내외로 큰 속도 차이가 없었지만, 다수 파일 복사 시엔 벨로시랩터가 20~30% 정도 빠른 속도를 냈다. 프로그램 설치나 윈도우 부팅 시에는 큰 용량의 단일 파일보다는 작은 용량의 다수 파일을 읽거나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때 효과를 볼 수 있을 듯하다. 벨로시랩터와 일반 하드디스크를 함께 사용하면 용량과 속도 사이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다만, 벨로시랩터는 속도가 빠른 반면 용량이 작다는 단점이 있다. 벨로시랩터 제품 중에서 용량이 가장 큰 모델은 300GB 모델인데, 요즘 일반 하드디스크 중에 1TB 이상의 제품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부족한 용량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Z400은 일반 SATA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고 최대 3개까지 하드디스크를 달 수 있다. 용량이 큰 일반 하드디스크를 데이터 보관용으로 추가하고 벨로시랩터는 운영체계 및 프로그램 설치용으로 쓴다면 용량과 속도 사이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워크스테이션으로 하는 게임은 어떤 느낌? 기존 워크스테이션의 주소비자 층 중 하나는 바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다.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마야(MAYA)나 라이노(Rhino)와 같은 3D 컴퓨터 그래픽 제작 프로그램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해선 CPU는 물론 그래픽카드 역시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때문에 워크스테이션에서는 ‘쿼드로(Quadro)’와 ‘파이어프로(FirePro)’로 대표되는 전문가용 그래픽카드가 장착되는 일이 많다. 다만, 이런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는 가격이 매우 비싼데다가 CG 제작에 성능이 최적화되어있다. 때문에 게임을 할 때는 오히려 값이 훨씬 싼 ‘지포스(Geforce)’나 ‘라데온(Radeon)’과 같은 일반 그래픽 카드보다 성능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HP Z400은 제품 주문 시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쿼드로, 혹은 지포스 중에서 그래픽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라면 쿼드로, 게임 매니아라면 지포스를 택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이번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지포스 GTX260’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제품으로, 3D 게임 구동 성능을 강조한 HP Z400 게이밍 에디션이다. 지포스 GTX260은 지포스 그래픽카드 라인업 중 최상위급에서 한 단계 아래급 모델에 해당한다.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메이커 PC들이 중급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9600GT 이상의 제품을 다는 일이 거의 없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HP Z400에 장착된 지포스 GTX260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고사양 게임들을 구동해봤다. 일단 지포스 GTX260을 단 상태에서 Z400으로 게임을 구동해본 다음, 그래픽카드를 지포스 9600GT로 바꿔 다시 같은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해본 게임은 ‘크라이시스’, ‘스트리트파이터4’, ‘로스트플래닛’ 등이며, 이들 게임들이 제공하는 벤치마크 모드를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또한, 모든 그래픽 옵션은 초기값으로 맞췄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이 모든 영역에서 지포스 GTX260이 지포스 9600GT보다 한층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다. 이렇게 그래픽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사용 목적에 따라 성능을 최적화시킬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워크스테이션과 일반 PC, 그 미묘한 경계를 넘나들다 사실 요즘은 워크스테이션과 일반 PC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상태다. 일반 PC들의 성능이 워낙 좋아졌고, 워크스테이션에 윈도우 운영체계가 탑재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사용 소프트웨어 역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크스테이션만의 매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별한 CPU, 높은 내구성과 확장성을 가진 케이스, 그리고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사양을 최적화할 수 있는 점 등은 일반 브랜드 PC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워크스테이션의 이점은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일반 PC가 워크스테이션의 영역을 넘보게 되었다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HP Z400은 그 대표적인 경우로서, 워크스테이션 고유의 특색을 거의 유지하면서 일반 PC의 장점인 높은 범용성까지 상당 부분 수용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Z400이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하면서 쓸 수 있는 제품이란 이야긴 아니다. 일단 주문 과정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세부사양을 골라야 하므로 컴퓨터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지 않으면 자신에게 알맞은 제품을 구입할 수 없다. 더욱이 본체가 크고 무거운데다 각지고 딱딱한 디자인을 띄고 있어서 슬림하고 가벼운 PC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아무튼, HP의 Z400은 일반 PC와 어느 정도 가까워지긴 했지만 본질은 워크스테이션이다. 비슷한 디자인의 옷이라도 유명한 디자이너의 손길이 더해지면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것처럼, Z400과 성능은 비슷하더라도 그 희소가치까지 완전히 같은 일반 PC는 있을 수 없다. 이를 이해하는 소수의 소비자를 위한 컴퓨터가 바로 HP Z400일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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