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CEO 방한, “민감한 부분은 모두 노코멘트”

그루폰 CEO 방한, “민감한 부분은 모두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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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폰 CEO 방한, “민감한 부분은 모두 노코멘트” (1)

전 세계 소셜 커머스의 원조 그루폰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루폰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7억5,000만달러(한화 약 8,0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그루폰은 지난 해 4억1,300만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대규모 마케팅에 매출액 대부분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그루폰은 포브스지가 선정한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고, 6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뿌리친 적도 있다. 소셜 커머스 업체라면 누구나 벤치마킹했고 또 되고 싶은 기업인 그루폰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일부에서는 소셜 커머스 시장이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적자가 과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소셜 커머스 열풍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현재 그루폰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 중 하나다.

논란이 가시기도 전에, 그루폰의 창업자 앤드류 메이슨(Andrew Mason)이 방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지난 6일 일본 방문에 이어 7일에는 한국을,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는 것. 짧은 방한 일정에는 당연히 기자들과의 간담회도 포함됐다. 최근 기업공개와 관련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기자들이 간담회를 찾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이야기도 들을 수 없었다. 간담회 진행을 맡은 하동구 그루폰코리아 부사장은 시작 전부터 기업공개 관련 질문은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며, 구체적인 수치와 같은 민감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실제로 앤드류 메이슨은 대부분의 질문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일부 질문에는 교과서적이거나 질문의 의도와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았으며, 그나마도 단답형이었다. 다음은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이다.

![그루폰 CEO 방한, “민감한 부분은 모두 노코멘트”

(3)](/files/2011/06/08/%EC%82%AC%EC%A7%843-%EC%A2%8C%EB%A1%9C%EB%B6%80%ED%84%B0_%ED%99%A9%ED%9D%AC%EC%8A%B9_%EA%B7%B8%EB%A3%A8%ED%8F%B0%EC%BD%94%EB%A6%AC%EC%95%84_CEO_%EC%95%A4%EB%93%9C%EB%A5%98_%EB%A9%94%EC%9D%B4%EC%8A%A8_%EA%B7%B8%EB%A3%A8%ED%8F%B0_%EC%B0%BD%EB%A6%BD%EC%9E%90CEO_%EB%A7%B7_%EC%9E%AC%ED%94%BC%EB%A1%9C%EB%B8%8C%EC%8A%A4%ED%82%A4_%EA%B7%B8%EB%A3%A8%ED%8F%B0_%EC%9D%B8%ED%84%B0%EB%82%B4%EC%85%94%EB%84%90_%EB%B6%80%EC%82%AC%EC%9E%A5.jpg)그루폰의 정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IT기업인가, 유통 기업인가?

영업(세일즈)과 기술(테크놀로지)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회사다. 물론 기술이 큰 영역을 차지하지만 영업 역시 중요하다. 영업의 경우 지역 파트너사들과 일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간과할 수 없다.

직원 대부분이 20대로 이루어진 젊은 회사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따지고 보면 나도 이제 30살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지적인 재능이 뛰어나고 리더로서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사실 그루폰은 연령보다는 재능과 경험에 신경을 써서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그루폰의 경쟁 상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특정 기업을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언급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루폰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고객과 파트너사다. 이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 그루폰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업모델 자체가 단순해서 소셜 커머스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는 등 진입장벽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를 극복할만한 더

진화된 모델을 검토하고 있나?

지난 5월 10일 ‘그루폰 나우(Groupon Now)’ 출시를 발표했다.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으며, 검증이 완료되면 확대할 것이다. 그루폰 나우는 쿠폰을 판매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딜을 판매하는 실시간 서비스다. 파트너사 입장에서도 손님이 없는 시간을 골라 원하는 시간대에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공정위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이에 그루폰은 어떤 정책을 펼칠 예정인가?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의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최근 기업공개에서 손실 규모가 밝혀졌다. 소셜 커머스가 멋진 모델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이렇게 적자가 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업공개 서류에 나와 있다. 대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국 방문의 이유가 다른 업체들과의 M&A를 진행하기 위해서라는 소문이 있다.

노코멘트다.

현재 그루폰은 46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더 많은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은 없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진출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소셜 커머스의 선구자로서 다른 국가에 진출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는가?

경쟁업체들에게 노출되고 싶지 않다. 비밀로 하겠다.

최근 한국에서는 반값등록금 이야기가 화제다. 사회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에 도전할 계획이 있는가?

그루폰의 목적은 소비자들을 덜 지루하게 만드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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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시종일관 노코멘트를 외치던 앤드류 메이슨은 “와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만족스러운 기자회견이 된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중국으로 향했다. 정말 그는 기자회견에 만족한 것일까. 옛말에 ‘긁어 부스럼’이라고, 분명하지 않거나 민감한 부분은 대답하지 않는 게 현명한 선택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자들이 젊고 유능한 CEO에게 기대한 것은 조금 더 융통성 있는 답변이었다. 결국 ‘만족스러운 기자회견’은 앤드류 메이슨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뿐이다. 그를 제외한 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만족한 표정을 띠지 않았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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