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속도? 나에게 맞는 하드디스크를 고르려면?

김영우 pengo@itdonga.com

PC의 기능이 점차 향상됨에 따라 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용량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나오는 PC용 하드디스크들은 기가바이트(GB) 수준을 넘어 테라바이트(1TB = 1,000GB)급의 용량을 갖춘 경우도 많다. 소비자들 역시 새 PC를 주문하거나 기존 PC의 저장 공간을 업그레이드 할 때 1TB 이상의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선호하는 추세다.

하드디스크, ‘용량’ 만이 전부가 아니다? (1)
하드디스크, ‘용량’ 만이 전부가 아니다? (1)

그렇다면 하드디스크를 고를 때의 기준은 단순히 저장용량뿐일까? 실은 그렇지 않다. 용량뿐 아니라 동작 속도까지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 하드디스크는 중앙처리장치(CPU), 주기억장치(램)와 맞물려 PC의 전반적인 성능을 결정짓는 보조기억장치이기 때문이다. CPU와 램이 빠르더라도 하드디스크의 속도가 느리다면 PC의 전반적인 속도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시중에 나온 여러 하드디스크 제품을 비교해 보면, 디스크 용량이 같은 모델 중에도 속도가 느린 하드디스크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하드디스크를 고를 때 이러한 전송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용량만 따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때문에 새 PC를 구매한 후 생각 이상으로 PC의 성능이 나오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드디스크 제조사나 인터넷 쇼핑몰 등의 하드디스크 사양 정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제품의 디스크 용량과 더불어 회전수(RPM), 그리고 버퍼메모리 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디스크 용량은 익히 알려진 대로 최대한 담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뜻하며, 회전수는 하드디스크에 내장된 자기디스크(플래터라고 한다)가 얼마나 빨리 회전하는지를 뜻한다.

그리고 버퍼메모리는 하드디스크에 달려있는 반도체 재질의 임시 저장장치를 뜻하는데, 이 용량이 클수록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복사나 삭제, 이동 등)을 동시에 할 때 속도 저하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디스크 회전수와 버퍼메모리 용량이 높을수록 빠른 하드디스크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회전수가 전반적인 속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버퍼메모리의 경우는 그 다음이다.

그런데 PC관련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소비자들이 이러한 요소들을 일일이 따져서 하드디스크를 구매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최근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은 일일이 세부 사양을 강조하기보단 등급별로 모델을 확실하게 구분하여 제품을 출시하는 일이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세계 최대의 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자사의 주력 하드디스크인 ‘캐비어(Caviar)’ 시리즈의 라인업을 ‘그린(Green)’, ‘블루(Blue)’, ‘블랙(Black)’의 3가지로 구분해 출시하고 있다. 각 라인업은 제품명뿐 아니라 제품에 붙어있는 라벨의 색상도 달라서 비교적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하드디스크, ‘용량’ 만이 전부가 아니다? (2)
하드디스크, ‘용량’ 만이 전부가 아니다? (2)

캐비어 그린 제품은 회전수가 5,400RPM 정도라서 속도가 다소 느린 편이지만 용량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반면, 캐비어 블랙 제품은 7,200RPM 회전수에 64MB(구형은 32MB)의 버퍼메모리까지 갖추고 있어서 가격이 다소 높지만 속도는 가장 빠르다. 그리고 캐비어 블루 제품은 그린과 블랙의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7,200RPM 회전수에 32MB(구형은 16MB) 버퍼메모리를 갖추고 있어서 속도와 가격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사용자가 쓰기에 적합하다.

따라서 속도는 그린 < 블루 < 블랙 순으로 높지만, 가격 대비 용량은 반대로 블랙 < 블루 < 그린 순이다. 빠른 속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블랙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 경우엔 가격 부담이 크다. 알뜰파 소비자라면 C드라이브용으로는 캐비어 블랙 제품을, D드라이브 이후부터는 캐비어 그린 제품을 선택해 사용하기도 한다. C드라이브는 운영체제 및 응용프로그램이 설치되기 때문에 PC 전반의 속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D드라이브 이후부터는 단순 데이터 보관용으로 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도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가격과 속도 모두 포기 하고 싶지 않다면 캐비어 블루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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