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에로와 3D 포르노, 주목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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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입체 영상으로 구현된 진한 성애 장면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4월 14일 홍콩에서 개봉한 3D 에로영화 '옥보단3D(영문명 3D Sex and Zen)'가 박스오피스를 휩쓸었다. 개봉 첫날 278만 홍콩달러(한화 약 4억 원)의 수입으로 '아바타'의 기록을 갈아치운 옥보단3D는 연일 홍콩 영화 기록을 다시 쓰며 롱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옥보단3D는 개봉 5일만에 1700만 홍콩 달러(한화 약 24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옥보단3D는 1991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를 3D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성애에 자신감을 잃은 주인공 미앙생이 자신의 신체를 업그레이드(?)한 후 천하제일의 방중술 고수로 거듭난다는 내용으로, 파격적인 성애 장면과 중국 특유의 해학이 어우러지는 영화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AV 여배우 하라 사오리와 스오 유키코를 비롯해 일본, 홍콩의 육체파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다. 또한 원작의 제작자 스티븐 시우의 아들 스티븐 시우 주니어(Stephen Shiu Jr.)가 총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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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3D 성인 콘텐츠를 기다려온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옥보단3D는 홍콩 뿐 아니라 호주에서도 상영을 시작했으며, 차후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도 순차적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국내 개봉일은 5월 12일로 예정됐다.

하지만 자국에서의 엄청난 성공과는 달리, 국내에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극장가에서 에로 영화가 성공한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해 '3D'와 '멜로'를 동시에 내세운 국산 영화 '나탈리'가 흥행에 참패한 적이 있어 우려가 가중된다. 나탈리는 개봉 전 파격적인 3D 정사신으로 많은 화제를 뿌렸지만 개봉 후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외면 받으며 단순한 눈요기거리로는 관객을 동원할 수 없음을 몸소 증명했다.

물론 옥보단3D가 나탈리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확언하기에는 이르다.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단순히 파격적인 성애 장면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산산조각난 파편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단검과 총알이 관객을 향해 날아오는 장면 등 3D 효과를 살린 액션신이 다수 삽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영화 특유의 유머도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단순한 에로영화가 아니라 에로를 가미한 3D 무협영화, 코믹영화로 접근한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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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 위에 포르노 있다, 성인용 아바타 출격

나탈리가 한 발 앞서 개봉했기 때문에, 옥보단3D이 내세운 '세계 최초 3D 에로 영화'라는 슬로건은 빛이 바랬다. 물론 나탈리는 3D '멜로' 영화고, 옥보단3D는 3D '에로' 영화지만 두 영화의 노출 수위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3D 포르노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에로 영화와는 비교가 안되는 화제와 파급력을 불러 올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성인물 업체들은 앞다투어 3D 포르노 영화 제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영화가 '아바타'를 패러디한 'This Ain’t Avatar XXX 3D(이하 성인용 아바타)'다. 미국의 유명한 모 성인잡지가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영화는 웬만한 영화를 능가하는 '블록버스터급 포르노'다. 조악한 분장과 어색한 연기 일색인 다른 패러디 포르노 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언뜻 보면 '아바타2'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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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 등장하는 세트장과 배우들은 놀랄 정도로 원작을 빼닮았다. 차이점이라면 원작의 나비(Na’vi)족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졌지만, 성인용 아바타의 나비(Na’bi)족은 실제 사람이 분장했다는 정도다. 하지만 키가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분장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패러디물답게 고유 명사를 살짝 바꾸어 재미를 준다. 예를 들면 행성 이름은 '판도라(Pandora)'에서 '판후라(Panwhora)'로, 에너지원 이름은 '언옵테이니움(unobtainium)'에서 '비아그라타니움(viagratanium)'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포르노 영화 치고) 꽤 진지한 시놉시스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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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규모라면 단순히 시류에 편승해 졸속으로 제작한 영화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제작사측은 "성인용 아바타는 상업적 성공과 기술적인 도전 양쪽 모두를 노리고 있다"며 "완벽한 3D 포르노 영화를 통해 3D 산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9월 공개된 성인용 아바타는 DVD, 인터넷 스트리밍 버전, 블루레이 형태로 발매 중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포르노 영화는 음란물에 해당하므로 무단배포 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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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 아바타에 대한 전 세계 네티즌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일단 옥보단3D와 같은 극장용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체면을 무릅쓰고 극장으로 가 모르는 사람 옆에서 성인물을 관람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세계적으로 성인물이 극장보다는 개인용 비디오 시장에서 주로 소비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성인용 아바타의 판매고는 꾸준히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

성인물과 3D 산업은 상부상조 관계?

최근 성인물 산업은 하향일로를 걷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불법복제로 인해 가정용 비디오 산업이 거의 사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3D의 등장으로 인해 성인물 수요가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성인물 산업 입장에서는 3D가 '가뭄의 단비'일 수밖에 없다.

3D 산업 입장에서도 3D 성인물의 등장은 희소식이다. 그 동안 3D 산업은 콘텐츠가 부족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일부 블록버스터급 3D 영화가 극장가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가정에서는 마땅한 콘텐츠가 없어 하드웨어 판매에 진전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3D 성인물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D 산업이 성인물을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옥보단3D와 성인용 아바타의 흥행 성적을 숨죽이고 지켜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연 고사 직전의 성인물 산업과 극심한 정체기의 3D 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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