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이동통신 ‘LTE’,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과거 음성통화만 가능했던 아날로그 1세대(1G) 이동통신 방식에서, 디지털 이동 전화 시대였던 2세대(2G)를 지나 144Kbps~2Mbps의 전송 속도로 통신하는 현재의 3세대(3G)에 이르렀다. 이제 업계와 시장은 4세대 이동통신을 얘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심심찮게 들리곤 하는 LTE(Long Term Evolution)라는 새로운 통신 규격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엄밀히 말하면 LTE를 4세대 이동통신이라 규정할 수 없다.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채택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제시한 4세대 기술 표준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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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가 제정한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은 빠른 속도로 이동 시 100Mbps, 낮은 속도로 이동 시 1Gbps 전송 속도를 보장해야 한다. 작년 2010년 10월 21일, ITU가 와이브로(와이맥스)나 LTE는 4세대 이동통신이 아니라고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4세대 기술 표준의 후보로 와이맥스2, LTE 어드밴스드 규격이 선정되긴 했다). 이는 결국 기술 표준으로 등록되기 이전에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들이 먼저 4세대, 또는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http://it.donga.com/plan/3496/를 참고).

그렇다고 LTE로의 통신망 전환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LTE의 전송 속도는 현재의 3G 이동통신인 WCDMA 규격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HSUPA(다운로드: 최대 14.4Mbps, 업로드: 최대 5.8Mbps)보다 다운로드는 최대 5배, 업로드는 7배가 빠르기 때문이다(다운로드 최대 75Mbps, 업로드 최대 37.5Mbps). 세대별 이동통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관련기사(http://it.donga.com/openstudy/1926/)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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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가 LTE를 바라보는 시선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앞다퉈 실행한 ‘무제한 요금제’의 여파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날로 증가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으로 인해 통화 끊김 현상, 통화 연결 실패, 무선 인터넷 검색 무한 로딩 등의 문제가 끊임 없이 발생하여 사용자의 불만은 늘어만 가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작년 스마트폰 사용자 800만 명을 넘어 2,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통사는 이제 꽉꽉 막힌 2차선 도로를 4차선, 8차선으로 늘려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LGU+와 SKT, 7월이면 LTE 서비스 시작

우선 발빠르게 LTE 구축에 나선 이통사는 SKT와 LG U+다. 두 이통사는 작년부터 올 하반기에는 LTE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으며, 최근 LTE 시험 기지국 운영을 서로 먼저 실시했다고 경쟁할 정도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LG U+는 LTE 도입과 관련해 이상철 부회장이 직접 'LTE 부분에서 1등을 하자'라는 사내 메시지를 돌릴 정도로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LG U+ 관계자는 "LTE 구축을 위해 1조 7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투자 자금을 마련해 놨다"며, "그 동안의 통신 시장 구도를 LTE 서비스 기반으로 바꾸겠다"라고 자신하고 있다. LG U+ 측은 내년 내에 전국에 LTE 통신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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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LG U+는 그 동안, 사용 국가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미국식 CDMA Rev.A 방식을 채택했었기에, 그 보다 널리 사용되는 KT, SKT의 유럽식 WCDMA 방식과 비교해 스마트폰이나 휴대폰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LTE 통신망 도입으로 그 간의 ‘마이너’한 이미지를 털어내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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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도 올 7월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에 LTE 통신 상용화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도시 및 광역시 23개시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전국 82개 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3년에는 LTE 규격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ITU가 4세대 기술 표준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LTE 어드밴스드’로 업그레이드까지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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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LTE 도입은 언제?

KT는 위 두 이통사와는 달리 한발 뒤로 물러선 듯할 정도로 차분한 모습이다. KT측은 올 하반기 내에 LTE 시범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 밝힌 바 없고 최근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 ‘3W 정책’을 올해까지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LTE 도입 자체를 백지화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몇 개월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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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3W 정책’이란 와이브로(WiBro), 와이파이(WiFi), 3G(WCDMA)의 앞 글자인 W를 따서 조합한 용어로, 3G 이동통신망으로 몰리는 무선 데이터를 분산, 수용하겠다는 KT의 통신 정책을 나타낸다.

LTE,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으로 보기에 언젠가는 결국 국내 이통사 모두 LTE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세계적인 흐름도 마찬가지다. 이미 미국의 유력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 유럽의 보다폰 및 텔리아소네라, 일본 NTT도코모 등이 상용화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또한, 통신망만 구축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LTE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뎀(동글) 등의 모바일 기기도 같이 선보이고 있어 LTE 통신망 도입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도 있다.

물론, LTE가 아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작년 10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통신 관련 전시회인 ‘4G 월드 2010’에서 삼성전자가 최대 330M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와이맥스2’ 규격을 시연한 바 있는데 이는 4G 기술 표준 채택 요건을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LTE에 비해 그다지 확산되지 않은 상태라 전망이 밝다고는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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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어느 기술이 4G 통신 표준 규격으로 선정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확실한 건 현재 포화상태에 이른 3G 통신망을 대체할 차세대 통신 규격 도입이 시급하다는 사실이다. 사용자 입장에서야 어느 것이든 현재보다 통신 속도가 빨라질 것이니 마다할 것 없지만, 지금 통신 업계는 표준 선정을 놓고 첨예하게 경쟁 중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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