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엎고 마이크 고장나고' PC방 사장님들 선택은?

최근 개그맨 유상무 씨가 개업한 PC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료 개그맨들이 축하 화환을 보냈는데, 그 화환에 적힌 문구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 동료 개그맨 유세윤 씨가 보낸 화환에는 '그지XX 유상무 대박기원'이, 허경환 씨가 보낸 화환에는 '내 돈 빌려서 오픈한 PC방'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중 가장 화제를 모은 화환 문구는 개그맨 장동민의 '라면 국물은 키보드에'였다. 친한 친구끼리 나눌 수 있는 가벼운 저주(?)에 네티즌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재치있는 농담이지만, 웃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다. 바로 PC방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이다. 라면 국물이 스며들어 고장 난 키보드, 구입한지 일주일 만에 마이크가 고장 난 헤드셋, 손님과 함께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마우스 등은 PC방 점주들이 흔히 겪는 골칫거리기 때문이다. 큰맘 먹고 최고급 주변기기를 들여놓아도 며칠 못 가 망가져버리니, '천원장사' PC방으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저가 제품만 구비해 놓으면 손님들의 불평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래서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주변기기들이 출시되면 가장 기뻐하는 사람들이 바로 PC방 점주들이다.

PC방 점주들이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에는 주변기기를 추천해달라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PC방 점주들은 어떤 제품을 많이 쓰고, 어떤 제품을 선호할까. 기기 별 추천 제품을 모아 봤다.

스틸시리즈 킨주(KINZU) 게이밍 마우스

대부분의 PC방에서 로지텍의 'G1'이 게이밍 마우스의 대세로 취급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립감과 감도가 좋으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과 성능을 갖춘 경쟁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다른 마우스로 눈을 돌리는 점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제품 중 하나가 스틸시리즈의 '킨주(KINZU)' 마우스다. 킨주 플러스는 기존의 '킨주 옵티컬'과 동일한 제품으로, A/S 기간을 줄인 대신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 PC방에 최적화한 벌크 제품(박스 포장을 간소화한 제품)이다. 국내 PC방 시장에 맞춘 전략형 제품이기 때문에 오직 한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해상도는 400~3,200 CPI, 초당 프레임은 9735 FPS며 우레탄으로 코팅해 그립감과 내구성이 높다. 또한 일체형 버튼 방식을 채택해 오래 써도 이물질이 침입하지 않고 청소하기 편하다. 2010년 4월 기준 킨주 플러스의 인터넷 최저가는 약 19,000원 선이다. 또 킨주 플러스의 케이블과 휠 등 일부 부품을 바꾼 '킨주 라이트'도 PC 방 점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틸시리즈는 킨주 마우스를 아예 '한국 PC방 전용 마우스'로 지정하고, 어떠한 열악한 사용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틸시리즈는 최근 인텔, 이엠텍과 협력해 PC방 점주를 대상으로 '수퍼 게이밍 PC방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이엠텍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를 함께 구매하면 수량에 따라 킨주 마우스를 증정하는 행사다. 이 행사는 2011년 4월 1일부터 선착순 마감으로 진행된다.

지피전자 큐센(Qsenn) GP-K5000 키보드

한국기업 지피전자의 '큐센(Qsenn) GP-K5000'은 2008년에 출시된 게이밍 키보드로 일반 사용자는 물론 PC방 점주들에게도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스트 키 현상(같은 행의 키를 동시에 여러 개 누를 경우, 누르지 않은 키까지 눌러진 것처럼 반응하는 현상)을 최소화했으며, 멤브레인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키감이 뛰어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또한 생활방수를 지원해 액체가 유입됐을 시 배수로와 배수구를 따라 밖으로 빠르게 배출된다.

사실 성능으로만 따지면 고급형 제품인 '큐센 GP-K8000'이 낫다. 하지만 키보드 고장이 잦은 PC방 환경 특성상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큐센 GP-K5000이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큐센 GP-K5000의 가격은 2011년 4월 기준 8,000~10,000원이다.

엔바이존 H-GV100 헤드셋

헤드셋은 가장 관리하기 어려운 제품 중 하나다. 헤드셋을 쓴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바닥에 떨어트려 고장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에 가방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슬쩍 들고 가는 일도 빈번하다. 따라서 분실해도 큰 걱정이 없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튼튼한 헤드셋이 인기가 높다.

엔바이존의 'H-GV100'은 헤어밴드 모양의 게이밍 헤드셋으로 정품과 벌크 제품 모두 1년의 A/S를 제공한다. 귀가 닿는 부분에는 인조가죽으로 만든 쿠션을 달아 장시간 이용해도 통증이 없으며 볼륨 조절 기능이 헤드셋 본체에 달려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또한 연결 잭 부분에 코팅을 하고 플라스틱 캡을 씌워 파손에 대비했다. 벌크 제품의 가격은 2011년 4월 기준 4,400원에 불과하다.

던험랩스 DH-S2000 크레딧(credit) 스피커

PC방 스피커는 값싼 중국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은 음질도 떨어질 뿐더러 내구성이 낮아 파손될 우려가 높다. 게다가 공간은 제한되어 있는데 모니터 크기는 점차 커지면서 스피커를 놓을 자리가 없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튼튼하고 작은 스피커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던험랩스의 'DH-S2000 크레딧(credit)'은 기존 PC방 스피커보다 제품 크기를 줄여 안정감을 높인 2채널 스피커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쓰러지기 쉽지만, 이 제품은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아 잘 쓰러지지 않는다. 또한 스피커 부분에 플라스틱 대신 금속성 소재를 사용해서 고장 확률도 낮췄다. 6개월의 A/S를 지원하며, 2011년 4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는 10,000~14,000원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