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컴퓨터 업무 환경을 변화시키겠다" - HP 안넬리제 올슨 부사장 인터뷰

이문규 munch@itdonga.com

“한국은 기업용 업무 솔루션 시장이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다. 충분히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강력한 성능의 PC’보다는 ‘안정적이고 유연한 작업 환경’을 공급하여 업무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 안넬리제 올슨

HP(휴렛팩커드)는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다. 컴퓨터 판매율에서 전세계 수백 여 컴퓨터 제조업체 중 단연 1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HP’라면 일반적으로 ‘프린터’를 떠올린다. 물론 프린터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HP는 데스크탑, 노트북, 모니터, 워크스테이션, 서버, 스토리지(대용량 저장서버), 네트워크, 씬클라이언트(업무용 단말 기기), 기업형 IT 솔루션(POS 기기, 의료 기기 등) 등 IT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제품군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이들 제품군 대부분이 이미 우리나라에도 활발히 공급되어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씬클라이언트(thin-client)’ 시스템은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다. 이에 HP의 APJ(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 PC사업그룹(PSG) 클라이언트 솔루션 담당 안넬리제 올슨(Anneliese Olson) 부사장이 내한하여 HP 씬클라이언트의 효율성 알리기에 나섰다. 그가 말하는 씬클라이언트 컴퓨팅 환경과 가능성에 대해 들어 봤다.

씬클라이언트란 무엇인가?

“씬클라이언트는 단어 그대로, 얇은 클라이언트 (단말기) 기기를 중심으로 한 업무 가상화 솔루션입니다. 쉽게 말해, 중앙에 메인 서버를 두고 모든 사용자가 각각의 단말기를 통해 서버에 접속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환경을 의미하죠. 은행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은행의 각 창구에 있는 단말기는 모두 은행 내 중앙 서버에 연결되어 모든 은행 업무를 처리하잖아요. ‘업무 효율성 향상’과 ‘관리 비용의 절감’이라는 장점에 특화된 비즈니스 솔루션입니다.”

지금까지의 업무 환경을 보면, 각 사용자마다 일반 PC(본체, 모니터 등 포함) 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사용자 당 PC 구매 예산은 물론이거니와 PC 유지보수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아울러 바이러스나 악성 웜, 스파이웨어 등으로 인한 데이터의 손상, 파괴,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이에 비해 씬클라이언트 환경에서는 모든 데이터 처리 및 저장이 중앙 서버에서 이루어지고, 사용자는 그 과정이나 결과만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굳이 수십 만 원대의 일반 PC 시스템을 구매할 필요 없이, 그보다 훨씬 저렴한 씬클라이언트 기기만 책상에 올려 놓으면 그만이다. 물론 업무는 기존과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다. 자신의 PC가 고장 나거나 먹통 되는 걸 걱정할 필요도 없다.

한국의 씬클라이언트 성공 가능성은?

“사실 몇 년 전에 이미 한국 시장에 소개된 바 있지만 크게 확산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는 씬클라이언트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분석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호주 쪽에서는 이미 씬클라이언트 환경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보이며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거든요.

이에 우리는 한국 시장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전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활동을 하려 합니다. 현 한국 시장의 약 15% 정도를 씬클라이언트로 교체하는 게 최대 목표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 큰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면, 향후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해도 굳이 초기 비용을 들여가며 씬클라이언트 환경으로 전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이들에게 씬클라이언트의 매력을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가가 HP의 당면 과제다. 하지만 올슨 부사장은 HP 씬클라이언트 솔루션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HP 씬클라이언트를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업무 환경을 변화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HP 씬클라이언트 만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시스템의 유연성을 손꼽고 싶습니다.

우리는 데스크탑, 노트북, 워크스테이션, 서버,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씬클라이언트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를 모두 개발,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우리는 이를 ‘End to End’ 솔루션이라 말하는데, 씬클라이언트 환경에서 가장 윗 단(서버)부터 가장 아랫 단(클라이언트)까지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대로 업무 환경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우리는 전 세계 씬클라이언트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신뢰성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나 시트릭스 (Citrix), VM웨어(WMware) 등의 가상화 관련 업체와 긴밀히 제휴함으로써 최종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씬클라이언트 솔루션이 가장 적합한 환경은?

“물론 대부분의 업무 환경에 무리 없이 적용될 수 있지만,

우리는 교육용 학내망, 도서관이나 금융권, 의료 기관 등이 씬클라이언트와 최상의 조합을 이루리라 예상합니다. 클라이언트를 중앙에서 일괄 통제/관리하고, 설치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안전한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 환경에서는 대부분 별도의 IT관리 인력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기에, 일반적인 장애 요소를 상당수 제거한 씬클라이언트 솔루션이 ‘해답’입니다.”

클라이언트에 고성능 환경이 필요하다면?

“예전의 씬클라이언트 솔루션은 클라이언트 단에 만족할 만한 성능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전문 그래픽 작업은 고사하고 문서 작업 조차도 힘겨웠습니다. 우리가 씬클라이언트와 함께 제공하고 있는 RGS, 즉 원격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술을 사용하면 씬클라이언트로도 2D/3D 전문 그래픽 도안, 편집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영화 ‘슈렉’을 제작한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드림웍스’가 우리 씬클라이언트를 도입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중앙 서버에 접속하더라도 균일하고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단색 바탕에 글자만 빼곡하던 기존 씬클라이언트의 성능적 한계를 극복한 것입니다.”


중앙 서버에 장애가 발생하면?

“만약 씬클라이언트 중앙 서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장애에 적극 대처하겠지만, 중앙 서버에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일반 컴퓨터처럼 씬클라이언트 자체로도 기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존 씬클라이언트와는 달리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고객이 원하면 중앙 서버를 이중화하여 장애 발생 시에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 등지에 적용하기에 적합한 솔루션이죠.”


현재 한국 내 주요 고객은 어디인가?

“씬클라이언트 환경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적용한 대표 고객으로, 의료장비 전문업체인 ‘바텍’과 무선 통신기기 반도체를 생산하는 ASE코리아가 있습니다. 바텍은 국내외 치과용 의료장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로, 치과 내 접수, 진찰, 수술 등에 사용되는 컴퓨터를 모두 HP 씬클라이언트로 교체함으로써 그 동안 치과가 안고 있던 컴퓨터 관리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했다고 합니다. 씬클라이언트가 적용된 치과에서는 중앙 서버에 저장된 CT 영상 등을 의사들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볼 수 있게 된거죠.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노트북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가능합니다.

ASE코리아는 임직원 수만 2,500명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약 3년 전에 시범적으로 운영한 씬클라이언트를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대거 도입하여 전체 어셈블리 공정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ASE코리아의 전산 책임자는 특히 우리 제품의 그래픽 성능에 만족한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이와 같은 우수 사례를 토대로 한국 기업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입할 계획입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각오는?

“한국의 경우 시장 규모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작지만 우리는 충분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IT 기술 및 네트워크 인프라가 월등하기 때문에 씬클라이언트 환경을 적용했을 때 가장 ‘혁신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에 씬클라이언트를 소개할 수 있는 표준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가 완전히 대중화되는 중요한 시기이며, 이를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신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씬클라이언트 환경과 통합하면 지금까지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업무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이는 데스크탑, 노트북, 모바일 기기, 씬클라이언트, 서버/스토리지 등을 모두 개발, 공급하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한국은 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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