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 얼마 전 스마트폰을 장만한 직장인 A씨는 새로운 세상을 보는 듯했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내려받아 실행해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 데이터만 있으면 건당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문자 메시지 서비스, 메신져 등 스마트폰을 애지중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직장인 A씨는 당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분명 전화가 온 적이 없는데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고 친구가 다그치는데다가 몇 번씩 전화를 걸어도 스마트폰에는 ‘통화 실패’라는 글자만 나타날 뿐이기 때문이다. 더욱 짜증나는 것은 출퇴근 시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보던 아침 뉴스가 언젠가부터 로딩만 반복될 뿐 제대로 열리지가 않는다.

위와 같이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체 왜 이럴까?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 모든 현상은 현재 구축되어 있는 이동통신망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꿎은 스마트폰을 탓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2010년 한해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마트폰 사용자는 현재 8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처음 예상되었던 200만 명의 4배에 달하는 수치로 국내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는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1)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1)

늘어나는 무선데이터양에 대한 대처로 KT는 3G, 와이파이, 와이브로를 동시에 활용해 늘어나는 사용량에 대처하겠다는 ‘3W 네트워크’ 전략을, SKT는 ‘6섹터 솔루션(Sector Solution)’과 펨토셀(통화량이 많은 곳에 설치하는 보조 기지국)을 증설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3245/).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2)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2)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결국 핑계로 밖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대리점 직원의 ‘새로 나온 최신형 기계’라는 말에 구매를 했는데, 전화가 안되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후 7시 서울 명동에서 스마트폰은 통화 기능이 옵션’이라는 농담이 이제 진담처럼 들리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를 예상하지 못한 이동통사들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의 반응은 꼭 자사의 ‘이동통신망’과 ‘무제한데이터 서비스’ 때문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스마트폰에는 PC처럼 운영체제가 탑재되는데 해당 운영체제와 기기간의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라거나, 과다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스마트폰을 먼저 도입해 서비스한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도 초기 스마트폰을 시장에 선보이고 AT&T와 버라이즌 등 1, 2위 이통사가 무제한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했지만 이제는 이를 포기하고 있다. 과도하게 증가하는 무선데이터양을 더 이상 커버할 수 없기에 내린 조치였다. 특히 음성 통화까지 미치는 데이터양의 급증은 이통사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3)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3)

차기 이동통신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LTE-Advanced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 무선데이터 폭증의 영향이 전국적으로 크게 퍼진 상황은 아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구나 올 한해 잠재적인 스마트폰 사용자는 연말까지 2,000만 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태블릿 PC도 출시될 예정이어서 갈수록 문제점은 커질 것이 뻔하다. 어쩌면 지금 시행되고 있는 무제한데이터 서비스가 미국의 경우처럼 다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4)
쌓여만 가는 3G 데이터 트래픽,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4)

현재 이통사도 딱히 내세울 대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미 기술적인 한계 상황에 부딪혀 있기 때문이다. KT나 SKT가 기존의 것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직접 피해를 보고 사용하는 소비자는 절대 ‘기다림’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이통사의 고민만 깊어질 따름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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