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빅뱅]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이문규 munch@itdonga.com

글로벌 컴퓨터 브랜드 HP(휴렛팩커드)가 태블릿 PC 및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시장에 전격 진입한다. 지난 23일, HP는 중국 상해에서 ‘Everybody ON’이라는 주제로 아태지역 미디어를 대상으로 올해 출시할 신제품과 시장 전략 등을 발표했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

이 행사에 참여한 아태지역 17개국 미디어 기자들의 관심은 역시 새로운 태블릿 PC인 ‘터치패드’와 스마트폰 ‘비어(Veer)’, ‘프리(Pre)3’, 그리고 이들 모바일 기기용 독자 운영체제인 웹OS(webOS)에 집중됐다. 특히 터치패드는 타사 태블릿 PC보다 유연하고 강력한 멀티태스킹(다중 작업)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던 터였다.

전 세계 컴퓨터 판매량 1위에 빛나는 기술력과 생산력을 가진 HP가 만든 ‘신상’ 모바일 기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컴퓨터 시장에서처럼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9.7인치 태블릿 PC, HP 터치패드

터치패드의 기본 사양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태블릿 PC 시장에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우선 크기는 아이패드와 비슷한 9.7인치이며, 무게는 약간 더 무거운 약 740g 정도이다(아이패드는 약 680g). CPU는 퀄컴 스냅드래곤 1.2GHz를 내장했고, 내장 메모리는 16GB 또는 32GB로 구성된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2)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2)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처럼 어도비 플래시 10.1을 지원하여 원활한 웹 브라우징이 가능하며, GPS 수신 기능, 3G/와이파이(Wi-Fi) 통신 기능, 130만 화소 전면 카메라(후면 카메라는 없다), 각종 중력/위치 센서 등을 내장했다. 전반적으로 타사 태블릿 PC와 유사한 사양으로 별다른 특징이 없는 듯하다.

원활한 멀티태스킹 성능

터치패드의 강점은 사양과 성능이 아닌 사용자 편의성과 효율성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터치패드는 어느 태블릿 PC보다 유연하고 막강한 멀티태스킹 성능을 자랑한다. 다른 태블릿 PC처럼 이전에 실행된 작업을 아이콘 형태 또는 백그라운드로 밀어 두는 게 아니라 각 작업을 별도의 창으로(카드 형태) 띄워 작업 간 연동이 원활하도록 했다. 실제로 사용해 본 터치패드는 그 동안 접했던 스마트폰, 태블릿 PC보다 편리한 멀티태스킹이 가능했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3)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3)

위 사진에서 보듯, 이메일 어플과 사진 보기 어플, 트위터 등의 어플을 (마치 윈도우의) 창 형태로 표시해 스크롤하며 작업을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실행 중인 여러 작업 창을 용도 등에 따라 하나의 꾸러미로 묶어 일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 여겨 볼만 했다. 물론 여러 개의 작업 창을 전환해도 성능저하 문제(지연 현상, 버벅거림 등)는 발생하지 않았다. HP는 “웹OS 운영체제의 탁월한 메모리 관리 기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터치패드만의 다양한 장점

터치패드의 또 다른 편의성이라면 가상 키보드 배열을 꼽을 수 있다. 문자 키 상단에 숫자 키를 배열하여 문자/숫자 전환의 번거로움을 제거한 것. 또한 키보드 크기도 조절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불편 없이 타이핑할 수 있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4)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4)

여기에 다른 기기와의 연동성은 HP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징이다. HP의 데스크탑, 노트북, 프린터 등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 제품인 비어와 프리3와는 ‘HP 터치스톤’ 기술을 통해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연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터치패드에 인터넷 페이지를 열어 둔 상태로 비어나 프리3를 터치패드의 홈 버튼 부분에 올려 놓으면, 별다른 설정이나 조작을 하지 않아도 터치패드 화면의 웹 페이지가 그대로 비어나 프리3에 전송된다. 비단 웹 페이지뿐 아니라 인터넷 주소, 연락처, 메일, 파일 등도 마찬가지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5)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5)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6)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6)

또한 HP 터치스톤 기술은 비어나 프리3에서 전화가 올 경우 터치패드에서 전화를 받을 수도 있으며,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거치대에 올려 놓기만 해도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터치스톤 기술은 기본 내장이 아닌 선택 사양이기에 필요한 사용자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7)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7)

이 외에도 터치패드에는 업무용 문서(워드, 액셀 등)를 편집, 수정할 수 있는 ‘퀵오피스커넥트 모바일 스위트’가 내장되어 있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자사의 프리미엄 노트북인 ‘엔비’에 적용된 ‘비츠오디오’의 음장 솔루션도 내장하여 음질 면에서도 다른 태블릿 PC와 차별화했다.

아직 정식으로 출시된 것이 아니기에 예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정확한 국내 출시일도 현재까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따라서 머지 않아 출시될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10.1과의 선점 경쟁에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3.6인치, 2.6인치 스마트폰, HP 비어/프리3

터치패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긴 했지만 이날 공개된 HP 스마트폰인 비어와 프리3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터치패드와 마찬가지로 HP 웹OS를 내장했으며, 화면 크기는 각각 비어가 2.6인치, 프리3가 3.58인치다. 특히 비어는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가 눈길을 끌었다(무게는 약 100g에 불과하다). 두 제품 모두 슬라이드 형태로, 밀어 올리면 쿼티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9)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9)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0)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0)

두 스마트폰의 실질적 차이는 화면 크기에 따른 해상도와 내장 CPU의 동작 속도 정도라 볼 수 있다. 프리3가 퀄컴 1.4GHz CPU를, 비어가 퀄컴 800MHz(0.8GHz) CPU를 각각 탑재했다. 비어는 사양이 다소 낮은 만큼 가격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프리미엄급이 아닌 보급형 제품으로 성인보다는 초중고 학생층이나 여성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1)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1)

다만 터치패드와는 달리 두 스마트폰은 타사 제품과 비교해 이렇다 할 특징이나 장점이 뚜렷하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웹OS가 내장된 기기와 연동하지 않는 이상 굳이 이들 제품을 선택해야 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가격이 파격적으로 저렴하다면 또 모를까).

‘출시 시기’가 최대 관건

스마트폰 두 제품은 몰라도 터치패드는 충분히 시장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이 다분히 엔터테인먼트용 기기였다면, 터치패드는 여기에 비즈니스적인 편의성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컴퓨터의 창 전환 작업을 방불케 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은 경쟁 제품을 압도할 만 하다. 그러나 역시 출시 시기가 가장 큰 이슈다. 당장 내일 나온다 해도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이 쌓아 놓은 아성을 넘어서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리라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이후에나 출시된다면 기존 제품보다 개량/개선된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10.1이 또 다시 시장을 양분한 상태가 될 텐데, 제 아무리 기능과 편의성이 좋다 한들 과연 이 제품들을 견제라도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요즘 사용자들은 기다림에 그리 관대하지 않으며, 경쟁사도 그들을 그냥 놔둘 리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2)
HP가 공개한 태블릿 PC, 스마트폰 미리 보기 (12)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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