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태블릿폰. 작년 12월 델이 ‘스트릭(Streak)’을 국내에 선보이면서 내세운 용어다.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의 특징을 스트릭에 모두 담았다는 뜻이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4076/). 현재 변화하고 있는 모바일 IT 시장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델의 생각이 담겨 있기도 하다. 델은 태블릿 PC, 태블릿폰,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데스크탑 PC, 노트북 등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델이 모바일 IT 분야에 진출한 이유며, 스트릭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이유다.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1)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1)

컴퓨터 제조사로서 델의 위치

IT 업계의 거장을 말할 때마다 항상 꼽히는 이름들이 있다. 바로 애플 스티브 잡스 CEO,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빌 게이츠 전 CEO, 델 창업자 마이클 델 CEO다. 이 중 마이클 델 이름 앞에 항상 수식어처럼 따라 붙는 것이 ‘하드웨어의 황제’ 또는 ‘하드웨어의 아버지’다.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2)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2)

마이클 델이 창립한 델 컴퓨터는 컴퓨터 제조사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에 밀려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전세계 PC 시장에서는 HP와 함께 단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PC 판매량 2위,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델 컴퓨터다.

하지만 현재 IT 업계는 하드웨어 하나만으로 승부할 수 없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기기를 잘 만들면 끝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는 컴퓨터와 달리 모바일 운영체제(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7 등)와 각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등이 하드웨어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제품간 파일 전송/공유, 애플리케이션 실행 등 각 기기 간의 호환도 중요시 된다.

델이 스트릭을 출시한 이유는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존 휴대폰, 컴퓨터 제조사의 고민은 깊어 졌다. 스마트폰, 태블릿 PC는 딱히 휴대폰이라 하기도, 컴퓨터라 하기도 애매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설명하면서 내 손안의 PC, 휴대폰을 닮은 컴퓨터, 컴퓨터의 기능을 담은 휴대폰이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휴대폰 제조사와 컴퓨터 제조사 모두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출시하고 있는 업체만 봐도 알 수 있다. 모토로라, HTC,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HP 등 기존 휴대폰, 컴퓨터 제조사 중 상당수가 앞다투어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변화하자 델도 가만 있지 않았다. 자신들의 장점인 컴퓨터 제조 능력을 담아 스트릭을 출시한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것이 스트릭이다. 즉 스트릭은 휴대폰을 닮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컴퓨터를 닮은 휴대폰이라 할 수 있다.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3)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3)

델은 스트릭 출시 이후에 윈도우폰 7을 탑재한 라이트닝과 보급형 스마트폰 델 에어로를 선보였고(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국내에는 스트릭과 함께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베뉴(썬더라는 이름으로 먼저 알려져 있었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델은 자사의 기술력과 장점을 담은 모바일 기기로 스트릭을 먼저 꼽으며 여기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CES 2011에서 선보인 7인치 크기의 안드로이드 3.0버전(허니콤) 탑재 ‘스트릭 7’도 같은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4)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4)

델이 준비하고 있는 미래

지난 CES 2011에서 델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아래 자료를 보면 마치 일반 가정의 방 안, 회사의 사무실처럼 꾸며 놓고 그 안에 데스크탑 PC, 노트북 등과 더불어 스트릭, 스트릭 7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각 위치에 배치해 놓고 있다.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5)
왜 델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출시했는가 (5)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통해 하나의 콘텐츠 또는 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을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N스크린 기능과 구글 크롬 OS와 같이 서버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151/)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아직 이러한 기능을 실제 선보이기 위해 준비 단계에 있지만, 델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겠다. 이퀄로직, 페롯시스템즈, 스캘런트, 오카리나 네트웍스 등 관련 업체 등을 인수 합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토리지 제조 업체인 3PAR 인수를 두고 HP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컴퓨터 제조사로서 입지를 다져온 델이 모바일 시장을 준비하며 출시한 스트릭의 행보에 눈길이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트릭은 델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물론 스트릭 제품 하나의 성패가 델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IT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IT 기업이 가져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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