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그레이드 강좌 1부 - 윈도우 부팅 속도를 빠르게!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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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PC 업종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지인들에게 바로 PC 업그레이드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떤 CPU가 좋은지, 자신의 PC에 어떤 그래픽카드를 꽂아야 하는지, 아니면 메모리 용량을 얼마 정도로 해야 할지 등이다. 그런데 참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에게 유용한 방향의 업그레이드가 무엇인지 잘 모르면서, 대강 '이렇게 하면 좋으려니' 하는 생각으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윈도우 부팅이 느려서 그래픽카드를 바꿔야겠다는 경우, 게임실행이 원활하지 않아 쿼드 코어 CPU를 사야겠다는 경우, 아니면 동영상이 자꾸 끊겨서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해야겠다는 경우 같은 것이 대표적이었다. 이 모두, 다소 엉뚱한 업그레이드 방향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사용자들이 성능에 불만을 느끼는 몇 가지 패턴을 들어가며 올바른 업그레이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첫 번째 주제는 윈도우 부팅(기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업그레이드 방향이다. 이는 윈도우가 시작되는 속도뿐만 아니라 PC 내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업그레이드와도 거의 일맥상통하니 참고해두자.

대표적인 운영체제 윈도우 XP, 윈도우 비스타, 윈도우 7의 부팅 화면

PC는 윈도우가 부팅을 하는 순간, 하드디스크에 있는 데이터는 램(RAM)에 임시 보관된다. 그리고 램에서 데이터를 받은 CPU는 연산처리를 한 뒤, PC의 각 부품들이 어떠한 작업을 할지 지시하게 된다. 이때부터 PC 전체에 급격하게 부하가 걸리기 시작한다. 따라서 부팅 속도가 느리다면 HDD와 램, 그리고 CPU간에 데이터를 전달하는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이를 빠르게 할 수 있을까?

PC의 부팅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CPU와 램, HDD이며, 이 중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CPU이고, 가장 느린 것은 HDD이다. CPU나 램이 아무리 빨리 작업을 해도, HDD의 작업이 끝나지 않으면 부팅은 지체된다. 따라서 부팅을 보다 빠르게 하는 업그레이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순위 - HDD를 보다 빠른 제품으로 교체한다
HDD의 속도를 가늠하는 기준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디스크의 분당 회전수(RPM)다. 2010년 현재, 시중에 팔리는 HDD 제품은 대략 4500RPM / 5400RPM / 7200RPM / 10000RPM 이상의 모델로 나뉘어진다. 4500RPM이 가장 느리고 10000RPM이상이 가장 빠르다. 다만, 10000RPM 이상의 제품은 매우 고가이므로 일반적인 용도로는 7200RPM 정도면 충분히 빠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HDD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의 종류다. 현재 일반용 HDD는 거의 IDE 방식(PATA라고도 한다) 또는 SA TA 방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방식 중 SATA 방식이 더 빠르다.

옛날에 나온 PC용 메인보드들은 IDE 커넥터만을 가지고 있어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2005년 전후부터 현재까지 나오고 있는 메인보드들은 IDE 외에도 SATA 커넥터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SATA 커넥터를 가졌음에도 IDE 하드디스크를 꽂아 사용하고 있다면 당장 SATA방식의 HDD로 바꾸는 것을 권한다. 다만, 자신의 PC 메인보드에 SATA 포트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SATA 또한, 대역폭(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의 폭)에 따라 SATA1(150MB/s)과 SATA2(300MB/s)로 나뉜다. 현재 SATA1 HDD는 거의 단종 추세이며, SATA1 메인보드에 SATA2 HDD를 꽂아도 사용엔 지장이 없다. 다만 이 경우, 속도는 SATA1으로 작동한다. 참고 삼아 덧붙이자면, 2010년 1월 현재, SATA3(600MB/s) 방식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와 HDD도 조금씩 출시되고 있는데, 그 수가 적어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 HDD가 가진 '버퍼 메모리'의 용량을 잘 봐야 한다. 버퍼 메모리는 램(속도가 빠름)과 HDD(속도가 느림)의 속도차이로 인한 병목현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므로, 버퍼 메모리의 용량이 클수록 시스템 성능이 향상된다. 현재 판매되는 HDD 제품들은 모델에 따라 2MB / 8MB / 16MB / 32MB 의 버퍼메모리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2MB 버퍼 메모리의 HDD가 가장 느리고, 32MB 버퍼 메모리의 HDD가 가장 빠르다.

자금에 좀 여유가 있다면 아예 일반 HDD가 아닌 SSD(Solid State Disk)를 장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SSD는 자기디스크가 아닌 플래시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는 장치로서, 속도가 매우 빠르다.

다만, 가격이 매우 비싸서 불과 32GB 용량의 제품이 무려 10만원 이상이나 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따라서 아직은 적극적으로 추천하기가 힘들다.

또한, SSD라고 해서 모든 제품이 다 빠른 것은 아니다. SSD에는 MLC 방식(저가의 SSD: 여러 개의 칩으로 구성)과 SLC 방식(고가의 SSD: 하나의 칩으로 구성)이 있는데, MLC 방식의 SSD는 일반 HDD보다 느릴 때도 있으니 SSD를 사려 한다면 되도록 SLC 방식으로 사도록 하자.

모든 것을 규합해 현재 일반인 입장에서 윈도우 부팅을 빠르게 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HDD를 생각해 보면, '7200RPM 이상의 회전속도와 SATA 인터페이스, 32MB 버퍼 메모리를 갖춘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위의 3가지 중에 2개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다면 무리해서 바꾼다고 해도 큰 속도향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윈도우 부팅을 빠르게 하는 다음 방법은 무엇일까?

위 조건을 만족하는 인기순위 1~3위의 HDD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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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하드디스크를 설치한 후에는 반드시 시스템 등록정보의 장치관리자에서 'IDE ATA/ATAPI 컨트롤러'의 하위에 있는 'IDE 채널' 항목의 등록정보를 확인하도록 하자. 만약 IDE 채널 고급설정에서 현재 전송모드가 'PIO모드'로 되어있다면 반드시 이것을 'DMA 모드'로 바꿔줘야 한다. PIO모드에서는 디스크의 성능이 최하수준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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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순위 - 램(메모리)을 확장한다
PC가 부팅될 때, 하드디스크와 CPU의 중간에서 이들을 조율하는 것이 바로 램이다. 램의 용량이 크다면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한번에 보다 많이 가져올 수 있으므로 부팅시간이 당연히 단축된다. 다만, 앞서 말한 하드디스크 속도 업그레이드에 비해 체감하는 부팅속도 향상의 정도는 적다.

윈도우 XP나 비스타 32비트 기준으로, 대략 2GB 정도의 용량이면 최적의 부팅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4GB도 좋지만 어차피 32비트 운영체계에선 큰 의미가 없다. 4GB를 꽂아봤자 3.25~3.75GB정도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중간하게 3GB를 구성하는 것도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윈도우 비스타 64비트, 혹은 윈도우 7 64비트를 운영체제로 사용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러한 64비트 환경에선 고용량 메모리의 성능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는 한 많은 양의 메모리를 꽂는 것이 좋다.

그리고, 램 용량을 업그레이드할 때는 되도록이면 같은 용량, 같은 규격의 램 2개씩을 사서 꽂도록 하자(이를테면 1GB 2개, 512MB 4개 등등). 왜냐하면 요즘 사용하는 DDR 계열 메모리(DDR / DDR2 /DDR3)는 동일한 램을 2배수의 개수만큼 꽂으면 성능이 향상되는 '듀얼 채널'구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DDR 메모리를 사용하는 PC라도 펜티엄4급 초기 즈음에 나온 메인보드에선 듀얼 채널 자체가 지원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인텔의 최상위 CPU인 코어 i7, 그 중에서도 소켓 1366 규격의 코어 i7 900 시리즈를 꽂은 시스템의 경우, 듀얼 채널 외에도 동일한 DDR3 메모리를 3배수(3개, 혹은 6개) 개수만큼 꽂아 성능을 향상시키는 '트리플 채널'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단, 코어 i7 중에 소켓 1156 규격을 사용하는 코어 i7 800 시리즈는 듀얼 채널까지만 지원한다).

3순위 - CPU를 업그레이드 한다
사실 순수하게 부팅시간 단축만 생각한다면 CPU 업그레이드는 그다지 효과가 좋지 않은 편이다. 아무리 등급이 낮은 CPU라도 하드디스크나 램에 비하면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펜티엄3 이하 정도의 아주 오래된 CPU라면 아무리 하드디스크나 램을 업그레이드한다 해도 부팅시간 단축에 한계가 있다. 이 경우에는 데이터 전달속도가 아니라 PC 자체의 연산속도가 느려서 부팅이 늦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CPU의 업그레이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며, 아니면 큰맘 먹고 새 PC 구입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0순위 - 잘 쓰지 않는 프로그램들을 삭제하고 바탕화면에 지나치게 많은 아이콘들을 띄워놓지 않는다
실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PC라도 설치되어있는 프로그램이 많으면 부팅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작업 표시줄 오른쪽 아래의 시스템 트레이에 상주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부팅시간 지연의 원흉이다. 시작>설정>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 / 제거로 가서 잘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은 가차없이 삭제해버리자.

그리고 가끔 바탕화면이 터질 정도로 많은 아이콘들을 늘어놓고 쓰는 사용자들이 있다. 이 역시 부팅시간을 느리게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PC를 시작하자마자 화면에 보여지는 것이 바탕화면인데, 여기에 아이콘들이 너무 많다면 이를 로딩하는데 당연히 시스템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잘 쓰지 않는 아이콘들은 삭제하거나 내부 디렉토리의 폴더에 넣는 것이 좋다. 이것이 시스템 정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윈도우의 부팅 시간을 빠르게 하는 업그레이드라면 이 정도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쉽게 말하면, 일단 소프트웨어적으로 시스템을 한 번 정리해 보고, 하드디스크>메모리>CPU순으로 업그레이드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귀찮긴 하지만 완전히 윈도우를 새로 설치해서 PC를 초기화 시키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를 해보는 것은 부팅 속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PC의 운영체계 및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도 한 몫을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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