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노트북의 계보를 잇다 - 레노버 씽크패드 엣지 0328-2PK

노트북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씽크패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비즈니스 노트북’일 것이다. 사실 필자는 씽크패드 시리즈를 접해본 적이 없던 터라 어떤 점에서 비즈니스 노트북이라 하는지 궁금하다. 비즈니스 노트북은 뭔가 특별한 게 존재하는 걸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비즈니스 노트이라면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일 터. 그래서 레노버 씽크패드 엣지 0328-2PK(이하 엣지)를 사용하며 과연 무엇 때문에 ‘비즈니스 노트북’라 말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외관을 살펴보자

엣지를 보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크기는 11.6인치로 그렇게 크지 않다. 전체적으로 무광 플라스틱을 사용해 지문이 잘 묻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광택 처리가 된 제품들은 정말…). 상판의 테두리에 하안 테를 둘러 포인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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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은 거의 180도까지 젖혀진다. 그리고 어느 각도로 열어놓아도 상판이 흔들거리거나 불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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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을 열었을 때의 모습은 여느 노트북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오른쪽 위에 전원 버튼이 있고,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있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이 있다. 흔히 ‘빨콩’이라고 부르는 트랙포인트와 터치패드가 같이 있다는 것인데, 트랙포인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배려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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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살펴보니 문자 키들이 큼직하고 키에 프린트 되어있는 글씨도 선명하다. 또한 키캡이 평평한 게 아니라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 타이핑 시 손끝에 닿을 때 한결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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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좌우를 살펴보았다. 앞쪽에는 아무것도 없고, 좌측에는 USB포트 하나와 이어폰/마이크 잭(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되어 있어 이어폰과 마이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유선 랜 포트(RJ45), 도난 방지 락 구멍, HDMI 포트가 있다. 오른쪽에는 USB포트 2개와 5-in-1 멀티카드 리더기가 있고 뒤쪽에는 전원 연결부와 D-sub 포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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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는 배터리 없이 1.51kg, 배터리 포함1.87kg이다. 이 정도면 11인치 크기 노트북의 평균적인 무게라 할 수 있다. 필자와 같은 건장한 남성이라면 들고 다니는 데 전혀 부담은 없겠지만, 연약한 여성이라면 이 마저 부담일 수 있겠다(당연한 이야기지만 넷북 보다 무거운 것은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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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에 정말 적합한가?

입력장치는?

비즈니스 노트북이라 하면 아무래도 문서작업이 먼저 떠오른다. 문서작업에 필요한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력장치의 편의성이라 생각한다. 비즈니스 노트북을 자처하는 씽크패드 시리즈니 만큼 이 점을 체크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트랙포인트다. ‘빨콩’ 트랙포인트는 씽크패드의 제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포인팅 장치인데, ㅎ(G)키와 ㅗ(H)키의 사이에 있는 빨간 콩같이 생겼다 해서 ‘빨콩’으로 부른다.

사실 트랙포인트를 써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했는데, 손가락으로 건드리니 포인터가 움직인다. 그래서 제대로 손가락을 올려놓고 위, 아래, 좌, 우로 움직이니 마우스 포인터가 그대로 따라 움직였다.

버튼은 스페이스 바 아래에 3개가 달려 있다. 왼쪽 버튼은 마우스 왼쪽 클릭, 오른쪽 버튼은 마우스 오른쪽 클릭, 가운데 있는 것은 스크롤 버튼이다. 스크롤 버튼을 누른 채로 트랙포인트를 위 아래로 움직이면 그에 따라 페이지가 위 아래로 스크롤 된다. 가운데 있는 버튼은 설정을 바꿀 수 있었는데 스크롤 기능이 아니라 돋보기로 바꿀 수도 있다.

다음으로 터치패드를 사용해보았다. 사실 터치패드는 여태까지 많이 사용해보아서 별달리 특별할 것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사실 이건 좀 아니다 싶다. 터치패드의 촉감 자체는 마찰이 심하지 않아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포인터의 움직임이 비교적 둔한 듯했다. 멀티터치도 지원하지만 두 손가락으로 페이지를 스크롤 할 때에는 인식률이 많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많이 스크롤 되어 불편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오른쪽, 왼쪽 클릭 버튼을 눌렀을 때의 감은 괜찮았다.

키보드의 경우 다시 한번 잘 살펴보니 Fn키가 다른 제품의 컨트롤(Ctrl) 키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사용자마다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이런 배열은 컨트롤 키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 대단히 헛갈리고 불편하다. 게다가, 펑션 키(F1~F12)를 누르려면 Fn키를 누른 채로 눌러야 한다. 즉 다른 노트북은 펑션 키를 Fn키와 함께 조합했을 때 기능 키로서 동작했는데 엣지는 그 반대라는 것이다. 물론 쓰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펑션 키를 자주 사용하는 본 리뷰어에게는 적잖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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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엣지를 켜고 F1을 눌러 바이오스 설정 화면에 들어간 뒤 ‘config-keyboard/Mouse’ 메뉴에서 이 설정을 바꿀 수 있다(다른 메뉴는 가급적 건드리지 말길).

엣지를 사용하면서 주로 문서 작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해 봤다. 사용해본 결과,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위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문자열의 키가 큼직해 오타도 적고,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키감에 묘한 중독성이 있어 엣지를 쓰다 다시 데스크탑을 쓰려 하니 조금 어색하기까지 했다.

또한 문서작업을 하다 보면 이 페이지 저 페이지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나 수정을 위해 화살표 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화살표키 바로 위에 Page up, down 키를 활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엣지의 입력장치에 대해서는 과연 비즈니스 노트북이라 할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트랙포인트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익숙해지니 터치패드 보다 더 편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키보드는 키감도 괜찮고, 오타도 적다. 키 설정을 바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키 배치도 그렇게까지 문제 삼을만한 수준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터치패드의 반응이다. 터치패드 반응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트랙포인트를 사용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유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배터리는?

휴대성이 필요한 제품은 그 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배터리의 사용시간이 짧다면 의미가 없다. 더더구나 이동량이 높은 비즈니스맨들에게 배터리 사용시간은 꽤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디 한번 엣지의 배터리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테스트는 고성능 모드와 저성능 모드, 2가지로 해보았다. 설정은 엣지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Power Manager를 통해 바꾸었다.

먼저 고성능 모드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화면 밝기를 가장 밝게 하고, 웹 서핑과 문서작업을 위주로 작업하자 약 3시간 반 뒤에 전원을 공급해 달라는 경고 메시지가 표시되었다.

저전력 모드에서는 화면 밝기는 중간으로 하고 작업 내용은 고성능 모드와 동일하게 했다. 그런데 사용하다 보니 이쯤 해서 꺼질 때가 되었다 싶었는데 꺼지지 않는다. 여태까지 써왔던 노트북의 절전 모드는, 사용시간이 늘어나 봐야 30분이었는데, 엣지는 약 5시간 반이 넘어서야 전원을 공급해달라는 경고 메시지가 표시되었다.

두 가지 모드에서의 사용시간을 비교해보면 저전력 모드에서 약 2시간 정도를 더 쓸 수 있었다. 보통 울트라씬급 노트북 사용시간이 3시간 내외인 것과 비교해보면 훨씬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전반적인 성능은 어느 정도?

이번에는 전반적인 처리 성능에 대해서 알아보자.

퍼포먼스테스트 & 윈도우 체험지수를 통해 알아본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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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는 1.33GHz로 작동하는 인텔 코어 i3 380UM CPU와 2GB 램을 장착하고 있다. 그래픽 칩셋은 인텔 GMA HD를 사용하고 있고, 하드디스크 용량은 320GB로 정도로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준이다.

다음으로 IT동아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퍼포먼스테스트를 통해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했다. 약 10여 회에 걸친 테스트 결과, 최저점은 351점, 최고점은 352.7으로 350점 대를 유지했다. 이 정도라면 동가격대의 울트라씬급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점수만으로 보아서는 확실히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을 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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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윈도우 체험지수를 살펴보았는데 2.6점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윈도우 체험지수는 가장 낮은 항목의 점수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엣지는 아무래도 내장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탓인지 그래픽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 외의 항목 점수를 보면 평이한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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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통해 알아본 성능

테스트에 사용한 게임으로는 온라인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과 1인칭 총쏘기 게임인 ‘서든어택’,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A.V.A’ 등이다.

먼저 프리스타일을 플레이해 보았다. 아무리 사양이 낮다고는 하나 그래도 나름 3D 게임이니 구동이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게임을 시작하자 평균적으로 40프레임을 넘기며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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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의 경우 고사양 게임이 아니니 잘 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주변에 플레이어가 없을 때에는 50프레임을 상회했다. 주변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보이면 20프레임 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게임을 즐기기에는 큰 지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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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은 70프레임을 상회해 깜짝 놀랐는데, 역시 플레이어들이 많아지자 점점 느려지더니 급기야 프레임이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억지로 플레이 하려면 못할 것은 없었지만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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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A.V.A의 경우 게임을 시작하자 평균적으로 30~40프레임 대를 보여주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상대 플레이어가 나타나자 순간 끊기더니 잠시 후에 죽어있는 화면이 나온다. 더 이상의 테스트는 무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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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영상을 통해 알아본 성능

다음으로 720p와 1080p의 고화질 영상을 재생해보았다. 동영상 재생기로는 곰플레이어를 사용했고 별다른 설정은 바꾸지 않았다. 먼저 720p 동영상부터 재생시켜보았다. 저성능 PC에서는 영상과 음향의 싱크가 서서히 틀어지곤 하는데, 여기저기 구간이동을 할 때에는 순간 CPU 점유율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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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p 동영상은 파일을 불러오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영상이 재생되자 영상과 음향이 따로 놀기 시작했다. 이때의 CPU 점유율은 약 40%.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도저히 동영상을 감상할 수 없어 결국 동영상 감상을 포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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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테스트, 윈도우 체험지수, 게임, 동영상 재생을 통해 엣지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고사양을 요구하는 작업들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애초에 울트라씬급 노트북에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 욕심이다), 가벼운 엔터테인먼트용이나 문서작업용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비즈니스 노트북의 계보를 잇다

리뷰를 끝내기 전에 한가지 짚어보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면 사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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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최저가를 알아보니 70만원 초반 대(2010년 12월 기준)다. 이 정도면 유사한 성능대의 제품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수준이지만, 기존의 씽크패드 시리즈보다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엣지에서 고성능을 요하는 작업을 할 수는 없다는데 아쉬움을 느낄만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정도 가격의 노트북에 그런 것을 바란다면 욕심이다.

비즈니스 노트북으로서의 엣지는 꽤 훌륭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이 정도면 그 동안 씽크패드 시리즈가 쌓아뒀던 비즈니스 노트북의 계보를 잘 이었다 할 만 하다. 물론 사용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장점들을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꼭 비즈니스 맨이 아니라도 좋다. 여기저기 이동이 잦고, 작업을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레노버 엣지. 한번쯤 살펴볼만한 노트북이다.

글/IT동아 구지원(endimia@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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