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HDMI

김영우 pengo@itdonga.com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1)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1)

멀티미디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영화나 게임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3가지의 요소가 있다. 첫 번째가 TV나 모니터, 혹은 스피커와 같은 출력기기, 두 번째가 DVD 플레이어나 PC, 비디오 게임기와 같은 소스(source)기기이며, 마지막 세 번째가 소스기기와 출력 기기를 연결해 영상이나 음성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2)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2)

출력기기와 소스기기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인터페이스의 품질이 좋지 못하다면 신호의 전달 도중에 영상이나 음성의 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 이는 전파가 잘 통하지 않는 지하실, 혹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FM 라디오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3)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3)

이러한 문제는 멀티미디어 매체가 VHS 테이프와 같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DVD와 같은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면서 심화되기 시작했다. 아날로그 시대에 사용하던 컴포지트(Composite)나 D-Sub(D-Subminiature)와 같은 아날로그 방식의 인터페이스로는 디지털 콘텐츠의 높은 품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탓이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HDMI  (10)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HDMI (10)

이리하여 나오게 된 것이 디지털 방식의 인터페이스다. 디지털 방식의 인터페이스는 영상용으로는 DVI(Digital Visual Interface), 음성용으로는 S/PDIF(Sony Philips Digital InterFace)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디지털 방식의 인터페이스는 주변에 위치한 다른 기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혹은 케이블의 길이나 굵기 등의 외부 요소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영상이나 음성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4)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4)

HDMI, 고품질의 영상과 음향을 케이블 하나로 간편하게

다만, DVI 인터페이스는 PC 관련 업체들이 주축이 되어 개발한 것이라 일반 소비자용 AV기기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한 면이 있었고, S/PDIF 인터페이스의 경우, 고가의 음향 장비들을 주로 사용하는 이른바 AV 매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 대중화가 생각 이상으로 느리게 진척되었다.

무엇보다도 기술적인 지식이 부족한 대중들을 상대로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의 차이를 이해시키고, 각기 다른 용도로 쓰이는 복수의 인터페이스의 사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었다. 이는 PC의 구조를 잘 모르는 사용자가 PC의 설치 장소를 바꾸기 위해 PC 후면의 각종 케이블을 빼놓은 후 나중에 다시 연결하려면 곤란을 겪는 것과 같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5)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5)

이러한 이유로 등장한 것이 바로 HDMI(High-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 인터페이스다. HDMI는 디지털 방식의 영상과 음성 신호를 하나의 케이블로 동시에 전달하는 인터페이스로, 2003년에 히타치, 파나소닉, 소니, 필립스, 톰슨 등의 AV 가전 업체들이 주축이 되어 공동 개발하였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6)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6)

소스기기와 출력기기가 모두 HDMI 포트를 갖추고 있을 경우, 하나의 HDMI 케이블만 연결해주면 손쉽게 영상과 음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품질 저하가 없는 디지털 방식이므로 화질과 음질도 우수하다. 2010년 현재, HDMI는 PC, DVD 플레이어, 블루레이 플레이어, 디지털 TV, 비디오 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로 이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HDMI는 DVI와 호환이 가능한가?

HDMI로 전달되는 디지털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DVI의 영상 신호와 S/PDIF의 음성 신호를 합친 것이다. 때문에 포트의 형태를 변환하는 젠더나 변환 케이블을 사용하면 HDMI 방식의 소스기기와 DVI 방식의 영상기기를 연결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이 경우, 영상만 전달되고 음성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일부 PC용 그래픽카드의 경우, 전용 젠더를 사용하면 음성 전달도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7)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7)

다만, HDMI는 내부적으로 영상 신호와 음성 신호 외에 HDCP(High-bandwidth Digital Content Protection)라고 하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암호화 신호가 함께 전달된다. 때문에 HDCP 규격을 지원하지 않는 일부 DVI 사용 기기의 경우, HDMI - DVI 변환 젠더나 변환 케이블을 사용해 연결하더라도 영상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와 같은 기기가 대표적인 경우로, 이들을 HDMI - DVI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DVI 방식의 모니터와 연결할 경우, 모니터가 HDCP를 지원하지 않으면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8)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8)

또한, 휴대폰이나 PMP와 같은 소형기기에서는 제품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표준형 HDMI 포트보다 작은 미니 HDMI, 혹은 마이크로 HDMI 규격의 포트를 갖춘 경우도 있다. 포트의 크기는 달라도 내부적으로 전달되는 신호는 같으므로 이 경우, 포트의 형태를 변경하는 젠더나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표준 HDMI 기기와 연결해 사용한다.

같은 모양의 HDMI 포트라도 버전 다를 수 있어

HDMI는 포트의 모양이 같아도 갖추고 있어도 나온 시기에 따라 버전이 다를 수 있으며, 버전이 올라갈수록 세부적인 기능도 추가된다. 2006년 6월에 나온 HDMI 1.3 규격의 경우, 기존의 HDMI 1.2보다 대역폭(한 번에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의 크기)이 2배(165MHz - 340MHz)로 향상되어 기존의 1,920 x 1,200보다 정밀해진 2,560 x 1,600 해상도의 화면을 전송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의 24bit 컬러보다 방대한 48bit 컬러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HDMI 1.3은 영상뿐 아니라 음성 부문도 개선이 있었는데, 기존의 입체 음향 규격인 돌비 디지털 및 DTS(DVD급 입체 음향)보다 음질과 채널 수가 한층 향상된 돌비 트루 HD와 DTS HD 마스터오디오(블루레이급 입체 음향) 신호의 전송도 가능해졌다.

2006년 11월에는 HDMI 1.3의 개량형이라고 할 수 있는 HDMI 1.3a가 발표되었다. HDMI 1.3a는 각 기기의 제어를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HDMI 1.3a 규격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TV를 각각 연결할 경우, 복잡한 설정 없이 블루레이 플레이어 리모컨으로 TV까지 제어가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9)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를 위해 태어난 한 가닥의 케이블 (9)

HDMI 1.4는 2009년 5월에 발표된 것으로 데이터 대역폭은 HDMI 1.3과 같지만, 최대 전송 가능 해상도가 4,096 x 2,160으로 향상되었고, 영상 및 음성 신호 외에 인터넷 등의 데이터 통신을 위한 이더넷(Ethernet) 신호도 함께 전송이 가능해진 것이 특징이다.

각 버전의 HDMI 인터페이스는 하위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상위 규격의 소스기기와 하위 규격의 출력기기를 연결해 사용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 하위 규격에 해당하는 기능에 한해서 양쪽 기기 모두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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