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도 나온 ‘신상’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HD 6850 / HD 6870 - 1부

김영우 pengo@itdonga.com

IT 매체에서 일하다 보면 참으로 많은 PC 부품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신제품이 가장 자주 출시된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그래픽카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일단 그래픽카드는 다른 부품에 비해 업그레이드 후 체감적인 성능향상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특히, 요즘 게임들은 화려한 3D 그래픽을 갖춘 경우가 많은데, 이를 원활히 구동하는데 그래픽카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신작 게임일수록 그래픽의 품질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마다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보다 성능이 향상된 그래픽카드를 내놓아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수요를 유발하곤 한다. 그리고 이 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지난 10월 말에 출시를 시작한 AMD의 라데온 HD 6000 시리즈는 이러한 추세를 실감하게 하는 제품이다, 이전 세대 제품인 라데온 HD 5000 시리즈가 2009년 10월에 출시되었는데, 불과 1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가 나왔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현재, 이전 세대 모델인 라데온 HD 5000 시리즈가 지금도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2세대 전 모델인 라데온 HD 4000 시리즈도 아직 현역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라데온 HD 6000 시리즈의 등장주기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라데온 HD 6000 시리즈의 첫 테이프를 끊은 제품은 라데온 HD 6850과 라데온 HD 6870이다. 요즘 나오는 라데온 시리즈는 1,000자리 수가 제품의 ‘세대’, 100자리 수가 제품의 ‘등급’을 의미하는데, 이번에 출시된 라데온 HD 6800 시리즈는 6000 세대의 중에서도 중상급형인 ~700 시리즈와 최상급형인 ~900 시리즈 중간에 위치하는 상급형 등급의 제품에 해당한다. 그리고 두 제품 중에는 HD 6870이 HD 6850보다 다소 성능이 높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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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제품의 가격대는 2010년 11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라데온 HD 6870이 30만 원대 초반, 라데온 HD 6850이 20만 원대 중반 정도다. 이 정도의 가격대라면 아주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최상급형 그래픽카드에 근접한 성능을 얻고자 하는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질만하다. 기대의 신제품, 라데온 HD 6850 / HD 6870의 면모를 살펴보자.

라데온 시리즈는 AMD에서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를 공급하고 이를 이용해 사파이어, 아수스, XFX 등 여러 제조사에서 그래픽카드를 생산,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된다. 따라서 같은 라데온 HD 6850이나 HD 6870 GPU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라도 제조사마다 사양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IT 동아에 도착한 라데온 HD 6850과 HD 6870 제품은 AMD에서 언론매체에 제공하는 이른바 레퍼런스(reference: 참고) 제품으로, AMD에서 정한 표준 규격을 완벽히 준수하여 제조된 제품이므로 라데온 HD 6850과 HD 6870 본연의 성능과 특성을 알아보기에 좋다.

외관 살피기

상급형 이상의 그래픽카드는 크기가 상당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라데온 HD 6850과 HD 6870도 마찬가지다. 기판 길이가 라데온 HD 6850의 경우 25cm, 라데온 HD 6870은 27cm에 달한다. 이 정도 크기의 그래픽카드라면 최근 브랜드 PC 중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슬림형 본체(전후 길이 30cm, 좌우 폭 10cm가량)에는 장착이 어려우며, 표준 미들 타워 규격의 본체(전후 길이 40cm, 좌우 폭 17cm가량)에만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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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쿨러(냉각장치)의 디자인이다. 라데온 HD 6850 / HD 6870의 쿨러는 기판 전면을 완전히 덮는 밀폐형 방식인데, 상단에 위치한 냉각팬으로 외부 공기를 빨아들여 기판 및 내부 부품을 식힌 후 영상 출력 단자가 위치한 고정 블래킷의 통풍구, 즉 PC 본체 후면으로 열을 배출하는 구조다. 이는 요즘 나오는 중급형 이상의 그래픽카드라면 거의 공통적으로 택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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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에 장착하는 슬롯은 두 제품 모두 PCI 익스프레스 2.0 x16 방식이다. 이는 2008년 즈음부터 나온 그래픽카드라면 거의 공통적인 부분이다. 2005년 즈음에 산 PC라면 PCI 익스프레스 2.0 x16의 하위 버전인 PCI 익스프레스 1.0 x16 슬롯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보다 오래된 PC라면 AGP 방식의 그래픽카드 슬롯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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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I 익스프레스 1.0 x16 슬롯에는 PCI 익스프레스 2.0 x16 그래픽카드를 꽂을 수 있지만 AGP 슬롯이라면 호환이 되지 않으니 구형 PC에서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다면 주의하도록 하자. 자신이 가진 PC가 어떤 규격의 그래픽카드 슬롯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PC 제조사나 메인보드 제조사에 문의하는 것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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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쿨러 후면에는 보조 전원 케이블을 꽂는 6핀 규격의 포트가 위치하고 있다. 중급형 이하의 그래픽카드라면 PCI 익스프레스 2.0 x16 슬롯에서 공급되는 전력만으로 그래픽카드의 구동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전력을 소모하는 상급형 이상의 그래픽카드라면 거의 필수적인 것이 이 보조 전원 포트다. 라데온 HD 6850은 1개, 라데온 HD 6870은 2개의 보조 전원 포트를 꽂아야 하는데, PC에 장착된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에 따라서는 6핀 보조 전원 케이블이 없거나 수가 모자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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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그래픽카드 구매 전에 이를 잘 체크해야 하며, 만약 6핀 보조 전원 케이블이 부족하다면 파워서플라이를 교체하거나 4핀 - 6핀 변환 케이블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6핀 보조 전원 케이블의 수 외에도 파워서플라이 전체의 출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하다. 참고로 AMD에서는 라데온 HD 6800 시리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500W 이상의 출력을 가진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영상 출력 포트 눈여겨볼 만

영상출력 포트는 DVI 2개 및 HDMI 1개, 그리고 미니 DP(Mini Display Port, 기존의 DP 포트를 작게 만든 것)가 2개로 총 5개다. 구형 모니터에서 사용하는 D-Sub 포트는 없지만 DVI를 D-Sub로 바꿔주는 젠더를 사용하면 D-Sub 출력도 가능하다. 변환 젠더는 따로 구매할 수도 있고, 그래픽카드 판매원에 따라 그래픽카드 패키지에 함께 제공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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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제품인 라데온 HD 5000 시리즈는 하나의 그래픽카드에서 3개, 2개의 그래픽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면 6개(제품에 따라서는 하나의 그래픽카드로 6개)의 모니터로 동시에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아이피니티(eyefinity)를 갖춰 화제가 되었는데, 라데온 HD 6850 / HD 6870은 아이피니티 기능을 더욱 향상시켜 하나의 그래픽카드로 4개의 모니터로 출력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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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제품의 미니 DP 포트의 경우, 최신 규격인 DP 1.2를 준수하므로 하나의 DP 포트를 여러 개로 나눠주는 허브(Hub)를 추가로 장착하면 1개의 미니 DP 포트에서 3개씩, 2개의 미니 포트를 모두 사용하면 6개의 모니터로 동시에 화면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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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피니티 기능을 사용하면 여러 개의 모니터를 동시에 조합해 하나의 큰 화면을 구성할 수도 있으며, 이 기능을 이용해 게임을 할 경우 1개의 모니터로는 느낄 수 없는 박진감을 경험할 수 있다. 2010년 11월 현재, 아이피니티 지원 게임으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호크스, 더트 2, 문명 5, 모던워페어 2 등이 유명하다. 그리고 아이피니티 기능은 동시에 여러 개의 화면을 주시하면서 정보를 살펴야 하는 증권업이나 금융업 종사자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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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HDMI나 DP 포트는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도 하나의 케이블로 전송하기 때문에 외부의 TV에 PC를 연결해서 영화나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도 유리한데, 이 경우, 지포스 9000 시리즈와 같이 과거에 사용하던 일부 그래픽카드는 메인보드나 사운드카드의 디지털 음성 출력부를 그래픽카드로 연결해 줘야 영상과 음성을 하나의 포트로 전송이 가능했다. 하지만 라데온 시리즈는 2007년에 출시된 라데온 HD 2000 시리즈부터 그래픽 카드 내부에 음성 출력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서 이런 번거로움 없이 영상 / 음성 동시 출력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라데온 HD 6000 시리즈를 PC에 설치하면 기존의 사운드카드 외에 또 하나의 음성 출력 장치가 PC의 등록정보에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 사양 높아 고해상도 게임 구동에 유리해

두 제품에 각각 내장된 라데온 HD 6850 GPU와 HD 6870 GPU는 ‘Bart’라는 코드명으로 함께 개발되던 것으로, 전반적인 특성은 유사하지만, 라데온 HD 6850 GPU는 775MHz, HD 6870 GPU는 900MHz의 클럭 속도로 작동하는 것이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이렇게 같은 계열의 GPU인데 클럭 속도만 다를 경우, 그래픽 화질이나 부가 기능은 같지만 3D 그래픽을 구동시킬 때 속도나 프레임에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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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GPU와 함께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디오 메모리의 경우, 두 제품 모두 GDDR5 규격의 1GB를 장착했으며, 메모리의 클럭 속도가 라데온 HD 6850은 1,000MHz, HD 6870은 1,050MHz라는 점만 다르다. 그리고 메모리 버스(bus: 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는 양쪽 제품 모두 상급형 제품답게 256비트 규격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그래픽카드는 보급형일 경우 64비트, 중급형일 경우 128비트 버스를 쓰는 경우가 많다.

비디오 메모리의 사양이 높을수록 고해상도 화면에서 게임을 할 때 성능 저하가 적다. 양쪽 제품 모두 상당히 높은 비디오 메모리 사양을 갖추고 있어서 1,920x1,080과 같은 HD급 이상의 게임을 구동할 때 유리할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참고로, GDDR5 메모리는 같은 클럭 수치를 가진 기존 메모리의 4배에 해당하는 성능을 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는 GDDR5 메모리를 장착한 그래픽카드의 사양을 이야기할 때 실체 클럭에 4배를 곱한 수치를 써 놓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라데온 HD 6850의 메모리 클럭을 4,000MHz, HD 6870은 4,200MHz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부가 기능도 충실한 편

그 외에 라데온 HD 6800 시리즈는 3D 입체영상의 출력을 지원하므로 3D 모니터나 3D TV, 그리고 3D 안경과 이를 지원하는 게임이나 블루레이 타이틀을 갖추고 있다면 3D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리고 UVD3(Unified Video Decoder-3)라는 동영상 가속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성능이 낮은 CPU를 갖춘 PC 사용하더라도 고화질의 HD급 동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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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라데온 HD 6850과 HD 6870은 위와 같이 전반적으로 높은 사양과 풍부한 부가기능을 가진 그래픽카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성능, 특히 게임을 구동할 때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참고로, 사용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성능 측정 도구인 윈도우 7의 ‘체험지수’에 나타난 ‘그래픽’과 ‘게임 그래픽’ 성능은 라데온 HD 6850이 양쪽 모두 7.7, 라데온 HD 6870이 양쪽 모두 7.8이었다. 윈도우 7 체험지수의 각 항목 최대 점수가 7.9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양쪽 제품 모두 기본 성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실제로 라데온 HD 6850과 HD 6870을 구동해 보며 체험한 성능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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