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귀를 위한 투자, 스틸시리즈 시베리아(Siberia) 넥밴드

김영우 pengo@itdonga.com

헤드셋이나 스피커 같은 음향기기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미덕은 역시 ‘음질’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마다 선호하는 ‘좋은 음질’의 기준이 다르고 청력 또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음향기기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음향기기의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사전에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여러 기기를 직접 비교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주변에 매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한 구매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제품의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디자인이나 사양만 살펴봐도 충분히 가늠이 가능한 제품의 부가 기능이나 편의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한 후에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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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스틸시리즈(Steelseries)의 헤드셋인 ‘시베리아(Siberia) 넥밴드’는 이러한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착용감이나 활용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하고 디자인도 깔끔하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인터넷 최저가는 약 7만 원.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음질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 이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기로 하자.

목 뒤로 넘겨 착용하는 ‘넥밴드’ 헤드셋

이 제품의 제조사인 스틸시리즈는 게임용 PC 주변기기 전문 회사로서, 헤드셋 외에도 마우스, 마우스패드, 키보드 등이 주력 제품이다. PC의 여러 가지 용도 중에서도 게임은 특히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적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게임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PC용 기기라면 품질에 기대가 생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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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넥밴드 역시 게임용 헤드셋이라는 것을 강조한 제품으로, 시중에서 1~2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는 보급형 헤드셋과는 여러모로 차이점을 보인다. 일단 디자인을 살펴보면 양쪽 스피커를 연결하는 밴드 부분의 길이가 상당히 짧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넥밴드(Neckband)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이 목 뒤로 밴드를 걸쳐 착용하는 헤드셋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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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의 길이가 한 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혹시나 목이 굵은 사용자는 착용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밴드 부분이 의외로 신축성이 있어 손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길이가 늘어난다. 또한, 밴드를 쉽게 휘거나 구부릴 수도 있지만 원상 복구도 빠르기 때문에 착용 후 고개를 양쪽으로 흔들어도 잘 흘러내리지 않았다. 다만, 넥밴드 형식 제품의 특성상,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거나 달리기를 한다면 일반 헤드셋에 비해 흘러내릴 가능성이 크니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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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에서 스피커 주변을 감싸고 있는 부분을 이어패드(earpad)라고 한다. 이어패드는 사용자의 귀에 직접 밀착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착용감과 직결되며, 주변 소음을 차단하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왜곡 없이 귀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시베리아 넥밴드의 이어패드는 1.5cm 정도의 두툼한 스펀지 재질이며, 표면은 직물로 마감했다. 직접 착용해 보면 상당히 푹신한데다가 귀 전체를 완전히 덮기 때문에 마치 겨울철에 쓰는 귀마개를 착용한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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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 가능한 마이크와 Xbox360 접속 기능으로 활용성 높여

시베리아 넥밴드는 게임용 헤드셋답게 마이크도 함께 갖추고 있어 온라인 게임 중에 상대 플레이어와 음성 채팅을 할 때 유용하다. 다만, 마이크라는 것이 음성 채팅 때 말고는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거추장스럽다. 이를 대비하여 시베리아 넥밴드는 마이크를 헤드셋 내부로 집어넣을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마이크 부분은 잘 휘어지기 때문에 편리하며, 마이크를 완전히 집어넣으면 일반적인 음악 감상용 헤드폰이 되기 때문에 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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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넥밴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비디오 게임기인 Xbox360용 헤드셋으로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Xbox360 온라인 플레이를 할 때 음성 채팅을 하려면 전용 헤드셋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전용 헤드셋은 음악 감상이 아닌 음성 채팅 전용으로 나온 제품이라서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출력만 가능하고, 음질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별도의 헤드셋을 사용하고자 해도 접속 포트가 Xbox360 전용이 아니면 사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시베리아 넥밴드는 Xbox360 전용 포트에 접속할 수 있는 변환 커넥터를 가지고 있으며, Xbox360 헤드셋 전용 포트 외에도 외부의 음향기기의 포트 1개를 추가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음성채팅은 물론, 스테레오 음향을 들으면서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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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길이 조절 기능을 겸한 볼륨 조절 리모컨

시베리아 넥밴드의 기본 케이블 길이는 1.29미터다. 이 정도면 책상 위에 놓인 PC의 전면 음성 포트에 꽂아 사용하거나 MP3 플레이어와 같은 휴대용 기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다만, PC를 책상 아래에 두고 쓰거나 PC 후면의 음성 포트에 헤드셋을 꽂으려면 케이블 길이의 부족함을 느낄 텐데, 이때는 함께 포함된 볼륨 조절 리모컨이 달린 1.38미터짜리 연장 케이블을 사용하자. 이렇게 하면 케이블의 총 길이가 2.67미터로 늘어나며, 볼륨 조절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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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은 없지만 무난한 소리 들려줘

직접 각종 콘텐츠를 구동시키며 시베리아 넥밴드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테스트에 사용한 기기는 VIA VT1815S HD 오디오 칩셋을 내장한 아수스 M4A87TD EVO 메인보드 기반의 PC이다. 별도의 사운드카드를 사용하면 보다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를 쓰고 있고,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의 음질도 많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테스트용으로 쓰기에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 테스트에 사용한 콘텐츠는 ‘스타크래프트 2’ 게임과 ‘투모로우’ 영화 DVD, 그리고 음악 사이트인 ‘멜론’에서 다운로드받은 10월 두 번째 주 상위 10위까지의 MP3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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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시베리아 넥밴드가 들려주는 음향은 고음(바이올린, 피아노, 여성 보컬 등)에서 저음(베이스 기타, 호른, 남성 보컬 등)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강조되는 부분 없이 고르고 무난하게 출력되는 느낌이었다. 귀를 울리는 저음, 혹은 칼같이 날카로운 고음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다소 밋밋하게 느낄 수 있는 소리다. 하지만 볼륨을 크게 높여도 소리가 찢어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소리의 명료성이 높은 편이라 왜곡이나 과장없이 원본 그대로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만족감이 클 듯하다.

디자인과 활용성이 눈에 띄는 제품

앞서 말했듯이 스틸시리즈의 시베리아 넥밴드는 디자인과 활용성 면에서 특히 눈에 띄는 헤드셋이다. 넥밴드 헤드셋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데다가 수납이 가능한 마이크와 길이 조절이 가능한 케이블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Xbox360용 헤드셋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PC와 Xbox360을 함께 가진 사용자에게 유용할 듯하다. 다만, 특색 있는 소리를 선호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음악감상을 자주 하는 사용자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음질 자체는 깨끗하지만, 고음이나 저음 부분이 특별히 강조된 부분이 없이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느낌이 강하고, 목 뒤로 밴드를 넘기는 형태로 착용하는 넥밴드 헤드셋의 특성상, 격렬한 움직임이 가해지면 헤드셋이 흘러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나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헤드셋을 원하는 사용자, 그리고 의자에 않아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헤드셋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이 제품을 추천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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