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2와 DDR3 가격에 관한 진실

필자는 주변인들로부터 PC에 대해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는 편이고, 또 필자에게 많이들 물어온다. PC방 운영을 6년 넘게 해온 경험도 있고 현재도 IT관련 직종에 몸을 담고 있어, PC에 관한 이런저런 이슈를 주변에 많이 알려주다 보니 언젠가부터 그들의 무료 상담원이 되어버린 듯하다. 이런 와중에 최근 지인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내가 이번에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알아봤는데 말이야. DDR2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 거냐? DDR3랑 거의 같던데? DDR2 성능이 DDR3만큼 좋아진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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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6일 현재. 다나와에 나와있는 삼성 DDR2, DDR3 메모리 가격. 정확히 800원 차이다

아...! 순간 어느 만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머리 속에서 전구가 반짝하고 들어왔다. 어느 정도 PC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라 하더라도 메모리나 CPU, 메인보드에 관한 가격의 2차적인 변동사항을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설명을 해주려고 하니 이것 참, 당최 짚어줘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았다. 하나를 설명하더라도 전후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말이 너무 길어질 듯했다. 일단은 우선 이렇게 말하고 싶다.

“PC 주요 부품의 가격은 주식과 같다!”

1.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면 PC의 부품 가격은 변화를 겪는다

어느 정도 PC에 대한 관심이 있고 정보 습득이 빠른 사용자라면 무슨 의미인지 눈치챘을 거라 믿는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이전 기술을 바탕으로 출시됐던 부품들은 서서히 단종되거나 유통 물량이 줄어든다. 더불어, 새로운 기술의 제품들이 출시,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다.

그전까지 A라는 부품을 구입해 계속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고장이 났을 때 이 A라는 부품으로 바꿔야 하는데, 부품을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왜? 시장에서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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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래서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르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떠올리면 된다.

2. 그럼 앞으로는 무조건 DDR3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정답일까?

DDR2 메모리와 DDR3 메모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단 성능의 차이가 있다. DDR3 메모리는 DDR2 메모리에 비해 동작속도와 대역폭(데이터가 운반되는 통로)이 넓어서 데이터를 보다 빨리, 더 많이 처리할 수 있다. 그럼 지금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무조건 DDR3로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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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DDR3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좋다. 단, 자기 PC의 메인보드가 DDR3 메모리를 지원한다면 말이다. DDR2용 메인보드에는 DDR3 메모리를 꽂을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가지고 있는 PC가 구입한지 2년이 넘었다면 DDR2 전용일 가능성이 크다(2009년 12월 현재, 팔리고 있는 PC의 절반 정도도 DDR2 전용이다). 따라서 무턱대고 DDR3 메모리를 샀다간 돈만 날릴 수 있으니 자신의 PC 사양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DDR3 메모리가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DDR2 메모리를 살 수밖에 없는 집단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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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DDR2 전용보드 중 하나인 ASUS P5Q STCOM,
오른쪽은 DDR3 전용보드 중 하나인 ASUA P7P55D STCOM

3. 향후 DDR2와 DDR3의 가격은 어떻게 변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도 모른다. 주가와 같이 많은 변동사항이 산재된 것이 이 메모리 가격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해볼 수 있다. DDR2 가격이 DDR3 가격과 거의 비슷해지거나, 오히려 DDR2 가격이 더 비싸질 수도 있다. 다만, 이 가격 형성이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삼성이나 하이닉스처럼 메모리를 제조, 판매하는 반도체 기업이 물량을 얼마나 공급하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또 하나의 변동사항으로, PC의 세대 교체에 따라 수요층이 얼마나 변화하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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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DR2 2GB PC2-5300의 최근 6개월간 가격변동표

지금 PC시장은 인텔 코어 i3/i5 시리즈 출시 이후에 PC를 교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이제는 과거의 코어2 듀오/쿼드 시스템과 비슷한 비용으로 최신 코어 i3/i5 시스템을 구입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코어 i7은 너무 비쌌기 때문에 PC를 교체하는 사람이 적었지만, 코어 i3/i5는 코어2 듀오/쿼드의 가격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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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DR3 2GB PC3-10600 최근 6개월간 가격변동표

이렇게 코어 i3/i5 시리즈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DDR3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수록 반도체기업들은 DDR3를 집중적으로 생산할 것이며, 이에 따라 가격도 자연스레 내려갈 것이다.

현재의 추세를 놓고 보면 지금 정도의 DDR2 가격과 DDR3 가격은 한동안 거의 같은 수준을 보여주다가, DDR3의 가격이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한동안 DDR2는 DDR3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다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시장이 완전히 전환되면 DDR3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사라질 것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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