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데이타(ADATA), 한국 메모리 시장 공략 선언

김영우 pengo@itdonga.com

요즘 PC에서 플로피 디스크나 CD-ROM을 사용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저장 용량은 적은데 속도는 느리고 사용하기도 불편해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USB 메모리나 SD카드, CF카드와 같은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저장장치다. 이러한 장치들은 매체의 크기에 비해 저장 용량이 넉넉하고 사용방법도 간단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그러다 보니 너무나 많은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가 시장에 쏟아지게 되었고, 이에 참여한 업체들은 그야말로 피 말리는 경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되었다. 한국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요즘은 불과 몇 천 원대에 판매되는 USB 메모리나 SD카드도 많고, 심지어는 행사 기념품으로 USB 메모리가 제공되는 경우도 흔하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 주변에서 어지간한 사용자라면 USB 메모리나 SD카드 1~2개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더구나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 등이 대중화되면서 더욱 그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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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포화상태’에 이른 한국의 플래시메모리 시장에 대만의 저장장치 전문업체인 ‘에이데이타(ADATA)’가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10월 13일, 에이데이타의 한국 지사인 에이데이타코리아(www.adata.co.kr : 법인장 노성수)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에이데이타코리아의 관계자들은 특정 제품보다는 에이데이타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세계 3위의 USB 메모리 업체, 에이데이타

에이데이타는 2001년에 설립된 업체로서, USB 메모리 및 메모리카드, 그리고 D램 모듈 및 SSD, 외장 하드디스크 등이 주력 상품이다. 2009년 세계 전체 기준으로 USB 메모리 시장에서는 3위, 메모리카드 시장에서는 5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그 동안 대만 및 중국, 북미 등의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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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Interbrand)의 2009년 발표에 의하면, 에이데이타는 대만의 종합 브랜드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플래시메모리 업체인 트랜센드(Transcend: 16위)와 메인보드 업체인 기가바이트(Gigabyte: 17위)보다 높은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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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데이타의 한국 지사인 에이데이타코리아는 2009년 6월에 처음 설립되었으나, 그동안은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 거래) 사업에만 집중하였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날의 발표를 기점으로 B2C(Business to Customer: 기업과 소비자간의 거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그 일환으로 서울 용산 전자 상가에 브랜드 홍보관인 ‘에이데이타 플라자’를 오픈하여 한국 소비자와의 만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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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데이타코리아의 노성수 법인장은 한국 USB 메모리 시장의 공략 전략에 대해서 “한국 소비자들은 눈이 높고 입맛이 까다롭다”고 말하며,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전문 디자이너를 영입하여 한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D램 시장에 대해서는 “오버클러킹 등으로 성능을 높인 제품 등으로 매니아들을 우선 공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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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에 따르면, 에이데이타코리아의 2009년 매출액은 2,100만 달러 규모였으며, 2010년의 매출액은 당초 목표였던 3,500만 달러를 넘어 5,000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와 함께, 2012년에는 매출액 1억 달러 달성과 함께, 한국 플래시메모리 및 외장하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에이데이타는 회사의 규모나 출시 제품의 종류 등으로 따져볼 때, 대만을 대표하는 주요 메모리 업체 중 한 곳임은 틀림 없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에이에이타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 시기 역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점에 대해서 에이데이타코리아의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 진출이 늦어진 것은 그만큼 준비 기간이 길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늦었다기보다는 적절하다고 보는 것이 올바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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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행사장 외부에는 한국 시장에 출시할 에이데이타의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이 각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유니폼 모양으로 디자인된 USB 메모리였는데, 한국 팀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라 인상에 남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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