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이모저모

국내 휴대폰 제조사 중에서 그나마 스마트폰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한 두 기업이 있다면 바로 삼성전자와 팬택을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처가 늦은 바람에 고생하고 있지만(자세한 내용은 이전 기사 참고(http://it.donga.com/plan/3115/)), 팬택은 지금의 상황에 잘 대처해 나가고 있기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핑크빛 미래를 꿈꿔 볼만하다. 단순 판매량만 봐도 그렇다. 팬택의 ‘베가’와 ‘이자르’ 그리고, ‘시리우스’는 LG전자의 옵티머스 제품들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판매되었다(현재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으로만 본다면,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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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베가 출시 런칭쇼에서 팬택 박병엽 부회장이 “베가는 팬택 20년 휴대폰 사업 노하우가 집약된 최고 수준의 제품이다. 아이폰4와 정면 승부를 벌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겠다”라며 자신감에 찬 포부를 밝혔던 것이 생각난다. 앞으로 얼마나 그 목표에 다가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팬택이 보여주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발 빠른 대처는 팬택의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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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리우스

2010년 5월 출시된 시리우스는 팬택이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대해 엿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 팬택은 시리우스를 출시하면서 타사의 스마트폰처럼 제품의 사양이나 사용법, 애플리케이션 등을 강조하지 않고 팬택 스카이만의 독특한 제품 컨셉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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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리우스는 독특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함으로써 사용자가 팬택의 첫 스마트폰을 장난감처럼 쉽게 접할 수 있게 알렸다는 점을 높게 살만하다. 예를 들어, 시리우스에는 ‘안드로이안 번역기’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는데 이는 한글에 일정한 법칙을 적용해 안드로이어(語)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한글로 번역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렇게 간단한 재미 유발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하게 업데이트해 처음 접하는 스마트폰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관련 기사: http://it.donga.com/itnews/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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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품 사양도 그리 뒤떨어지지 않아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3.7인치 아몰레드(AMOLED) 감압식 터치 스크린 화면(해상도 800x480)과 퀄컴 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 시리우스만의 독특한 인터페이스, 안드로이드 2.1 운영체계, 500만 화소 카메라, 내장 DMB, DivX 코덱 지원, HDMI 단자, Micro SD 카드 8GB 기본 제공, 플래시 지원 등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5mm 이어폰 단자가 없다는 것과 내장 애플리케이션 설치 공간이 500MB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기는 하나(애플리케이션 설치 공간은 안드로이드 2.2버전 업그레이드 이후 외장 메모리에 설치할 수 있다), 2010년 9월 현재 총 12만 대가 판매되었으니 스마트폰 중에서는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여성을 위한 스마트폰을 꿈꾸다, 이자르

시리우스가 출시된 지 2개월이 지난 후, 팬택은 여성을 위한 스마트폰이라며 이자르를 선보였다. 이자르 역시 제품 사양과 성능보다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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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하단에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부분의 라이팅 효과는 전화 및 메시지 수/발신, 알람, 모닝콜 등의 효과가 있을 때마다 7가지 컬러가 구현되어 획일화된 디자인의 스마트폰과 다르게 다양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구혜선의 이자르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여성을 위한 감성을 자극한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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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능만으로 보자면 먼저 출시한 시리우스나 최근 선보인 베가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탑재된 프로세서가 600MHz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화면 크기도 3.2인치 일반 LCD 정전식 터치 스크린 화면(해상도 800x480)에 불과하며, Divx 미지원, 3.5mm 이어폰 단자 미지원, Micro SD 카드 4GB 기본 제공 등 자사의 다른 스마트폰 사양과 비교해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제품의 성능보다는 여성을 위한 스마트폰이라는 특징과 저렴한 가격(69만 원대)이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현재 누적 판매량 17만 대). 여담이지만, 이자르는 제품 닉네임보다 TV CF로 활동한 구혜선의 이름을 딴 ‘구혜선폰’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아이폰과 경쟁을 선언한, 베가

서두에서 밝혔다시피, 아이폰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내놓은 팬택 스마트폰이 바로 베가이다. 지난 7월 말 출시되었지만, 현재(2010년 9월 말)도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블랙, 화이트, 핑크, 골드 브라운의 총 4가지 색상이 연이어 출시되었으며, 한국인의 손에 맞게 제작된 디자인이 베가의 특징이다(슬림한 옆면에 위치한 버튼도 한국인의 엄지손가락에 맞게 배치, 디자인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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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그간 시리우스와 이자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제품 안에 담아내었다. 시리우스에 적용되었던 감압식 터치 스크린 방식을 베가는 정전식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바꾸었으며, 그동안 없었던 3.5mm 이어폰 단자를 탑재했다. 또한, 그간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지적을 받아 왔던 부분도 개선했으며, 3D 위젯 적용, 별도 설정 메뉴, 폴더별 재생이 가능한 음악 플레이어, 폰트 변경, 720p 동영상 촬영 가능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성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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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사양도 현재 출시된 여러 스마트폰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3.7인치 아몰레드(AMOLED) 화면(해상도 800x480)과 퀄컴 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2.1 운영체계, 500만 화소 카메라, 이어폰 안테나 DMB, DivX 코덱 지원, Micro SD 카드 8GB 기본 제공, 114g의 무게(갤럭시S보다 가볍다) 등 고성능 스마트폰이라 해도 무방하다. 현재 90만 원대의 고가이면서 가장 늦게 출시된 제품이지만 벌써 11만 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렇듯 아직 3종의 스마트폰만을 출시한 팬택이지만 총 판매량은 40만 대에 달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모토로라, HTC 등 국외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들어와 경쟁하고 있는 지금 LG전자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잘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다.

팬택이 시리우스를 출시하면서 오픈한 안드로이안스 스페이스(Androians’ Space, http://www.androians.com/)라는 홈페이지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에 대처하는 팬택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해당 홈페이지는 마치 가상의 우주처럼 꾸며져 있는데 팬택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새로운 행성이 하나씩 추가된다.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것을 보면 ‘팬택이 처음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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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400만 대를 넘어 내년이면 천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을 위시해 모토로라, HTC와 같은 국외 제조사들의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 또한 당연하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제조사로서 팬택의 이러한 분전이 뜻깊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앞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팬택 스마트폰을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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