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축한 앱스토어 생태계, 연간 5,19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

[IT동아 권명관 기자] 애플이 'App Store(이하 앱스토어)' 생태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활동(매출 및 판매 실적에 대한 시장 규모 조사)에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지난 2019년 데이터로 전세계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 시장 규모는 5,190억 달러 규모(한화 약 630조 원)다. 이번 조사 카테고리는 '모바일 상거래(m-commerce) 앱',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 앱', 그리고 '인앱(in- app) 광고'를 대상으로 했다.

2019년 전세계 앱스토어 생태계 경제 규모, 출처:
애플
2019년 전세계 앱스토어 생태계 경제 규모, 출처: 애플

< 2019년 전세계 앱스토어 생태계 경제 규모, 출처: 애플 >

앱스토어 생태계로 구축한 애플의 시장경제

"종전에 쓰던 휴대전화는 사용하기에 불편했다. 소프트웨어는 끔찍했고 하드웨어는 별볼일 없었다.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엄청난 기회였다. 그렇다면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상적인 휴대전화를 만들어 보자. 우린 아이팟을 통해 쌓은 기술력과 매킨토시용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휴대전화 안에 정교한 운영체제를 넣을 수 있을 지가 문제로 떠올랐다. 회사 내에서도 가능하다/불가능하다 의견이 분분했고, 결국 내가 결단을 내렸다. 우리 한 번 해보자. 그리고 결국 해냈다."
- 스티브 잡스, 포춘과의 인터뷰 中

애플은 항상 앱스토어 생태계를 강조한다. 앱 개발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앱스토어를 통해 지금의 애플이 존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이 월드컵 4강 진출로 뜨거웠던 2002년은 애플이 첫 아이팟을 선보인 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휴대전화를 구상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휴대전화, 업무용 블랙베리, MP3플레이어를 따로 들고 다녔다. 잡스는 언젠가 이 모든 기기를 하나로 합친 물건이 등장해 아이팟의 지위를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격이 곧 최선의 방어. 결국 잡스는 휴대전화 산업에 뛰어드는 게 해결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13년 열린 'WWDC 2013'에서 팀 쿡이 앱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500억 건 돌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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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열린 'WWDC 2013'에서 팀 쿡이 앱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500억 건 돌파를 발표했다 >

휴대전화 개발에 착수한 애플에게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운영체제였다. 지금의 iOS(초기 iPhone OS로 불리다가 2010년 iOS로 통일)'다. 운영체제와 함께 아이폰 디자인을 완성한 뒤, 2007년 6월 첫 아이폰을 발표했다. 그리고 2008년 앱스토어 문을 열었다(다음달이면 이제 12주년을 맞이한다). iOS 운영체제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앱을 다양한 개발자 및 기업이 유통할 수 있도록 제공한 것. 개발자와 사용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 앱스토어 생태계는 아이폰과 iOS, 앱의 3박자를 갖추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0년 앱스토어 등록 앱은 20만 개를 돌파했다, 출처:
애플
지난 2010년 앱스토어 등록 앱은 20만 개를 돌파했다, 출처: 애플

< 지난 2010년 앱스토어 등록 앱은 20만 개를 돌파했다, 출처: 애플 >

간혹 애플을 아이폰만 만드는 회사라고 말하곤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지 않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 애플 워치, 맥, 맥북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iOS(아이폰, 아이팟), iPadOS(아이패드), macOS(맥, 맥북), watchOS(애플워치), tvOS(애플TV) 등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그리고 앱스토어를 통해 각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유통한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지금의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는 존재할 수 없다.

참고로 현재 앱스토어 등록 앱은 약 200만 개이며, 매주 175개국에서 5억 명 이상이 방문한다. 다운로드 건수는 수억건이며, 앱스토어에 등록한 개발자는 약 2,300만 명이다. 처음 아이폰을 개발했을 당시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던 앱은 500개 정도였다.

연간 5,190억 달러, 한화 약 630조 원의 시장경제

2019년 앱스토어 생태계를 통해 발생한 5,190억 달러 규모의 시장경제 중 '실물 상품과 서비스 분야' 판매 실적이 4,130억 달러(한화 약 501조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카테고리 안에서 모바일 상거래 앱이 판매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그중 리테일(retail)이 2,680억 달러(한화 약 325조 원)로 가장 컸다. 리테일 앱은 쿠팡, 이마트몰, 11번가, 아이디어스와 같은 모바일 상거래 앱을 포함한 결과다.

다른 유형의 모바일 상거래 앱도 실물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에 있어 가장 큰 창출원에 속했으며, 특히, 야놀자, 대한항공과 같은 여행 앱은 570억 달러(한화 약 69조 원)를 창출했다. 카카오T 및 쏘카 등 차량공유 앱은 400억 달러(한화 약 48조 원)를 창출했고 배달의 민족, 쿠팡 이츠 등 음식 배달 앱은 310억 달러(한화 약 37조 원)를 창출했다. 자세한 결과는 아래 표를 확인하자.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전세계 시장경제 규모, 출처: Analysis
Group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전세계 시장경제 규모, 출처: Analysis Group

<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전세계 시장경제 규모, 출처: Analysis Group >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의 매출 및 판매 실적은 610억 달러(한화 약 74조 원)로, 해당 카테고리는 음악 및 동영상 스트리밍, 피트니스, 교육, 전자책 및 오디오북, 뉴스 및 매거진, 그리고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앱 등을 포함했다. 게임은 2019년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 유형으로 이 카테고리 내에서 매출 및 판매 실적이 가장 컸다. 2019년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최다 다운로드를 기록한 '마리오 카트(Mario Kart Tour)'와 애플이 2019년 올해의 아이폰 게임으로 선정한 인디 개발업체 'Thatgamecompany'의 'Sky: Children of the Light' 등이 있다.

인앱(in-app) 광고 판매 실적은 450억 달러로, 그 중 44%는 게임에서 나왔다. 높은 인앱 광고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게임 이외 앱은 대개 네이버처럼 다운로드와 이용이 무료인 앱이었다. 다만, 핑크퐁 및 왓챠플레이처럼 콘텐츠에 접근하려면 앱 내 구입(in-app purchase)을 해야 하는 경우도 인앱 실적은 높았다.

참고로 애플이 개발자에게 지급하는 직접적인 지불액은 실물 상품과 서비스 등과 같은 다른 창출원의 판매 금액과 비교해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와 관련된 매출에서만 수수료를 받고 있어, 5,190억 달러 가운데 85% 이상은 서드파티 개발자와 개발사에게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데이터도 공개했다.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중국이 2,460억 달러(약 298조 원)로 전세계에서 앱스토어 시장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다. 뒤를 이어 미국이 27%, 유럽이 10%, 일본이 7%를 비중을 차지했으며, 한국을 포함한 이외 지역은 기타로 9%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경우 빠르게 성장한 모바일 커머스의 영향으로 실물 상품과 서비스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의 경우 인앱 광고 판매 실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전세계 지역별 시장경제 자료, 출처: Analysis
Group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전세계 지역별 시장경제 자료, 출처: Analysis Group

<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전세계 지역별 시장경제 자료, 출처: Analysis Group >

한편, 이번 조사는 측정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추정한 결과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가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앱 경제 규모는 2018년 한해 동안 미국 내에서 3,40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앱애니는 2016년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전세계 앱 경제 규모를 1조 3,000억 달러라고 공개했으며, 오는 2021년 6조 3,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를 발표하며 애플은 앱스토어 앱 개발자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팀 쿡 CEO는 "앱스토어는 개발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앱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며, "앱스토어는 창업, 건강과 웰빙,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사람들이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는 1인 개발자부터 수천명이 일하는 개발업체까지, 앱스토어 생태계 참여자 모두를 지원하고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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