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다중 사운드 장치 - 오존 스트라토 5.1ch

이문규 munch@itdonga.com

사실 소리/사운드와 관련된 정보를 글로 표현하기가 가장 난해하다. 회장님이 직접 출연했다는 모 광고처럼, 사운드 매니아에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직접 들려주기도 그렇고…. 대부분의 전기/가전 기기가 그러하지만, 특히 AV, 즉 영상 및 오디오 관련 기기는 비쌀수록 분명 제값을 한다. 영상 기기라면 탁월한 화질을 보여줄 것이고, 오디오/음향 기기라면 일반적인 제품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세세한 소리까지 들려줄 것이다. 이러한 음향적 특징을 리뷰로 담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수십,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오디오/음향 기기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희망을 품고 열심히 적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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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서 나오는 사운드를 우리 귀로 듣기 위해서는 스피커나 헤드폰(이어폰)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컴퓨터 사운드 출력 장치에 대해서 대단히 인색하다. 컴퓨터가 높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고급 CPU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듯, 컴퓨터가 양질의 사운드를 출력하기 위해서는 (사운드카드/칩도 중요하지만) 스피커나 헤드폰과 같은 출력장치도 양질이어야 한다. 하지만, '스피커/헤드폰'하면 흔히들 '컴퓨터 살 때 덤으로 주는 주변기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같은 컴퓨터 사운드라도 저가 스피커와 고가 스피커는 분명히 다른 품질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헤드폰이나 이어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오존(Ozone)의 5.1채널 헤드셋 '스트라토(Strato)'도 마찬가지다.

헤드폰과 헤드셋
둘 다 머리에 둘러쓰니 '헤드(head)'가 붙는다. 음(音)을 출력하는 기기라 '폰(phone)'을 붙여 '헤드폰'이다. 이어폰(ear- phone)은? 당연히 귀에 꽂아 듣는 출력 기기다. 헤드셋은 헤드폰에 마이크까지 '세트'로 달아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헤드셋은 기기에 연결되는 케이블이 두 가지다. 하나는 오디오 출력용, 하나는 오디오 입력용이다(당연히 헤드폰과 이어폰은 케이블이 하나다).

헤드셋은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화상 통화와 컴퓨터 게임 내 대화 등에 활용되면서, 키보드/마우스와 함께 컴퓨터 주요 주변기기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를 사용할 기회가 없다면 헤드셋보다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이 더 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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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존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알아봐야 할 듯하다. 솔직히 본 리뷰어도 제품을 받아 들고서 처음 알게 됐다. 오존(Ozone)은 스페인에서 태어난 컴퓨터 게임용 주변기기 전문 업체다. 유럽에서는 이미 이름을 제법 떨치고 있는 브랜드로, 얼마 전 우리나라 진출을 선언하고 컴퓨터 부품 전문 업체인 앱솔루트코리아(www.abko.co.kr)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건 몰라도, 품질이나 사후 지원 등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오존의 주요 제품으로는 헤드셋, 키보드, 마우스, 마우스 패드, (이들 기기를 넣고 다니는) 백 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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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으로 듣는 5.1채널 사운드

오존 스트라토는 헤드셋 제품군 중 고급 제품에 속하는 '5.1채널' 지원 제품이다. 음향 기기에 있어 '채널'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특히 헤드폰/헤드셋에서는 일부 고급 제품만 이를 지원하고 있다. 채널이 정확히 구분, 출력되는 기기를 접해 보면, 왜 AV 마니아들이 수십,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음향 기기를 구매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물론 '완전 막귀'라면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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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기기의 '채널' 출력
사운드가 출력되는 형식을 두고 나눈다. 예를 들어, 양쪽 스피커에서 동시에 출력되는 스테레오(stereo) 출력은 2채널, 여기에 중저음(베이스)을 강조하는 우퍼(woofer)를 가미하면 2.1채널이 된다(즉 뒤에 붙은 '.1'이 우퍼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5.1채널이면, 전방 좌우 스피커 2개와 후방 좌우 스피커 2개, 전방 중앙 스피커 1개와 우퍼 1개로 조합된 구성이다. 최근에는 7.1채널 구성도 등장했다. 5.1채널 구성에 후방에 2개의 스피커(서라운드-백)를 더 둔 형태다. 이러한 채널 구분 출력은 기기뿐 아니라 타이틀(영화, 게임 등)에서도 지원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7.1채널을 지원하는 타이틀은 그다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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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다중 채널 음향 기기는 동일한 소리가 동시에 모든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형태가 아니다. 이를 테면, 5.1채널이라 해서 5개 스피커와 1개 우퍼에서 같은 소리가 나는 게 아니라, 상황과 조건에 따라 각 스피커의 출력 여부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쟁 영화 등에서 총탄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 소리가 전후좌우 스피커를 이동하며 구분, 출력된다. 5.1채널 사운드 출력을 지원하는 게임에서도 그 각 채널 효과를 정확히 체험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헤드폰/헤드셋과 별반 차이 없는 듯하다. 양쪽 귀에 맞도록 큼지막한 스피커 부분(유닛)이 달려 있고, 스피커 주변은 스펀지로 둘러싸여 있다. 머리 쪽에는 푹신한 스펀지도 붙어 있어 장시간 착용에도 머리에 압박감이 없도록 했다. 스피커 양쪽으로 약 4cm 정도 길이를 늘일 수 있게 되어 있다. 주변에 ‘한 머리 크기’ 한다는 지인에서 씌워 봐도 양쪽 귀에 비교적 잘 들어맞았다. 다만 스피커 부분 스펀지 안으로 귀가 완전히 들어가지 않아(둘레가 약간 작음) 오래 쓰고 있으니 귓불과 귓바퀴가 눌려 좀 아리기는 했다. 본 리뷰어 귀가 ‘부처님 귀’는 아닌데도 이러하니 스피커 유닛 크기가 약간만 더 컸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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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왼쪽부터 오름차순으로 소두(여)/중두(남)/대두(남) 형이다

왼쪽 스피커에는 마이크가 달려 있는데, 약 1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위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어 거치적거리지 않는다. 또한 마이크 암(arm)도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어 나름대로 편리하다. 전체 케이블 길이는 약 3m 정도로 데스크탑 또는 노트북 사용 환경이라면 부족하지 않을 듯하다(오히려 너무 길어 발이나 의자에 밟히기도 한다).

케이블 중간에는 뭉툭한 조절/제어 부분이 있는데, 5.1채널에 맞게 각 스피커 볼륨을 조절할 수 있고 마이크 사용/미사용 버튼도 있다. 가운데에는 헤드셋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LED 바가 있는데 깜빡거리는 것 외에 별다른 기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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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끄트머리에는 컴퓨터와 연결하는 단자가 있는데, 일반적인 스테레오 단자가 아닌 USB 포트다. 과연 USB 포트에 연결하면 5.1채널로 분리되어 사운드가 출력될까? 연결 포트가 USB인 것은 스트라토 자체가 하나의 외장 사운드카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라토를 컴퓨터에 연결한 다음 내장된 CD를 통해 드라이버와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복잡할 거 없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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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일반적인 헤드폰/헤드셋과 다른 점은 없고, 무게가 약간 무겁긴 하지만 영화 2편을 보면서 약 4시간 동안을 착용하고 있어도 무게로 인한 중압감이나 피로감은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5.1채널의 화려한 사운드 때문에 그걸 느낄 새가 없었던 것 같다(실제 무게는 약 460g이다).

5.1채널 헤드셋 설치는 어렵지 않나?

스트라토 제품 박스는 커다랗지만 내부에는 제품 본체와 설명서(영문) 한 권과 설치 CD 한 장이 전부다. 설명서가 한글화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설명서를 반드시 봐야 하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트라토 USB 포트를 컴퓨터에 꽂고 잠시 기다리면 알아서 관련 드라이버를 설치한다(윈도우 7, XP 동일). 이제 설치 CD를 넣고 USB 헤드셋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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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재부팅하면 이제 작업표시줄(윈도우 바탕화면 우측 하단 시계표시줄)에 ‘오존 5.1채널 헤드폰’이라는 아이콘이 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부터, 즉 스트라토를 USB 포트에 꽂은 순간부터 컴퓨터에서 출력되는 모든 사운드는 스트라토를 거쳐 5.1채널로 분리, 출력된다. 물론 스트라토를 빼면 그동안 사용하던 일반 스피커로 출력된다.

만약 앞서 설치 CD로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도 일반적인 스테레오 2채널 사운드는 들을 수 있다. 2채널 만으로도 다른 헤드폰/헤드셋, 특히 이어폰 등과는 체질적으로 다른 공간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긴 한다.

참고로 설치 프로그램은 CD뿐 아니라 앱솔루트코리아 홈페이지에서도 다운로드받을 수 있고,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64비트에서도 정상 작동됐다.

들어보자, 5.1채널 사운드

컴퓨터 내장 사운드가 일반화되면서 사용자는 대부분 ‘막귀’ 모드로 하향 평준화되어 버렸다. 컴퓨터로 들을 수 있는 사운드가 너무나도 ‘디테일’하고 ‘다이내믹’함에도, 우리는 고화질 동영상만 갈망하고 있다. 5.1채널 스피커도 아니고 5.1채널 헤드셋으로 듣는 사운드는 어떨지 체험해 봤다. 여기서는 영화, 게임, 음악으로 나눠서 모두 5.1채널을 지원하는 소스를 구해 확인했다.

5.1채널 음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화는 아무래도 전쟁 영화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총탄의 날카로움과 전장의 긴박한 분위기를 잘 표현해 내기 때문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이 대표적이다. 본 리뷰어는 이중에서 ‘블랙 호크 다운’을 선택했다. 수십, 아니 아마도 백 번은 넘게 본 전쟁 영화의 교과서다. 당연히 DVD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컴퓨터 파일로 저장(리핑)한 소스로 테스트했다.

영화를 감상하기에 앞서 우선 오존 5.1채널 헤드셋 프로그램으로 음향 설정을 확인해야 한다. 작업표시줄에서 오존 아이콘을 더블 클릭하여 설정 창을 열고, ‘메인 설정’ 탭에서 출력 설정이 ‘5.1ch’로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그런 다음 윈도우의 소리 설정 창에서 '스피커 - USB Multi-Channel Audio Device'를 기본 장치로 설정한다(윈도우 7 기준,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눌러 '기본 장치로 설정'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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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까 봤던 오존 헤드셋 프로그램에서 출력 장치의 채널 분리 테스트를 수행하여 전방 좌(L)/우(R), 전방 센터(C), 후방 좌(Ls)/우(Rs), 우퍼(Sw)의 출력을 확인하면 된다. 각 스피커의 볼륨이 크거나 작다면 스트라토에 달려 있는 뭉툭한 제어기로 조절하면 된다.

5.1채널을 즐기기 위한 준비 - 오디오 코덱
경우에 따라 오디오 코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코덱(codec)이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혹은 그 반대로) 변환해 주는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를 말하는데, 5.1채널과 같은 음향 효과가 포함된 영상 소스를 컴퓨터 등의 기기에서 재생하려면, 그에 맞는 코덱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포털 사이트 공개자료실 등에는 다양한 오디오/비디오 코덱이 존재하니, 가장 인기 있는 걸 다운로드, 설치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AC3 filter' 등을 설치한다(본 리뷰어도 이를 설치했다. 이 코덱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AC3 오디오 코덱이 적용된 동영상 파일을 곰 플레이어로 재생하면, 코덱 설치 유도 웹페이지로 접속되며 해당 페이지에서 AC3 filter 코덱을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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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화 테스트로 돌아와서, 스트라토를 쓰고 '블랙 호크 다운'을 재생했다. 재생 프로그램은 '곰플레이어'를 사용했고, 재생 정보를 보니(컨트롤 키+F1 키) [오디오 정보]에 디코더는 'AC3Filter', 재생 채널은 '6채널'로 설정돼 있었다. 여기서 만약 채널이 2채널로 되어 있다면, 디코더 항목을 클릭해 코덱 설정 창에서 '3/2+SW 5.1채널(코덱에 따라 설정이 다름)'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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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고 'AC3Filer' 창의 출력 그래프를 보면 각 채널 스피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트라토 5.1채널 헤드셋으로 다시 본 '블랙 호크 다운'은 몇 번을 봤음에도 또 다른 느낌을 줄 정도로 확실한 채널 분리 효과를 들려줬다. 소총 격발 소리(소총 종류에 따라 격발 소리가 다르다), 총탄 날아가는 소리, 수류탄 터지는 소리, 험비(군용 수송차량) 엔진 소리, 미군/소말리아군의 함성 등이 너무도 또렷하게 귀에 박혔다. 5.1채널 사운드, 그것도 헤드셋으로는 처음 감상하다 보니, '이 장면에서 이런 사운드가 있었구나…' 하는 새로운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니 재탕, 삼탕 영화라도 끝까지 볼 수밖에…. 소리의 원근감, 즉 주인공 주변과 먼 장소의 격발 소리도 정확하게 구분, 출력됐다(아무리 설명해봐야 감이 안 올 것이다.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다른 장르는 몰라도 전쟁영화는 이런 사운드로 즐겨야 한다. 실제 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 그것은 화면의 크기나 화질이 아닌 사운드로 결정된다.

헤드셋으로 들어 본 5.1채널 사운드는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과연 두 개의 스피커 유닛으로 사운드를 분리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이 정도면 10여만 원의 가치는 충분하리라 생각됐다. 물론 하나의 스피커 유닛으로 전방/후방 사운드를 아주 정확하게 분리하진 못했지만, 가격대에 비해서는 만족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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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컴퓨터 게임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최근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스타크래프트 2 - 자유의 날개(이하 스타2)'를 실행했다. 현재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당연히 5.1채널 사운드를 지원한다. 게임 내 옵션 설정에서 '소리' 항목의 '출력 장치', '스피커 설정'을 각각 '스피커(USB Multi…)'와 '5.1'로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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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캠페인 모드와 멀티 플레이어 모드를 각각 실행해 봤다. 여기서도 스트라토는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웅장한 배경 음악, 각 유닛의 선택음, 주인공의 환경 및 장소에 따른 음향 효과(육성, 기계음, 음성 울림 등), 전투 장소에 따른 원근감 등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스타2를 평소에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5.1채널 사운드로 들이며 진행하니 일단 몰입도 하나는 인정할 만했다. 물론 이러한 출력 성능은 스트라토가 아닌 다른 5.1채널 헤드폰/헤드셋도 비슷할 것이다. 어떤 제품이 됐든 양질의 음질을 들려줄 것이니, 다중 채널 사운드를 지원하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면 고급 키보드/마우스와 함께 5.1채널 헤드셋도 하나쯤은 마련해둘 만하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는 어떨지 국민 총 쏘기(FPS) 게임인 '서든어택'으로 확인했다. 원래 이 스트라토 헤드셋은 FPS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이라 한다. 이 리뷰를 작성할 2010년 9월 현재, 서든어택은 아직 5.1채널 사운드를 지원하지는 않지만(이를 지원하는 온라인 게임은 많지 않다), 게임에 몰입할 수 있을 정도의 음질을 들려줬다. 하지만 이 정도 음질은 웬만한 헤드셋(초저가 제품이 아닌 이상)이라면 응당 들려줄 것으로 예상한다.

음악은 클래식 연주와 팝/기타 연주 등을 재생해 들어 봤는데, 5.1채널 분리에 의한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음악 소스는 대부분 2채널 스테레오가 표준이기 때문이다. 대신 연주음이 큰 악기에 묻혀 일반 스피커로는 들을 수 없는 작은 악기 소리도 속속들이 잡아서 들려줬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출시되는 5.1채널 헤드셋은 아무래도 영화나 게임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오존 스트라토 역시 태생은 게이밍 기어(gaming gear)다).

그럼 노트북에 연결해도 지금처럼 5.1채널 사운드를 들려줄까? 이론적으로 들려주지 못할 게 없다. 한번 해보자. 컴퓨터 사양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넷북에 연결해 들어 본다. 방식은 앞 경우와 동일하다. 넷북의 USB 포트에 스트라토를 연결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도 설치했다. 그리고 '블랙 호크 다운' 파일을 재생해 데스크탑과 같은 품질의 사운드가 출력되는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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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데스크탑과 똑같았다. 아주 기초적인 사운드 칩을 내장한 넷북이라도 5.1채널 헤드셋으로 연결하니 5.1채널 입체 사운드를 출력해냈다. 전체적으로 무게가 제법 나가기에 넷북과 같이 들고 다니기는 쉽지 않겠지만, 10인치 넷북 화면의 핸디캡을 커버할 수 있는 좋은 보완제가 될 듯하다.

하다못해 넷북에서도 이 정도 음질을 보여주는데 다른 일반적인 노트북에서야 두말할 나위 없다. 남는 성능을 제거하여 가격을 낮춘 넷북을 샀다지만, 그래서 HD급 화질의 동영상은 재생하기 어렵더라도 사운드만큼은 제대로 듣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어차피 다른 컴퓨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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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설치, 설정, 음질 테스트는 윈도우 7을 기준으로 수행했지만, 윈도우 XP(서비스팩3) 컴퓨터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작동함을 확인했다. 이외의 운영체계를 사용한다면 앱솔루트코리아에 문의하여 운영체계 호환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하겠다.

스트라토의 마이크는 테스트 안 하나?
서두에 언급한 대로, 헤드셋은 마이크까지 세트로 포함하고 있다. 이는 스트라토뿐 아니라 모든 헤드셋의 공통적인 기능이다. 스트라토의 마이크 역시 음성/화상 통화 시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기능과 성능을 보여줬다. 마이크를 통해 입력된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잘 들린다고 하니(MSN 메신저 이용) 마이크 기능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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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에도 '풍요로움'을 선사하자

오존 스트라토를 비롯한 5.1채널 헤드셋/헤드폰을 사용해 보면, 그동안 자신의 귀가 얼마나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운드에 익숙해 있었나 자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크고 화려하게 보이는 '비주얼'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늘 본 리뷰어가 강조하듯, 비싼 제품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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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품질 좋은 입체 사운드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다면, 또는 아무리 귀 기울여 들어도 일반 스테레오 헤드셋과 음질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스트라토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2010년 9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 등지에서 스트라토의 가격은 1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5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일반 헤드셋을 20개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일반 헤드셋 20개를 합쳐도 절대 스트라토의 5.1채널 사운드를 흉내 내지 못한다. 모르긴 몰라도, 스트라토와 같은 5.1채널 헤드셋을 한번 접해보면 일반적인 저가 헤드셋은 두 번 다시 쳐다보지 못할 것이다. 다만 자신의 지갑을 무던히 쳐다보게 되겠지만…. 참고로 대부분의 5.1채널 헤드셋은 7~2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적어도 1주일에 서너 편 이상의 영화를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으로 감상하는 사람, 이전부터 사운드 품질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 게임의 몰입도와 흥미를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존 스트라토를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길 권장한다. 이들에 속하지 않는다면 그냥 한 마디하고 본 페이지를 닫으면 그만이다.

"헤드셋이 좋아 봐야 거기서 거기지. 그리고 스테레오로도 충분한데 뭐…."

그래도 5% 아쉬운 오존 스트라토
오존 스트라토에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억지로 흠집 잡으면 피해 갈 수 있는 제품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우선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스피커 유닛의 크기가 비교적 작아서, 본 리뷰어의 경우 귀를 완전히 덮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장시간 착용하면 귓바퀴가 눌려 아리기도 했다. 이는 사용자마다 다르겠지만, 분명히 본 리뷰어와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가 더러 있을 것으로 본다.

스피커 유닛은 작은데 무게는 제법 나간다. 케이블 중간에 있는 볼륨 조절기조차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사용하다 보니 자꾸 책상에서 툭툭 떨어져서 자칫 고장 나기 십상이겠다. 조절기 뒷면에 고정 클립을 두어 옷자락 등에 집어 사용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반적인 음질 효과는 만족스러웠으나, 아무래도 전방, 후방 사운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전쟁 영화 중 화면 뒤쪽에서 날아오는 총탄이나 포탄의 비행 소리가 후방 스피커에서 전방 스피커로 이동하며 들려야 하는데, 이게 경우에 따라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그만 스피커 유닛에서 채널을 분리하자니 어쩌겠는가? 헤드셋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야지.

5.1채널 헤드셋을 대중적으로 알리기에는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약간 부족하다. 설명서가 한글화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 5.1채널 헤드셋은 고사하고 5.1채널 사운드가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모르는 사용자라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제품이다(결국 아는 사람만 사용하라는 의미인가?). 이런 이들에게 10여만 원짜리 헤드셋은 '사치'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앱솔루트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하지만, 사용자들이 제품을 직접 접하게 되는 부분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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