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편의성 떨어지는 해외폰을 국산폰처럼 설정해 쓰기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튜닝을 거칩니다. 그래서 당초 구글에서 내놓은 순정상태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비교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부가기능 면에서 상당부분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작년에 국내 출시된 'Q9 One'은 LG전자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특이하게도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런데 Q9 One을 구매자 중에 이질감이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제법 있는 것 같네요. 이번에 사연을 보내신 drglexxx님 역시 그런 문의를 주셨습니다. Q9 One 외에도 해외 브랜드의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분들 역시 참고할 만한 내용입니다. 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일부 내용 편집).

LG Q9 One
LG Q9 One

안녕하세요. 제가 얼마전에 Q9 One을 샀습니다. 일단 폰 자체는 가볍고 빨라서 좋은데 이거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많네요(전에 쓰던 폰은 LG V20). 일단 통화할 때 녹음이 안됩니다. T전화 깔아봤는데 역시 마찬가지고요. 교통카드 앱 깔았는데 유심 정보 어쩌구 하면서 실행도 안되고요. 전에 쓰던 폰도 LG였는데 Q9 One은 너무 다르네요.

진동모드 들어갈 때 예전폰에서는 상단 메뉴 눌러서 설정했는데 이건 볼륨버튼 일단 누른 후에 또 다른 버튼을 눌러야 진동모드가 됩니다. 그리고 가장 불편한 건 카톡 같은 거 왔을 때 앱 위에 숫자 표시가 안 뜨는 겁니다. 카톡이 몇 개 왔는지 알기가 불편해요. LG에도 물어봤는데 원래 그런 제품이라고 하네요ㅜㅜ 그냥 쓰려면 쓰겠는데 너무 불편합니다. 이거 혹시 어떻게 할 방법 없나요? 아시면 꼭 답변 부탁드려요~

일반적인 삼성/LG 스마트폰과 해외 폰의 차이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80% 정도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기반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LG전자의 G/V 시리즈 등이 가장 익숙한 제품이죠. 그런데 삼성전자나 LG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구글 순정 상태와 많이 다릅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부가기능을 넣어 커스터마이징(개조)한 버전이죠.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은 이런 삼성/LG 버전 안드로이드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거의 순정 상태에 가까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해외 브랜드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써보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하죠. Q9 One 역시 순정 안드로이드를 탑재했기 때문에 LG전자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브랜드의 안드로이드폰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화 중 녹음하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던가 티머니/캐시비 교통카드 앱이 호환되지 않는다던가,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가 왔을 때 앱 아이콘 위에 숫자배지가 표시되지 않는 등의 불편함이 있지요. 사실 이건 Q9 One 외에 화웨이나 화웨이 등의 해외 브랜드 안드로이드폰도 마찬가지죠. 저런 부가기능은 구글의 정책과 상관없이 국내 제조사 및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기획에 의해 탑재된 것들이라 구글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순정 안드로이드폰에선 지원하기가 어렵습니다. Q9 One은 이런 구글 순정 제품도 국내에 통할지 가늠해 보기 위해 출시된 다소 예외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고요.

외부 앱 추가를 통해 어느 정도 편의 기능 개선 가능

그래도 몇몇 기능의 경우는 외부 업체의 앱을 통해 추가가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순정 안드로이드에선 카카오톡 등이 왔을 때 숫자 배지가 표시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본래 애플 iOS에서 지원하는 기능이었는데 삼성이나 LG에서 이와 유사한 기능을 자사 안드로이드 폰에 따로 넣은 것이죠. 하지만 안드로이드 순정폰에서도 별도의 런처 앱을 설치해 주면 숫자 배지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도돌 런처나 마이크로소프트 런처 등이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런처 앱이니 한 번 이용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런처의 알림 배지 표시
기능
마이크로소프트 런처의 알림 배지 표시 기능

< 마이크로소프트 런처의 알림 배지 표시 기능>

통화 중 녹음 기능 역시 구글의 정책 때문에 버전 9 이후의 순정 안드로이드에선 제외되었습니다. 다른 삼성이나 LG전자 스마트폰에 있는 통화 녹음 기능은 제조사의 튜닝에 의해 구현된 것이죠. 버전 9 이상의 순정 안드로이드 폰에서 통화 중 녹음 기능을 구현한 Cube ACR 같은 별도의 앱이 있긴 합니다만 이런 건 스피커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직접 녹음하는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라 감도가 좀 떨어집니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쓸 수는 있겠죠.

Cube ACR 앱을 통해 통화 중 음성 녹음이 가능하다. 감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Cube ACR 앱을 통해 통화 중 음성 녹음이 가능하다. 감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 Cube ACR 앱을 통해 통화 중 음성 녹음이 가능하다. 감도는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상단바에 벨소리/진동 전환 항목이 없는 게 아쉽다면 이 역시 별도의 앱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Quick Settings라는 앱이 대표적입니다. 이 앱을 설치해서 실행 한 후 앱 시스템(System) 메뉴의 수신 진동(Vibrate for calls) 항목을 눌러 활성화(Enable tile) 시키면 상단 바에 벨소리/진동 전환 항목이 추가될 것입니다.

Quick Settings를 통해 상단바에 진동 전환 항목 추가
가능
Quick Settings를 통해 상단바에 진동 전환 항목 추가 가능
< Quick Settings를 통해 상단바에 진동 전환 항목 추가 가능>

마지막으로 교통카드 기능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는 티머니/캐시비 기능이 해외폰이나 Q9 One에서 호환되지 않습니다. 탑재된 NFC 기능이 글로벌 규격이기 때문이죠. 다만, 이런 경우는 티머니/캐시비가 아닌 다른 방식의 NFC 기술을 이용하는 앱으로 교통카드 기능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레일플러스 모바일이나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의 앱은 HCE(Host Card Emulation) 규격의 NFC 기술을 이용하는데, 이건 티머니/캐시비를 지원하지 않는 해외폰이라도 NFC 기능만 지원한다면 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합니다.

해외폰, 편의성 떨어지지만 담백하고 간결한 매력은 있어

이 정도면 순정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해외폰이나 Q9 One 같은 제품이라도 어느 정도 국내 브랜드 스마트폰과 비슷한 감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설정을 해 주는 게 좀 귀찮은 건 사실이고 저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다른 삼성/LG폰에 비해 편의성은 떨어집니다. 이를테면 마그네틱 기반 간편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 / LG페이라던가, 꺼진 화면을 두드려 깨우는 노크온 기능 같은 걸 Q9 One 에서 쓸 수 없는데, 이런 건 앱의 추가만으로 구현 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도 불필요한 통신사 앱이나 제조사앱이 거의 없고 담백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니 이용해보며 좋은 점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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