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0] 한글과 컴퓨터는 왜 로보틱스 기업관에 있을까?

남시현 sh@itdonga.com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 로보틱스 관에 마련된 한컴
부스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 로보틱스 관에 마련된 한컴 부스

[라스베이거스=IT동아 남시현 기자] 전 세계의 IT 혁신과 미래를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소비자 가전 전시회라고 한다면 단연 LG전자나 삼성전자 같은 가전 제품 제조사를 떠올리겠으나, 4차 산업혁명이 시대적 흐름이 되면섭터 IT에 관련된 거의 모든 기술과 제품들이 참가하고 있다.

한컴 오피스로 잘 알려진 한글과컴퓨터그룹(회장 김상철, 이하 한컴그룹)도 지난 몇 년 동안 공들여 만든 결과물을 들고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그런데 한컴그룹이 선보이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아니라, 로봇과 드론, 그리고 블록체인 같은 차세대 기술이다.

3년 연속 CES에 참가하고 있는 한컴 그룹은 우리가 아는 한글과컴퓨터를 비롯해 한컴MDS, 한컴로보틱스, 한컴위드, 한컴모빌리티, 아큐플라이AI 등 총 13개의 신산업 기업으로 구성돼있으며, 이제는 오피스를 넘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

한컴그룹이 선보이는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 시티, 그리고 블록체인.

박원순 서울 시장이 한컴 부스를 방문해 토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한컴 부스를 방문해 토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한컴 부스를 방문해 토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컴그룹 부스가 마련된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은 로봇 기술이 주축이 되는 전시관이며, 한컴그룹 역시 로봇을 전시했다. 한컴그룹이 선보인 로봇은 홈서비스 로봇 '토키(Toki)'와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율주행 로봇, '엘리젠(Elligen)'이다 작년 CES 2019에서 첫선을 보인 토키는 코딩 교육과 진화된 외국어 학습 기능을 통해 가정은 물론, 학교나 도서관 같은 교육 기관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키보다 더 큰 크기로 제작된 엘리젠은 전면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음성은 물론, 문자와 영상까지 활용해 정보를 전달하고, 자율 주행 기능도 탑재해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공항처럼 도우미가 필요한 지역에 적합하다.

한컴그룹은 생애 전체를 블록체인화 하는 라이프 블록체인을
제안한다.
한컴그룹은 생애 전체를 블록체인화 하는 라이프 블록체인을 제안한다.

미래 산업의 보안을 책임질 블록체인도 한컴그룹의 주요 사업 분야 중 하나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를 하나의 블록으로 규정하고, 이를 참여자 모두에게 공동으로 내역을 나눠주는 컴퓨터 기술이다. 특정 거래에 대한 장부를 모든 사람이 들고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위조나 조작이 불가능한 보안 체계다.

한컴그룹은 이런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해 금의 진위 여부를 바탕으로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는 금 거래 플랫폼을 개발했고, 더 나아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프 블록체인' 모델도 제안한다. 라이프 블록체인은 출생 등록부터 디지털 신분 증명, 학력 및 취업 이력 검증, 의료 기록, 자산 거래 등 한 사람이 태어나서 생성하는 모든 데이터를 블록체인화 하는 작업이다.

블록체인이 상용화되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단순히 모델로만 제안하는 것이나, 향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될 사업이라는 점에서 잠재적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서울 스마트시티 구상에 힘쓰고 있는 한컴
그룹
서울 스마트시티 구상에 힘쓰고 있는 한컴 그룹

로봇 개발에 필요한 인공지능, 그리고 각 분야에서 생성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도시 정책을 수립하는 스마트 시티에 대한 기술도 전시됐다. 스마트 시티는 모든 전자 제품과 센서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회에서 구현되는 도시 정책으로, 도시민이 살아가며 겪는 활동을 최적의 상태로 구현한다.

예를 들면 사물인터넷 센서로 모든 시민이 출근하는 시간대를 파악하고, 자율 주행으로 운영되는 대중교통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이런 미래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한컴그룹은 미래형 스마트 시티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서울 아피아 컨소시엄'의 의장사를 맡고, 관련 기술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드론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한컴그룹은 드론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시티 물류의 핵심인 드론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인 비행기인 드론을 제작하는 업체는 많지만, 한컴그룹은 드론에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까지 탑재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순 없었지만, 인공지능이나 라이프 블록체인처럼 4차 산업혁명에서 나아갈 수 있는 활로를 모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물론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한컴의 행보가 문어발식 경영이 아닌가 하는 세간의 시각은 분명히 있다. 반대로 한컴의 주력 사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세간의 우려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은 "한컴은 총 16개 회사로 구성된 그룹이고, 소프트웨어가 주력이기 때문에 영업익이 높은 편"이라며, "올해 목표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5%에 해당하는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며, 이는 1조 2천억 원대에 달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세계 시장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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