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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용어사전] 콘텐츠 접근성 높이는 키워드, 배리어프리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기술은 오늘날 많은 사람의 삶을 더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을 예로 들면, 초기에는 군사용으로 시작한 기술이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이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거나 콘텐츠를 소비한다. 특히 인터넷의 대중화로 누구나 쉽게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 환경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고 가짜 정보를 걸러내는 것은 개인의 역량이지만, 최소한 대부분의 사람이 격차 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은 생긴 셈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러한 기술을 똑같이 누리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인이나 저시력자는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나 사진 등의 시각적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없어 내용을 알기 어렵고, 청각 장애인은 자막 없는 뉴스나 내래이션 위주의 콘텐츠를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손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은 정보 검색을 위해 키워드나 웹 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 고등학생 앱 개발 경진대회 STAC 2019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효자눈' 팀은 시각 장애인 및 비장애인이 점자를 학습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기를 소개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가령 언론사 뉴스는 화면 낭독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사진에 설명을 붙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기기는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앱을 실행하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관련 내용을 음성으로 듣는 등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 역시 발전하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사람이 이러한 문명의 이기(利器)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리어프리 콘텐츠 역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데 있어 차별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제작한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라는 말 자체는 '장벽이 없다'는 뜻으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물리적, 심리적 장벽을 줄이기 위한 일들을 통칭한다. 가령 휠체어 탑승자가 엘리베이터 탑승 시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도록 낮은 위치에 두거나, 낮은 계단 옆에 경사로를 만드는 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배리어프리 콘텐츠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뉴스 등을 접하는 사람이 장벽 없이 콘텐츠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작한다.

개봉된 영화를 배리어프리 영화로 다시 제작해 상영하는 영화제(출처=사단법인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가령 시각 장애인은 영화라는 콘텐츠에서 주인공이 대화하는 모습이나 배경음악, 효과음을 듣기만 할 수 있고, 대사 없이 배우의 행동이나 장면만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은 인식할 수 없다. 오디오 드라마 처럼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해준다면 이런 장면까지 모두 이해하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청각 장애인의 경우 장면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화 내용이나 효과음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자막으로 대사와 효과음 등을 넣어주면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배리어프리 영화를 시청하면 "총 10명의 원고단이 시모노세키 우리말로 하관과 부산을 오가며 재판을 했다. 그래서 이를 관부재판이라고 불렀다" 처럼 화면에 텍스트로 처리한 장면을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피고측 변호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울부짖는다" 처럼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또, 한국어 영화라도 한글 자막을 추가로 넣는 등의 추가적인 작업을 거치기도 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화면을 설명하는 음성이나 자막이 추가로 삽입된다

화면해설방송 역시 이러한 맥락의 콘텐츠다. 방송사는 방송법에 의거 의무적으로 전체 편성 중 일부를 뉴스나 드라마 등 주요 콘텐츠를 화면해설방송으로 제작해 편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송은 '화면해설방송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노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음성 다중' 기능이 있는 TV나 셋톱박스가 필요하며, '설정' 항목이나 '접근성' 항목 등에서 '음성 다중' 혹은 '화면 해설'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다. 물론 이 기능은 해당 방송사에서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화면해설 콘텐츠로 방송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TV나 셋톱박스에 있는 설정을 켜면 정규편성된 화면해설방송의 추가정보를 보고 들을 수 있다

다만, 정규 편성된 화면해설 방송의 경우 주로 시청자가 적은 낮시간에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자영업이나 직장 등 일상 생활을 하는 장애인, 노약자는 원하는 시간에 시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IPTV를 통한 VOD 서비스 역시 영화나 드라마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공급하기도 한다. 이는 대부분 이미 개봉한 영화 등을 비영리 단체나 대기업의 지원을 통해 배리어프리 영화로 다시 제작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영화 콘텐츠 역시 제목 뒤에 '배리어프리' 등의 단어를 붙여 표시하고 있으며, 올레TV 등 일부 IPTV 서비스 중에는 이러한 콘텐츠를 모아놓은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 모아놓기도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별도 해설이 없는 원래 콘텐츠 역시 같이 등록돼 있으니 콘텐츠를 찾을 때 잘 확인하면 된다.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제공하는 IPTV 서비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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