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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코리아] 네이버, 현대車, 롯데도 투자한 클로봇.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을 향한 도전

권명관

기업 성장 지원 프로젝트 '2019 스케일업 코리아',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클로봇(Clobot)입니다. 지난 3월초, 클로봇 김창구 대표를 처음 만났는데요. 기자는 당시 만난 김 대표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말끔한(?) 스타트업 대표라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먼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어느 일요일 이른 아침, 동네 목욕탕에서 만난, 이름 모를 아저씨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인터뷰 전까지 어디 구석진 곳에서 기판에 인두질이라도 하던 듯한, 수더분한 김 대표의 얼굴이 아직 뇌리에 남습니다.

클로봇은 지능화 기술을 개발하는 로봇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꿈꾸는 스타트업입니다. …네. 어렵습니다. 클로봇 소개를 부탁한 기자 질문에 김 대표가 직접 답변한 대답입니다. 정말 범상치 않았죠.

그런 클로봇이 지난 5월, 설립 후 채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35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기존 투자처인 롯데 액셀러레이터와 현대차 제로원 액셀러레이터가 추가투자를 결정했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네이버, 어니스트벤처스가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24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총 5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3월 처음 만났던 클로봇 김창구 대표의 모습, 기자는 그의 안티가 아니다. 나름 수정한 결과물이다
< 지난 3월 처음 만났던 클로봇 김창구 대표의 모습, 기자는 그의 안티가 아니다. 나름 수정한 결과물이다 >

솔직히 놀랐습니다. 대체 왜, (아니 옆집 아저씨 같은 김 대표와 클로봇에) 투자자들은 관심을 보였던 것일까요. 지금부터 로봇 하나만 보고 달려온, 클로봇을 소개합니다.

실생활 속 로봇 대중화를 꿈꾸는 김창구 대표

"모빌리티 지능형 서비스 로봇 프로바이더, 클로봇입니다"

지난 10월, 성남시 정자동에 위치한 클로봇 본사 회의실에서 김 대표가 회사를 소개해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꺼낸 대답이다. 기자는 손부터 저었다. IT전문 기자가 아니라,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아직 스마트폰으로 전화만 걸고 받는 (기자의) 어머니에게 김 대표가 하는 일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되물었다(사실 기자가 기술 스타트업, 기술 기업 대표, 개발자, 엔지니어 등을 만날 때마다 부탁하는 말이다).

김 대표는 잠시 머뭇거렸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그가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클로봇은 로봇과 로봇을 움직이기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서비스까지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PC와 PC를 실행하기 위한 윈도우, 그리고 윈도우에서 실행하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 음악/동영상 플레이어, 게임 등을 개발하는 업체… 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 이제 말이 통한다.

지난 2017년 5월 8일 설립한 클로봇의 전신은, 2003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김 대표는 타임(TIME)지가 선정한 '세계 50대 발명품'에 선정되는 등 2003년 KIST 21세기 프런티어 지능로봇 사업단부터 로봇 연구를 시작했다. 2008년 세계 최초 2족 보행 감성 로봇 개발, 2009년 국내 최초 지능형 로봇 개발, 2011년 지능형 로봇 '실벗' 출시 등 김 대표는 로봇 외길 인생을 걸었다.

그런 김 대표의 바람을 담은 클로봇 창업 이념은, 자그마치 '로봇 대중화와 사업화 선도'다. 사람들의 실생활에서 보다 편리하고, 빠르며, 폭넓게 로봇이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소 놀랍기까지 한 그의 희망사항에 어느새 모인 클로봇의 구성원은 27명으로 늘었다.

실제로 클로봇은 지난 2년 사이 다양한 로봇을 출시했다. 클로봇은 스스로를 국내 로봇 서비스 및 시스템 점유율 1위라고 자신한다. 한국암웨이가 고객 응대를 위해 발표한 AI로봇 '드리미', 롯데백화점 본점의 쇼핑도우미 로봇 '페퍼', 롯데타워의 안내로봇 '로타', 국립중앙박물관의 박물관 큐레이팅 로봇 '큐아이', 기아자동차 매장에 있는 BEAT360 안내로봇 '비티' 등이 클로봇이 참여한 사업 결과물이다.

최근 클로봇이 개발한 뉴스킨코리아의 상품 안내/결제 로봇 '뉴리' 작업 현장, 출처: 클로봇
< 최근 클로봇이 개발한 뉴스킨코리아의 상품 안내/결제 로봇 '뉴리' 작업 현장, 출처: 클로봇 >

클로봇이라는 이름이 생소한 이유다. 앞선 결과물들은 거의 모두 대기업, 기관 등의 발주 사업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클로봇이 아니라 암웨이, KT, 롯데타워, 박물관, 기아자동차 등을 기억한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한다. 2018년 진행된 대기업 및 기관의 로봇 관련 프로젝트 발주 사업 중 대다수를 클로봇이 수행했다는 것을.

안내로봇에 집중하는 것이 맞을까?

지금까지 클로봇은 안내로봇과 로봇을 실행하기 위한 프로그램,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 김 대표 스스로 "국내에 있는 안내로봇은 클로봇이 80~90% 관여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안내로봇 성장 속도에 한계를 느낀다"고 돌연 말을 바꿨다.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그는 다소 냉정한 어투로 말했다.

"현재의 안내로봇이 실제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정보 제공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의 말은 날카로웠다. 안내로봇은 아직 대중에게 보여지는 역할이 크다. 인천공항을 누비는 안내로봇에게 "내가 지금 베트남을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해?"라고 질문하면, 과연 사용자에게 만족할 수 있는 답변을 줄 수 있을까?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말은 알아들어도, 사용자가 처한 상황과 주변 상황 등을 완벽하게 분석해 안내데스크에 있는 사람만큼 응대하는 안내로봇은, 아직 현실 속에 없다.

온화한 얼굴로 "근처에 화장실이 어디에요?"라는 질문과 몸을 꼬며 잔뜩 찡그린 얼굴로 "화, 화장실은… 어, 어디…"라는 말의 차이를 아니, 말과 행동의 차이를, 아직 안내로봇은 알아듣지 못한다.

사람과 로봇간 대화(커뮤니케이션)이 아직 부족하다. 김 대표는 "물론, 인공지능 기술은 알파고 이후 전세계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음성인식, 비전인식, 맥락인식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파악하는 알고리즘 개발 속도는 매순간 성장한다"라며, "하지만, 이를 실제로 움직이는 로봇에 입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안내로봇이 인공지능 스피커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클로봇 회의실의 흔한 모습, 브레인스토밍
< 클로봇 회의실의 흔한 모습, 브레인스토밍 >

이에 클로봇이 앞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이송형(모빌리티) 로봇'이다. 얼굴, 발, 손, 대화 모든 것을 만족해야 하는 안내로봇에서 클로봇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한 결과다. 바로 '발'이다. 김 대표는 "발의 기능을 로봇이 대신해준다면, 로봇이 짐이라도 대신 날라준다면 어떨까 고민했다"라며, "이것은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로봇을 향한 도전

발을 대신해주는 로봇, 이송형 로봇은 모빌리티 로봇을 뜻한다. 예를 들어, 호텔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자동으로 룸까지 옮겨주는 로봇, 호텔 룸에서 주문한 서비스를 문 앞까지 옮겨주는 로봇, 병원에서 세균이 들어있는 혈액이나 자재 등을 원하는 장소까지 옮겨주는 로봇, 대형 물류센터에서 실시간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물류를 이송하는 로봇 등을 뜻한다. 즉, 안내로봇은 사람과의 대화, 정보 제공 등이 핵심 기능이었다면, 모빌리티 로봇은 주변 지형을 분석해 이동하는 경로를 파악해 배송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모빌리티 로봇의 강자는 가깝고도 먼 중국이다. 이미 대규모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공장, 물류센터 등 대형건물을 건설할 때 처음부터 모빌리티 로봇이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국내의 경우 일부 공장 등에서 기존 설비 및 자재를 두고 모빌리티 로봇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도입하곤 한다. 아직 도입 초창기인 시장이다.

참고영상: 미래채널 MyF 유튜브가 소개하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2세대 로봇 식당
< 참고영상: 미래채널 MyF 유튜브가 소개하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2세대 로봇 식당 >

모빌리티 로봇의 장점은 명확하다. 짐을 옮기는데 지치지 않고, 무거운 짐도 로봇에 따라 쉽게 옮길 수 있다. 사람과 달리 반복적인 작업에도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만으로도 기존 물류 시장은 많은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다만, 모빌리티 로봇이 갖춰야 하는 조건이 있다. '자율주행'이다. 정해진 루트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경로를 바꾸고, 갑자기 등장하는 장애물을 피해야 한다.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분석해, 위험을 파악하고, 경로를 탐지할 수 있어야 한다.

클로봇 연구소가 실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 클로봇
< 클로봇 연구소가 실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 클로봇 >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을 도입하고자 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이미 몇 가지 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포드의 자율주행 기술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을 탑재한 자율주행 로봇 '서바이벌(Suvival)'을 유럽 공장에 도입해 포드의 '쿠가', '몬데오', '에스-맥스(S-MAX)' 등의 생산에 필요한 부품과 용접 재료를 해당 공정에 공급한다.

포드의 자율주행 로봇 서바이벌, 출처: 포드코리아 블로그
< 포드의 자율주행 로봇 서바이벌, 출처: 포드코리아 블로그 >

영국의 스타트업 '스타십(Starship) 테크놀로지'는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조지메이슨 대학에 아이스박스 모양의 여섯 바퀴가 달린 로봇 60여대를 운영, 지난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2만 5,000건의 음식을 학생들에게 배달했다.

참고영상: 미래채널 MyF 유튜브가 소개하는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무인배달로봇
< 참고영상: 미래채널 MyF 유튜브가 소개하는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무인배달로봇 >

이외에도 미국 스타트업 '키위'는 스탠포드, UC버클리 등 12개 대학에서 배달로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펩시콜라와 스타트업 '로비 테크놀로지'는 퍼시픽대학에서 음료와 간식을 배달하는 '스낵봇'을, 아마존은 배달로봇 '스카우트'를 준비 중이다.

클로봇 김창구 대표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개발 준비는 올해초부터 시작했다. 사실 고민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다. 외국계 컨설팅 업체와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주변 지인, 국내외 투자자 등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다"라며, "제조 산업부터 대학교 캠퍼스까지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모빌리티 로봇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로봇 사무실의 흔한 모습
< 클로봇 사무실의 흔한 모습 >

로봇에서 시작해 서비스를 향하다

모빌리티 로봇을 향한 도전은 '서비스'를 향한 클로봇의 도전이다. 클로봇은 로봇을 사용해 가치(엔터테인먼트, 편의 등)를 얻고자 하는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일(서비스)를 로봇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클로봇은 스스로 하는 일은 '로봇에 생명을 주는 기술 개발'이라고 말한다.

클로봇의 구성원들은 로봇이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창고신세가 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로봇이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로봇이 지속적으로 살아있게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현실을 꿈꾼다.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클로봇 구성원들, 출처: 클로봇
<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클로봇 구성원들, 출처: 클로봇 >

다행히 클로봇의 꿈을 함께 바라보는 협력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지만, 국내 업체 중 한곳과 함께 배송 로봇을 개발 중이며, 조금씩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는 안내로봇을 원하는 고객사도 늘어나고 있다.

당장의 고민은 '늘어나는 개발 프로젝트를 어떻게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다. 이미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때문에 인력은 계속 부족한 실정.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업무량에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와 프로젝트 해결책이 시급하다. 근본적인 사업 방향, 클로봇을 더 알릴 수 있는 홍보와 브랜딩 활동도 고민이다. 이래저래 아직 해결할 과제가 많은 스타트업이다.

현재 클로봇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다. 당면과제는 안내로봇 플랫폼 구축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개발을 시작했지만, 당장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 때문에 주 성장동력인 안내로봇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안내로봇이 사용자에게 원활하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로봇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개발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자율주행을 고도화하기 위한 지도 기반의 경로 생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관리자가 모빌리티 로봇을 쉽게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도 기획하고 있다.

클로봇 김창구 대표, 로봇을 향한 그의 열정은 매 순간 한결 같았다, 출처: 클로봇
< 클로봇 김창구 대표, 로봇을 향한 그의 열정은 매 순간 한결 같았다, 출처: 클로봇 >

클로봇은 로봇이 스마트폰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조용하지만 곧은 걸음으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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