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에서 만나는 '세계 최초' 5G 예술작품, 'U+5G 갤러리'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서울 지하철 6호선 승강장 내 스크린 도어에 한 무희의 사진이 걸렸다. 한 AR(증강현실) 앱으로 그 무희 사진을 비춘다. 그러자 사진 속 무희가 작은 몸짓을 보이더니 어느새 춤추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옆으로 돌려도 무희는 프레임 밖으로 나와 춤을 계속 추고 있다. 지하철 승강장 안을 누비는 자태가 한 마리 새처럼 사뿐하다. 이것은 전시인가 공연인가?

지난 9월 2일 LG유플러스와 서울교통공사가 함께 만든 'U+5G 갤러리'가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에 열렸다. 예술 작품을 증강현실로 즐길 수 있는 세계 최초의 5G 갤러리다. 특히 일반 시민들이 늘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에 일상 공간으로 생긴 것이 의미하는 바가 있다.

세계 최초의 5G 갤러리, 'U+5G
갤러리'
세계 최초의 5G 갤러리, 'U+5G 갤러리'

우선, 5G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다. 예술은 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예술은 기술에 의해 진화한다. 또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예술 장르를 창조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에 5G 기술을 더하다'라는 테마로, '예술에 이동통신 기술이 적용되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개괄적인 답을 제시한다.

신제현 작가의 [리슨 투 더 댄스]
신제현 작가의 [리슨 투 더 댄스]

<신제현 작가의 '리슨 투 더 댄스'>

봉화산 방면에는 신제현 작가의 '리슨 투 더 댄스'라는 작품이 걸렸다. 이 작품은 현대 무용, 한국 무용, 스트리트 댄스, 마임 등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들이, 조선시대 궁중 향악정재인 '춘앵전'의 무보(춤의 동작을 악보처럼 일정한 기호나 그림으로 기록한 것)를 듣고 재해석한 몸짓을 3D 볼륨 매트릭스 캡쳐 기술로 완성한 AR 예술이다. U+ AR 앱을 통해 이 작품을 감상하면,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동작을 자유롭게 확대하고 360도로 돌려가며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응암 방면에 걸려있는 박정 작가의 '또 다른 시선'은 회화, 사진, 무용 공연의 경계를 넘나든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걸려있는 작품은 회화 작품이지만, U+ AR 앱으로 작품을 보면 그림 속 무희는 어느새 실사로 바뀌고 공연이 시작된다. 회화의 정적인 요소에 현장감이 교차하여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U+ 5G 갤러리에 전시된 3D AR 작품은 모두 '유플러스 AR 스튜디오'에서 제작됐다. 유플러스 AR 스튜디오는 4K 화질의 동시 촬영 카메라 30대와 전용 서버 45대, 촬영용 특수 조명 등을 갖춘 시설이다. 세계 최고의 360도 입체 촬영 제작 기술을 보유한 미국 8i 사와 독점 제휴를 맺고, 고품질의 AR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용 솔루션도 확보했다.

이처럼 AR 예술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회화, 사진, 공연 등 각기 다른 포맷의 예술을 한 작품 안에 녹여, 기존의 예술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AR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5G 기술로 인한 문화 예술 콘텐츠 저변 확대에도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년 문화 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박물관, 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100명 중 16.5명에 불과하다. 물론 OECD 선진국 대비 박물관/미술관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전시, 문화 예술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심리적 장벽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민들이 U+5G 갤러리를 관람하고 있다
시민들이 U+5G 갤러리를 관람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시민의 발' 지하철에 마련된 갤러리라는 점을 고려해, 전시 방향성부터 작가와 작품 선택까지 일반 시민들의 눈높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5G 기술로 회화, 사진과 같은 전통적인 전시 예술과 발레, 현대 무용 같은 공연 예술을 접목해, 전시, 공연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흥미롭고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U+5G 갤러리를 방문한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갤러리 관람을 위해 공덕역을 일부러 왕래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하철역과 같은 공공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기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 밖에 LG유플러스 5G 서비스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AR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글과도 손잡았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유일의 구글 렌즈 플랫폼 파트너사다. 구글 렌즈는 구글의 컴퓨터 비전 기술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인식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AR 작품 33개에 구글 렌즈를 적용해,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은 "LG유플러스만의 5G 기술과 문화예술이 만나 세계 최초의 U+ 5G 갤러리를 구축했다. 시민들이 색다른 경험을 통해 작은 일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U+5G 갤러리는 서울 공덕역에 전시되고
있다
U+5G 갤러리는 서울 공덕역에 전시되고 있다

U+5G갤러리는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 플랫폼 및 열차 안(1편), 환승 계단, 팝업 갤러리 등 총 4개의 공간에 24명의 작가가 참여한 88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 기간은 2020년 2월 29일까지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예술 이외에도 일상, 스포츠, 나눔 등 5G 기술이 우리 삶에 주는 변화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5G 콘텐츠를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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