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과 비즈니스 노트북의 경계, Lenovo LEGION Y540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높은 게임 프레임을 발휘하기 위한 고성능 프로세서(CPU)와 외장 그래픽(VGA), 15.6인치 이상의 큰 디스플레이, 그리고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쿨링 솔루션. 게이밍 노트북에 대해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게이밍 노트북을 제조하는 업체는 많지만, 게이밍에 효율적인 설계에서 동일한 결론에 다다르니 대체로 성능 및 형태가 유사하다. 게이밍 노트북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최근 출시되는 게이밍 노트북은 RGB LED가 적용된 키보드나, 게이머의 감성을 자극하는 트랜디한 외관으로 차별화를 꾀하고있다. 좋게 보자면 일반 노트북보다 특별한 느낌을 부여하는 것이나, 역으로 말하자면 지나치게 튀어 보인다는 의미다.

전반적인 트렌드가 차별화로 나아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레노버 리전(LEGION)의 디자인 컨셉은 역발상이라 할만하다. 2017년 런칭 당시만 하더라도 레노버 리전은 디스플레이가 떠 있는 특별한 형태를 취했다.

하지만 인텔 8세대에 대응하는 제품부터는 레노버 비즈니스 노트북인 싱크패드(ThinkPad)같이 단단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급선회했다. 게이밍 노트북은 화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결과, 레노버 리전의 첫인상은 게이밍 노트북보다는 고성능 비즈니스 노트북으로 보인다.

레노버 리전(LEGION) 라인업의 메인스트림(주류), 레노버 리전 Y540

레노버 리전 Y540-15IRH
레노버 리전 Y540-15IRH

현재 레노버 리전은 CPU와 그래픽 카드에 집중하는 15.6인치 노트북 Y500 시리즈를 베이스로 한다. 이를 기반으로 알루미늄 보디와 게이밍 디스플레이, 고성능 그래픽 카드 및 프리미엄 기능이 추가된 레노버 리전 Y700 시리즈,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하이엔드 급 하드웨어 기반의 17.3인치 Y900 시리즈로 나뉜다.

세 제품 모두 외관이 비슷하지만, 프리미엄 기능과 성능 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그래서 사무용 제품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면서도, 단가를 높이는 알루미늄 섀시나 RGB LED 키보드 백라이트, 가변 주사율 기능인 G-Sync 같은 프리미엄 스펙을 제외하고자 한다면 레노버 리전 Y540-15IRH(이하 레노버 리전 Y540)가 추천된다.

레노보 리전 Y540의 팜레스트 및 터치
패드
레노보 리전 Y540의 팜레스트 및 터치 패드

레노버 리전 Y540은 무게 약 2.3kg, 가로 365mm, 세로 260mm, 높이 25.9mm다. 외부 어댑터까지 포함하면 백팩 정도는 사용해야 운반이 용이하다. 물론 15.6인치 노트북은 휴대가 드물고, 책상에 놓고 쓰는 경우가 많은 이용자에게 적합한 사이즈이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전 세대인 레노버 리전 Y530과 비교하자면, 두께만 2mm가량 두꺼워졌다.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가 업그레이드됨에 따른 변화다.

레노버 리전 Y540 좌 우측면
레노버 리전 Y540 좌 우측면

일반적인 노트북의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좌우 측면에 배치된다. 하지만 레노버 리전 Y540은 자주 쓰는 인터페이스만 측면에 두고, 나머지는 모두 후면에 배치했다.

그래서 정면 기준 좌측에 USB 3.0 포트 1개와 오디오 입력 포트만 있고, 우측에는 USB 3.0 포트 1개, 컴퓨터 초기화에 사용되는 노보 홀(NOVO Hole), 전원 표시등만 있다.

레노버 리전 Y540 후면
인터페이스
레노버 리전 Y540 후면 인터페이스

나머지 인터페이스는 모두 후면에 있다. 좌측부터 C 규격 USB 단자(타원형), 미니 디스플레이(Mini DP) 1.4 포트, USB 3.0 포트, HDMI 2.0 포트, 유선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RJ-45), 전원 어댑터, 잠금장치를 체결하는 켄싱턴 락으로 구성돼있다.

주요 인터페이스가 후면에 위치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인터페이스가 측면에 위치한 노트북은 추가 모니터와 랜(LAN) 포트, 전원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레노버 리전 Y540처럼 후면에 인터페이스가 있으면, 모니터가 케이블을 가리니 화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선 정리도 간편하다.

USB 3.0 포트가 A 타입 3개, C 타입 1개뿐인 점은 다소 아쉽다. 게이밍 마우스와 키보드, USB 타입 헤드셋을 포함해 추가로 USB 장치를 활용하려면 USB 허브가 필요하다.

그래도 게이밍, 전문가용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도록, 최대 4K(3,840x2,160) 120Hz까지 지원하는 미니 디스플레이 1.4 포트와 HDMI 2.0 포트가 적용됐다. 메인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총 3대까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15.6인치 노트북 레노버 리전
Y540
15.6인치 노트북 레노버 리전 Y540

디스플레이는 대각 기준 15.6(39.6cm)인치다. 상하좌우에서 바라보더라도 색상이 왜곡되지 않는 광시야각 IPS 패널이 사용되었고, FHD(1,920x1,080) 해상도에 6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여기서 주사율은 1초에 60번 화상을 표시한다는 의미로, 최대 60프레임으로 재생되는 화면에 최적화된 패널이다.

또한 sRGB 72%의 색 재현력과 300니트 밝기를 제공한다. sRGB 72%는 웹 표준 이미지의 색감을 100% 표현하므로, 인터넷상에서 접하는 사진 및 영상을 확인하거나 편집할 때 유리하다. 밝기 성능은 300니트(칸델라)로 제공되는데, 약 300개의 촛불을 합친 수준에 해당한다. 태양광이 직사로 내리쬐는 환경만 아니라면 충분히 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레노버 리전 Y540의 힌지는 180도까지
꺾인다.
레노버 리전 Y540의 힌지는 180도까지 꺾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디스플레이 패널을 약 180도까지 꺾을 수 있다는 점. 디자인 차별화를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여유 공간을 확보해 방열 성능을 높이고, 후면 인터페이스를 편하게 확인하라는 의도로 보인다. 게다가 노트북이 낙하할 경우, 힌지가 바로 충격을 받지 않으니 내구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키보드는 화살표를 크게 설계해 게임 플레이에
편리하다.
키보드는 화살표를 크게 설계해 게임 플레이에 편리하다.

키보드도 게이밍 노트북다운 특성이 묻어난다. 104키 풀 배열이 가능한 15.6인치지만, 좌측 넘버 패드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키를 FN+기능 조합으로 대체하고, 게이밍 시 사용 빈도가 높은 방향키를 크게 배치해 편하게 방향키를 조작할 수 있다. 키패드는 측면 테두리와 폰트에 백색 조명이 점등되며, FN+스페이스 바를 사용해 끄기 / 약하게 / 강하게로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세대 교체를 이룬 인텔 코어 i7-9750H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660 Ti의 성능은?

작년에 출시된 8세대 코어 프로세서 노트북은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새로운 아키텍처(칩셋)가 적용된 RTX 200 시리즈를 탑재하거나, 출시 2년이 지난 GTX 100 시리즈를 탑재하거나. 그래서 고가의 게이밍 노트북은 RTX 200 시리즈를 탑재했고, 100만 원대 초중반 게이밍 노트북은 고성능 8세대 프로세서를 갖추고도 GTX 1050, 1050 Ti, 1060을 탑재했다.

다행히 인텔 9세대 프로세서 노트북은 지난 4월에 공개된 노트북 용 GTX 1650, 1660, 1660Ti를 장착한다. 최신형 CPU에 최신형 VGA가 적용됐으니, 전작과 비슷한 가격에 더 고성능을 발휘하고, 그래픽 드라이버도 더 오랜 기간 제공된다.

레노버 리전 Y540의 프로세서 및 그래픽 카드
정보
레노버 리전 Y540의 프로세서 및 그래픽 카드 정보

프로세서는 노트북의 작업 성능과 속도에 직결되며, 게임 성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레노버 리전 Y540은 인텔 9세대 코어 i7-9750H가 탑재돼있다. 인텔 코어 i7-9750H는 기본 2.6GHz, 최대 4.6GHz로 동작하는 6코어 기반 CPU로, 명령어를 추가 처리하는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을 통해 총 12개의 스레드를 제공한다.

게임 및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는 그래픽 카드는 GeForce GTX 1660Ti가 사용됐는데, 1536개의 CUDA 코어(CUDA CORE)와 6GB GDDR6 메모리가 적용됐다. 데스크톱용 GTX 1660Ti와 동일한 칩셋이지만, 발열 억제와 소비전력 감소를 위해 동작 속도를 낮게 설정했다는 차이가 있다. 실 체감 성능은 데스크톱 GTX 1660 Ti보다 조금 낮지만, 이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리뷰에 사용된 Y540-15IRH는 8GB DDR4 메모리 하나가 장착돼있고, 추가 슬롯은 비어있다. 그러니 메모리를 확장하거나 추가할 계획이라면 별매로 구매해 장착하거나, 구매 시 추가 옵션을 통해 확장하면 된다.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하는 CINEBENCH
R20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하는 CINEBENCH R20

CPU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벤치마킹 프로그램인 시네벤치 R20을 실행했다. 테스트 환경은 전원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에서 고성능 옵션을 사용했고, 멀티코어 성능과 싱글 코어 성능을 각각 테스트했다. 해당 결과에서 인텔 코어 i7-9750H의 멀티코어 성능은 2,554 pts(points), 싱글 코어 성능은 454pts를 기록했다.

프로세서 성능 측정은 변수가 많으므로, 해당 결과가 CPU의 절대적인 성능을 대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수만 놓고 평가하자면 인텔 7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코어 i7-7700K보다 근소하게 높다. 공정 개선과 코어 수 증대를 통해 인텔 7세대 최상위 데스크톱에 근접하는 성능을 갖춘 것이다.

그래픽 카드 성능 벤치마크인 Fire
Strike
그래픽 카드 성능 벤치마크인 Fire Strike

게이밍 성능을 수치화해주는 벤치마크 테스트, 3D 마크의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FHD(1,920x1,080)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을 고려해 FHD에 대응하는 노멀 버전을 기준으로 했다. 해당 결과에서 그래픽 스코어는 14,147점, 프로세서 스코어는 16,151점으로 측정됐다.

최근 진행한 GTX 1660 Ti 데스크톱 버전의 그래픽 스코어가 17,029점, GTX 1660의 그래픽 스코어가 14,022점이었으니, GTX 1660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데스크톱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구간으로 나뉘는 그래픽 테스트는 각각 66프레임, 57프레임을 기록했으니, 최근 1-2년 내 출시된 3D 게임이라면 끊김 없는 플레이를 기대해도 좋다.

에이펙스 레전드 실행화면, 꾸준히 60프레임을
기록했다.
에이펙스 레전드 실행화면, 꾸준히 60프레임을 기록했다.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에이펙스 레전드의 튜토리얼을 진행했다. 해당 게임의 권장 사양은 인텔 3세대 i5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GTX 970으로, 대략 4년 전 중고급형 사양에 해당한다. 즉, 에이펙스 레전드를 풀옵션, 60fps로 플레이하려면 이보다 높은 성능을 내는 CPU, VGA가 필요하다.

실제 플레이에서 게임 옵션은 자동으로 FHD(1,920x1,080) 해상도와 최상급 텍스쳐가 적용됐다. 약 5분간 플레이해본 결과에서는 59~61프레임(초당 표시되는 화면 수)을 꾸준히 유지했다. 빠르게 이동하거나 폭발하는 장면에서도 프레임이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프레임이 급격히 감소하는 구간에서 끊김이 없었던 것은, 게임 클라이언트가 필요로 하는 연산 처리량보다 레노버 리전 Y540이 처리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다. 즉 에이펙스 레전드보다 조금 더 고사양 게임도 60프레임 내외로 진행할 수 있고, 훨씬 고사양 게임이라도 중간 옵션으로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게이밍 노트북 성능에 비즈니스 노트북 같은 외관, 어떤 사용자에게 좋을까?

일반 사무용 노트북도 고성능 CPU 및 VGA가 적용된 제품이 많다. 그런데도 게이밍 노트북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디자인 차이는 취향이다. 핵심은 장시간 게이밍에도 꾸준한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발열이 잘 해소되는 설계가 돼 있고, 이에 따른 성능 향상도 분명하다는 데 있다. 또 크기가 크고 무거워도 괜찮으니, HDD/SSD, 모니터 연결 같은 확장성도 앞선다.

그래서 스트리머나, 사진 및 영상 편집자들도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 제품보다 게이밍 노트북에서의 작업 효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이밍 노트북 구성이 평준화됨에 따라 화려한 디자인과 프리미엄 기능이 도입되고 있고, 작업 용도로 구매하는 사용자의 접근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작업 효율이 높다는 장점에는 공감하지만, 필요 없는 게이밍 기능까지 부가적으로 구매하는 것이니 말이다. 게이밍 노트북으로는 후발 주자에 속하는 레노버가 비즈니스 노트북 같은 게이밍 노트북을 만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게이밍 노트북이지만, 작업 용도까지 모두 고려하는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만약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을 원한다면 레노버 리전 Y740, Y940이 준비돼있다. 두 제품 모두 고성능 프로세서 및 그래픽 카드를 탑재하고, Corsair iCUBE RGB 개별 키 시스템 백라이트나 알루미늄 하우징, 고주사율 모니터를 갖추므로 최소 19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들을 제외한 레노버 리전 Y540은 11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니, 게이밍과 작업을 겸하는 용도라면 레노버 리전 Y540을 선택하자.

글 / IT 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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