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추억을 팝니다, 브리츠 CD/카세트 플레이어(BZ-C3900RT)

유시온 sion@itdonga.com

[IT동아 유시온 기자]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던 그 시절, 카세트 테이프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였다.

C3900에 테이프를 넣었다.
C3900에 테이프를 넣었다.

양쪽 끝에 달린 둥그런 조작 버튼과 컨트롤러.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카세트 데크, 그 밑에 있는 6개 버튼에 로터리 방식 안테나까지. 80~9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모습의 브리츠 BZ-C3900RT(이하 C3900)는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를 만나 그 시절을 재현한다.

크기 비교를 위한 캔 음료.
크기 비교를 위한 캔 음료.

이 제품은 휴대용으로 제작됐다. 휴대용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무게다. 설명서를 보니 무게가 2.04kg이다. 건전지를 넣지 않은 무게는 1.7kg. 요즘 인기 있는 슬림형 노트북 한 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C3900은 바닥면에 C타입 건전지 6개가 들어간다. C타입 건전지 1개가 약 50g이니 야외에서 사용할 경우 300g이 추가된다. 운동 삼아 들고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차에 실어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과거, 고속으로 회전하는 CD가 플레이어 밖으로 튀어 사용자가 다치는 경우가 있었다. CD를 잡아주는 고정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C3900은 고정 장치를 탑재해 작동 중 CD 커버가 열려도 CD가 튀어나올 염려가 없다. 작동 중 커버가 열리면 스스로 동작을 중단하는 장치(긴정장치)까지 마련했다. 이 때문에 CD가 돌아가는 것을 볼 수는 없다. 다만 엿보기 정도는 가능한데, 손잡이를 들어 올리면 그 틈 사이로 회전하는 CD를 볼 수 있다. 흰색과 검은색이 교차 되며 돌아가니 옛 감성이 인다. 다만 CD가 작동 중에는 CD 렌즈/레이저 빛을 눈으로 직접 바라 보면 안된다. 영문이긴 하지만, 경고문도 씌여 있다.

CD 플레이어 내부 모습. 가운데에 영어로 된 주의사항이
보인다.
CD 플레이어 내부 모습. 가운데에 영어로 된 주의사항이 보인다.

카세트 데크 쪽의 6개의 버튼은 왼쪽부터 녹음(RECORD), 재생(PLAY), 되감기(REW), 빨리 감기(F.FWD), 정지/꺼내기(STOP/EJECT), 잠시 멈춤(PAUSE)이다. 정말정말 아쉽게도, 오토리버스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테이프 뒤집는 추억까지 되살려주려나 보다.

CD는 왼쪽 조작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왼쪽 조작 버튼에 LED 창이 있어 CD 트랙 번호를 알 수 있다. 그 아래 4가지 버튼은 왼쪽부터 반복(REPEAT), 되감기, 빨리 감기, 트랙 이동(PROGRAM)이다. 되감기나 빨리 감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트랙이 하나씩, 오래 누르면 해당 트랙이 빠른 속도로 감긴다.

이 작은 CD/카세트 플레이어를 두고 음질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음량은 나름대로 괜찮은데 음질은 그리 우수하진 않은 듯하다. 그래도 오래된 카세트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게 어딘가.

라디오는 오른쪽 다이얼(로터리 방식)을 돌려 조작한다. AM과 FM, FM STEREO가 있다. 다만 FM은 채널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어, 다이얼을 섬세하게 조작해야 한다. 다이얼을 돌려 채널을 찾던 그 시절을 잠깐이나마 회상할 수 있다.

AUX IN 포트
AUX IN 포트

왼쪽 아래에는 ‘AUX IN’ 잭이 있다. 얼핏 보면 이어폰 잭과 비슷해 이어폰을 꽂는 이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어폰 잭과 AUX IN 잭은 직경이 3.5mm로 같아, 이어폰을 넣으면 쑥하고 들어간다. 당연히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어폰은 사운드 출력기기(OUT)고, AUX 'IN'은 말 그대로 사운드를 받아들이는 잭이다.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 등을 AUX IN에 연결하면, C3900 스피커를 통해 사운드가 출력된다.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을 C3900에서 출력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을 C3900에서 출력하고 있다.

이때 스테레오 케이블이 하나 필요한데,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다. 이렇게 AUX-IN으로 스마트폰과 C3900을 연결하면, 스마트폰 내 음악을 공 카세트 테이프에 더빙 녹음할 수도 있다. 그 시절 라디오 방송을 녹음하듯이...

내부에는 마이크도 있다. 공테이프를 넣고 녹음 버튼을 누르면 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가 녹음된다. 물론 라디오 방송도 녹음할 수 있다. 오랜만에, 공테이프 하나 걸어 놓고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녹음 버튼을 눌러보자. 그렇게 만든,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컴필레이션 테이프를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영화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의 주인공처럼, 'Awesome Mix Vol.1'이라 적으면 되겠다.

글 / IT동아 유시온 (sio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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