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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코리아] 더코더 : 세상 만물에 데이터를 입히겠다는 야심찬 스타트업

권명관

기업 성장 지원 프로젝트인 '2019 스케일업 코리아'에 두번째로 선정된 기업은 더코더입니다. 더코더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에 데이터를 입혀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입니다. 사물인터넷(IoT)과 달리 별도의 전자장치를 붙이지 않고 만물에 데이터를 코딩하는 만물데이터(DoT, Data On Things)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코더의 박행운 대표는 소위 잘나가는(?) 수출 기업의 대표였습니다. 지난 2010년까지만해도 김포 인근 1,600평 부지에 대형 옥외광고용 잉크 공장 4개를 운영하며, 직원 160명과 함께 70여개 국에 제품을 수출했는데요. 당시 투자 관련 사기를 당해 부채를 탕감하느라 250억 원 상당의 자산을 처분해야 했고, 허송세월로 긴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이때 박 대표가 마음을 다 잡은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바닥에 떨어진 아들을 보며 어머니는 교회에 나가 '이런 아픔을 줄 바에는 차라리 내 아들을 데려가 달라'고 밤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박 대표와 통화하면서 "네가 살아 있구나. 그럼 뭔가를 해도 살 것이다.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거야"라는 말을 하셨다는군요.

인생의 굴곡을 크게 겪은 그가 선택한 DoT는 무엇이고, 더코더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더코더 박행운 대표
< 더코더 박행운 대표 >

"더코더 DoT, 사물에 데이터를 입힌다"

더코더 박 대표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사물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길거리에 핀 이름 모를 잡초에도 의미가 있듯, 사물에 담긴 의미(정보)를 쉽게 파악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치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IoT와 닮은 개념이다.

현재 더코더의 특허를 살펴보자. 더코더는 36건의 특허를 출원, 11건을 등록했다. 올해도 약 30건의 특허를 출원, 총 20건을 등록할 예정. 등록 특허 중 일부를 살펴보면 '데이터가 삽입된 홀로그램 금속 스티커 제조방법', '코드가 삽입된 출력문서 생성방법 및 이를 통해 생성된 출력문서의 스캔을 통한 전자문서 전송방법', '이중 구성물에 데이터 삽입 및 이중 구성물 상의 데이터 인식방법' 등이다. 대부분의 특허에 '데이터 삽입'이 적혀 있다.

사물에 데이터를 어떻게 담고, 담은 데이터는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여기에 박 대표는 자신의 지난 사업 경험을 발판으로 삼았다. 잉크, 바로 디자인 인쇄다.

모든 제조업체는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을 한다. 티셔츠를 예로 들어보자. 아무 디자인이 없는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보통 티셔츠에는 브랜드 로고, 캐릭터, 패턴 무늬 등 다양한 디자인을 넣는다. 하다못해 빨간색, 파란색 등 색깔이라도 칠한다. 티셔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품은 이렇게 디자인을 입혀서 생산된다.

더코더는 이 디자인에 데이터를 담는 방법을 찾았다. 사람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미세한 패턴을 제품에 입혀 인쇄하고, 패턴을 스캔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데이터를 담는 기술의 핵심은 도트(dot, 점)다.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점을 데이터 패턴에 맞춰 분사해 인쇄하고, 카메라가 분사된 점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즉, 잉크를 미세하게 분사 인쇄할 수 있는 프린터와 카메라가 달려있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더코더의 데이터를 읽고 사용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을 더코더는 'DoT 이미지 코딩'이라고 설명한다.

더코더의 DoT 이미지 코딩 기술 원리
< 더코더의 DoT 이미지 코딩 기술 원리, 출처: 더코더 >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QR코드나 바코드와 달리 더코더의 솔루션은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하얀색으로만 보이는 A4 용지에도 데이터를 입힐 수 있다. 그만큼 미세하다. 또한, 색깔을 입혀도 구분할 수 있다. 사람 눈에는 같은 빨간색으로 보일지라도 미세한 점 단위로 색상 코드를 달리해 카메라가 인식할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는 것. 아래 사진은 이렇게 인쇄한 명함의 한 귀퉁이를 크게 확대해 촬영한 모습이다.

더코더 DoT를 담은 박행운 대표 명함 귀퉁이를 스캔하고 있다
< 더코더 DoT를 담은 박행운 대표 명함 귀퉁이를 스캔하고 있다 >

찢어진 명함을 스캔해도 정보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 찢어진 명함을 스캔해도 정보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

명함을 확대하면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점이 데이터 패턴대로 찍혀 있다
< 명함을 확대하면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점이 데이터 패턴대로 찍혀 있다 >

더코더의 DoT 기술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유리, 가죽, 천, 세라믹(도자기) 등 다양한 재질에 입힐 수 있다. 원리는 QR코드, AR 스캔 기술과 비슷하지만,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넣을 수 있는 것. 디자인 이미지 파일만 있으면, 더코더의 변환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를 바로 넣을 수 있다. 박 대표는 "DoT를 활용하면, 사물에 고유의 정보를 담은 지문을 넣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용자에게 더 많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더코더는 DoT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유용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정보를 통해서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 박 대표는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실생활에 편리함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제조산업에 빠르고 즉각적인 IoT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다. 제조 산업을 스마트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부분의 일상용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샴푸, 비누, 냄비, 그릇, 시계, 장판, 화장품 등 디자인을 입히는 제품이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 스티커 라벨을 붙이는 제품이라면, 어떤 제품이라도 적용할 수 있다. 하다못해 제품을 포장하는 패키지(박스)에도 넣을 수 있다.

제품 포장 패키지에 더코더 DoT를 적용, 정보를 담을 수 있다
< 제품 포장 패키지에 더코더 DoT를 적용, 정보를 담을 수 있다 >

간단한 예로 벽지나 마루 바닥에 DoT를 적용했다고 가정하자. 만약 벽지 한쪽 부분에 곰팡이가 슬었다면, 벽지를 스캔에 어느 제조사가 벽지를 생산했고, 벽지 모델명은 무엇이며,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등을 담을 수 있다. 또한, 마루 바닥이 물기를 머금어 부풀어 올라 일부분만 바꾸길 원할 때도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땅 속에 묻혀있는 수 많은 케이블은 케이블이 부식되어 어떤 것이 고압 전력선인지 어떤 것이 인터넷 케이블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케이블 피복에 DoT 솔루션으로 정보를 담으면 간단한 스캔만으로 각 케이블은 어디서 시작해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 용도는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마트 전단지에 실린 수십, 수백 개의 제품 정보를 고객에게 세밀하게 제공해 모바일/온라인 결제로 연결시킬 수 있고, 야구, 축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 티켓에 지난 경기 스코어나 주요장면 하이라이트 등의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편의점 가격표에 1+1 또는 가격 할인코드 등을 숨길 수도 있다. 신문 광고에도 기존 문구 위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많은 정보는 눈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어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포스터, 전단지에 담은 더코더 DoT 솔루션
< 포스터, 전단지에 담은 더코더 DoT 솔루션 >

더코더는 DoT 기술을 많은 제조업체와 공유하고 싶어한다.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까지 개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 수많은 제조업체와 협력해 사용자, 고객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전달하길 희망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 보안을 담았다

현재 더코더가 가장 활발하게 만나고 있는 분야는 보안 업계로, 가장 빠르게 적용된 서비스는 정품인증이다. 제조업계는 가짜 제품에 골머리를 앓는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이 베낀 상품이 해외에 등장해 유통되기 일쑤다. 명품 브랜드를 그대로 베낀 가짜 지갑, 가짜 시계, 가짜 가방 등이 진품으로 둔갑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특히, 국내 주요 해외 수출 품목인 화장품 제조업체는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서 유통되는 가짜 제품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정품 인증을 확인하는 모습
< 정품 인증을 확인하는 모습 >

더코더는 DoT를 정품인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존 홀로그램, QR코드 보다 한단계 높다고 자신한다. 가장 큰 장점은 베낄 수가 없다는 점. 더코더 DoT 솔루션을 적용한 정품 마크는 기존 스캐너, 기존 프린터로 똑같이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박 대표는 "정품을 인증하는 홀로그램 스티커도 구분이 안되는 가짜가 등장한다. 하지만, DoT를 적용한 제품이나 스티커, 패키지는 내부에 숨은 데이터까지 베끼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한다.

더코더의 설명에 따르면, 기술적인 DoT 인식률은 99.25%에 도달했다. 나머지 0.75%는 주변이 너무 어두워 인식되지 않은 사례. 한단계 보안을 높여 빛의 난반사를 분석한 DoT 솔루션도 개발했다.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플래시로 빛을 뿌리면, 데이터가 인쇄된 표면이 반사하는 빛을 분석한다.

주민등록증, 면허증, 여권 등에도 정품 인증 코드를 삽입해 적용할 수 있다
< 주민등록증, 면허증, 여권 등에도 정품 인증 코드를 삽입해 적용할 수 있다 >

자동차 번호판에 더코더 DoT를 적용할 경우, 먼 거리에서 정보를 파악할 수도 있다. 만약 운전자가 과속 위반을 했다면, 번호판을 스캔해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 얼마 전, 여권과 ID카드, 현금 운송, 보안 인쇄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토마스그래그앤썬(https://www.thomasgregandsons.com/en/)을 스페인에서 만나 긍정적인 기술 제휴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번호판에 적용한 더코더 DoT 솔루션 예
< 인도네시아 자동차 번호판에 적용한 더코더 DoT 솔루션 예 >

더코더는 애초에 복제가 불가능하고, 두 번에 걸쳐 정품을 인증하기 때문에 그만큼 보안 등급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박 대표는 "작년 스웨덴 모 업체가 '사물에 DNA를 입힌다'는 명목으로 60명의 박사를 모아 더코더 기술을 모방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국내 모 대학에서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혼자서 할 수 없다는 현실

2016년 설립된 더코더는 현재 직원 20명이 근무하는 기술 개발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과거 70여개 국에 수출하던 박 대표의 경험을 살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개척해, 미국과 스페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 해외지사도 설립했다. 기술 라이선스 비밀유지계약(NDA) 때문에 업체명을 공개할 수 없지만, 정품인증 보안 업계에서 더코더를 찾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더코더 해외지사 현황
< 더코더 해외지사 현황 >

다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사물에 데이터를 담는 일, 사용자 경험을 늘리는 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 어느 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더코더 DoT 기술, 그리고 DoT를 적용한 서비스를 일반 일반 대중이나 업계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설명할 명확한 킬러 타이틀이 없다. '사물에 데이터를 담는다'는 원대한 목표는 명확하지만, 이를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그것을 빅 비즈니스로 키울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달리 말하면, 혼자서는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완성품을 만들어낼 여력도 인력도 시간도 부족하다.

그래서 더코더는 협력 파트너와 함께 성공하기를 원한다. 박 대표는 "우리가 뿌린 씨앗은 빨리 자라서 뽑는 채소보다 우직하게 자라나는 나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어떤 나무로 자랄지 우리도 잘 모르겠다"라며, "다만, 모든 제조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경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은 확실하다. 정품인증 보안 업계와 계약도 늘고 있고,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더코더와 함께할 작은 아이디어가 하나라도 있다면, 언제든 문을 열고 대화하고 싶다. 많은 관심, 많은 연락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한다.

모든 사물에 데이터를 담겠다는 더코더의 야심찬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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