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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픽셀 송교석 "사람 구하는 AI, 의사와 환자 모두 이득"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6년 초, 세계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을 압도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 사건은 AI의 가능성과 위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건 일반인들 뿐 아니라 전문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상당수의 기업과 엔지니어들은 그 시기를 즈음해 AI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새롭게 이 분야에 뛰어드는 업체도 늘어났다. 의료와 AI 기술의 결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열겠다는 목표로 '메디픽셀(Medipixel)'을 세운 송교석 대표도 그러한 기업인 중 하나다. 인터뷰를 통해 그의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메디픽셀 송교석 대표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1995년부터 LG전자에서 1년 정도 근무하다가 보안 전문업체인 안랩으로 이직해 2010년까지 재직했다. 2006년에 안랩 사내벤처 1호를 설립해 소셜 플랫폼 및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으며, 2010년에 분사해 2014년까지 그런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던 와중 2016년 3월, 알파고의 활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본인은 미국의 카네기멜론대에 유학하며 석사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바로 옆방이 머신러닝 연구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난 AI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등잔 밑이 어두웠다는 말인데,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일이다. 당장 회사를 관두고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서 1년간 AI 공부를 했으며, 그 멤버들이 모여 2017년 4월에 AI 스타트업인 지금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다.

의료 AI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창업 초기에는 식품과 AI를 결합한 푸드테크(Food tech)를 고려했다. 그런데 차별성이 문제였다. 이를테면 지금의 일반적인 AI 기술 수준으로도 이미지에 담긴 식품의 종류를 손쉽게 구분한다. 이런 현실을 알고 다른 방향을 모색하다가 마침 그 해 하반기에 아산병원에서 의료 관련 AI 컨테스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료 이미지를 분석해 질환 여부를 분류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1개월 정도 의료와 AI의 접목을 집중 연구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고 컨테스트 결과도 좋았다. 메디픽셀의 방향성은 이 즈음에 결정되었다.

창업 후 2년 정도가 지났다. 어떤 성과를 냈는가?

우리의 기본적인 업무는 의료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이지만 아직 정식 상용화된 제품은 없다. 국내 법규상 의료용 소프트웨어 역시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의료기기’로 분류하므로 실제 상용화를 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청)의 철저한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2년 정도의 기간으로는 부족하다.

메디픽셀의 시술도구 제어용 AI 시스템

지금 우리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기술은 병원 시술 시 어떤 도구를 써야 하는지 추천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다. 그리고 막힌 심혈관을 뚫는 시술을 할 때 심장의 관상동맥에 가이드와이어라는 도구를 넣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상당부분 자동화할 수 있는 시술도구 제어용 AI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관상동맥 시술 상황 실시간 확인 시스템 (출처=메디픽셀)

그리고 관상동맥 시술을 할 때 외부에서 혈관을 확인하기 위한 조형제를 다수 투여해야 했다. 우리는 조형제 없이 시술의 시각적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도 유사한 제품이 있었지만 활용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실수 없는 의료행위가 가능하므로 의사와 환자에게 모두에게 이득이다

언제 결과물을 볼 수 있을까?

다양한 연구를 하며 세세하게 그 성과를 측정 중이며, 특히 위 3개 제품의 완성도 향상에 특히 힘쓰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하나 둘 성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현재 아산병원의 교수님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지속적인 세미나와 과제수행을 하고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의료인들의 충족되지 못한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연구 과정에서 파생된 아이디어 제품도 많다. 이를테면 기존 엑스레이(2D)와 CT(3D)의 장점을 동시에 살린 하이브리드(융합)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런 건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상품화가 가능할 것이다.

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움은 없는가?

현재 10여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 정도 인원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AI 관련 인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벗어나 실물에 AI 강화학습을 적용하고자 하는 거의 유일한 국내 기업이라 더욱 그러하다. AI 강화학습을 하려면 수 백, 수 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데, 소프트웨어의 강화학습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빠르다. 하지만 하드웨어에 AI 강화학습을 적용하는 건 훨씬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를테면 로봇팔에 연필 돌리기를 배우게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지금 우리와 함께하는 인원들은 이러한 차별성에 매력을 느껴 합류하게 된 경우도 많다.

사업 특성상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앞서 말한 것처럼 AI 강화학습을 하려면 대단히 높은 처리능력을 갖춘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우리는 2084개의 CPU 코어를 갖춘 시스템이 필요할 때도 있었는데 이 정도 자원의 일반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를 직접 갖추기란 물리적, 금전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정답은 역시 클라우드 시스템뿐이었다. 지금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 기반의 클라우드 및 AI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데, 원하는 때만 골라 충분한 성능을 쓸 수 있어 경제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 타 클라우드 사업자에 비해 응대가 적극적이고, 좀 더 중소기업 친화적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메디픽셀 송교석 대표

마지막으로 독자 및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각종 사망 원인을 분석해보면 심혈관 질환이 1위다. 이는 암이나 교통사고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향후 고령사회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다. 우리가 심혈관 질환 분야를 집중 연구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메디픽셀은 사람을 구하는 AI를 지향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AI는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수없이 많기 때문에 향후 사회를 지탱하는 인프라(근간)가 될 것이 틀림없다. 의료 분야의 특성상, 관련 기술의 임상실험 및 인증 등의 과정에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언젠가 혁신을 체감할 수 있는 때가 분명히 올 것이니 기다려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미래를 열 인재들도 더 많이 합류하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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