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코리아] 피플카 BM 분석 (1) 대전 청년들은 왜 피흘리는 카셰어링 전쟁터에 뛰어 들었을까?

카셰어링? 그걸 왜 하는데?

"대전 출신 두 젊은이가 카셰어링 사업을 한다는데요"
"왜 한데?"

피플카의 사업계획서를 훑어보던 스케일업 담당 팀장이 하는 말에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다. 나는 왜 그런 넋이 나간 반응을 했을까?

스타트업 세상에 밝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브랜드가 익숙할 법한 회사가 몇 개 있다. 쿠팡이 그럴 것이고,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직방, 토스… 그리고 쏘카라는 것도 그 중에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 듯 폭풍 같은 현질을 하고 있는 담대함이다. 그 담대함으로 거침없이 시장을 장악하고 추격자로 하여금 '그래, 니가 다 드세요'라는… 판돈 떨어진 자의 포기를 받아내는 것이다. 아마, 존이라는 자가 쓴 초식 때문인 것 같은데, 그자가 무림을 평정한 이후 이런 폭풍 현질의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이게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아닐지, 그 의견도 분분하다).

아무튼 중요한 건 카셰어링 시장에는 쏘카라는 킹콩이 버티고 있다는 거다. 진짜 킹콩인건지 누적적자 700억 원이 넘었음에도 담대한 투자는 멈출 기미가 없다. 게다가 '타다(VCNC)'라는 입양된 아이가 있는데 얘가 아주 쑥쑥 잘 크고 있다. 킹콩 뒤에는 고릴라 정도 되는 '그린카'라고 있는데, 이 그린카는 이 바닥에서 보기 드물게 지속적인 흑자 행진 중이다. 그 비결은 아마도 부모님(롯데렌터카)을 잘 만난 덕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GD칼텍스가 전략적으로 자금도 보태 주셨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경쟁자로 업계 서열이 불분명한 '딜카'라는 서비스도 있는데, 이 역시 집안이 좋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캐피탈이 운영한다. 명문가에서 검소하게 키우는 건지 예전에 비해 요즘 마케팅은 뜸한 편이지만, 집안 어른들의 울트라 파워는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딜카가 카드결제약 기준, 업계 3위라는 주장이 있으나 전체 매출은 확인되지 않는다.

카셰어링 3사 매출 및 영업익 비교(2018), 출처:
인사이터스
카셰어링 3사 매출 및 영업익 비교(2018), 출처: 인사이터스

< 카셰어링 3사 매출 및 영업익 비교(2018), 출처: 인사이터스 >

거인과 같은 이들의 그림자 저~ 뒤에 시장 3위라고 주장하는 피플카가 있다. 있기는 한데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있다. 이거 게임이 되는 건가 싶다.

피플카… 대체 이 사업을 왜 하는 거냐?

생각보다 복잡한 카셰어링과 렌터카 시장

일단 시장을 들여다보자. 제주도라도 가면 모를까, 평소에 차를 빌려 쓸 일 없는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의외로 복잡한 시장인데, 결론적으로 피플카의 출발점이자 주요 수익영역인 카셰어링 서비스 시장을 아래와 같이 구분하고 이에 분석을 집중해 보도록 하겠다.

카셰어링, 돈 되는 사업일까? 출처:
인사이터스
카셰어링, 돈 되는 사업일까? 출처: 인사이터스

< 카셰어링, 돈 되는 사업일까? 출처: 인사이터스 >

위에 제시한 매출 및 영업익 비교표에 보이듯 쏘카는 대규모 적자이고, 그린카만이 흑자인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라해도 수익성이다. 과연 어떤 차이가 수익성의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유일하게 이익을 내고 있는 그린카에는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쏘카, 그린카, 피플카의 재무제표, 출처:
인사이터스
쏘카, 그린카, 피플카의 재무제표, 출처: 인사이터스

< 쏘카, 그린카, 피플카의 재무제표, 출처: 인사이터스 >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있는 3개사의 판관비 내역(2018년)을 비교해보면, 대략적인 답이 나온다. 쏘카의 경우, 차량유지비가 전체 판관비 중 41.6%에 달하며, 감가상각비는 300억 수준인데 이중 차량의 감가상각은 121억 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그린카는 차량주차비(25.4%)라는 의외의 항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차량관리비(14%)가 그 뒤를 잇는다. 차량유지비는 저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데, 전체 판관비의 0.8%밖에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그린카는 쏘카와 달리 차량을 보유하지 않으며(소량만 보유), 롯데렌터카의 차량을 쓰고 이들 차량의 주차와 관리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쏘카 대비 경제적인 원가 구조인 셈이다.

피플카는 파트너 지급수수료(36%)가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한다. 제휴사의 렌터카를 카셰어링에 활용하는 관계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며, 차량유지비가 세번째에 있는데 이는 일부 자사차량을 아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플카는 지속적으로 자사차량을 줄이고 있어, 향후에는 이 비용 항목이 거의 0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 피플카의 원가가 가장 낮구나'하고 넘어가기 전에 짚어야 할 것이 있다.

그린카나 피플카나 동일하게 외부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 원가 비율은 비슷한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린카의 차량주차비와 관리비는 고정비와 변동비가 섞여 있다. 차가 서있든 운행하든 나가는 돈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피플카의 파트너 지급수수료는 완벽한 변동비다. 즉, 매출이 생기지 않으면 제휴 렌트카에 지불할 비용 또한 발생하지 않는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비용 구조를 택하겠는가? 결론적으로 피플카의 원가구조가 더 유리하다.

그럼 왜 작년에 17억 원에 가까운 적자가 났을까? 사연을 축약해서 얘기하면 이렇다. 외부 투자를 처음 받으면서 지난 5년간 누적되었던 원가 항목과 매출의 오류를 한꺼번에 조정했고, 목표 시장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마케팅,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이 대폭 증가된 것이 원인이라 한다. 필자의 분석으로 이들의 순영업원가만 고려한다면, 흑자가 가능한 구조로 판단된다. 작년까지 충청권에 집중했던 영업력을 전국으로 확장한다면, 매출은 성장할 것이며 규모의 경제 효과도 발생할 것이기에 수익성은 조금 더 개선될 수 있다.

정리하면, 자차로 서비스하는 쏘카의 경우 순수한 카셰어링 수익으로만 흑자를 달성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차량의 원가를 분산시키는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그린카와 피플카는 수익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다.

쏘카는 돈 안되는 이 사업, 왜 하는 걸까?

흑자를 내고 있는 그린카나 상식(?)선에서의 적자를 내고 있는 피플카는 제쳐 두더라도 누적적자 700억 원이 넘는 쏘카는 왜 이 돈 안되는 사업을 하는 걸까? 돈이 남나? 남의 돈인가?

한마디로 장기적 비전을 보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미래는 각자가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필요한 만큼 이용하는 미래일 것이며, 이런 미래가 온다면 차량의 가동률이 지금보다 월등히 높아져 손익분기점(BEP)를 넘기고 수익을 창출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거창하지만 차량, 주차공간, 에너지 절감 등 자원의 공유에 따른 사회적 가치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상은 그렇다 치고 현실적으로 따져봐. 쏘카가 꿈꾸는 그런 미래가 빨리 와줄까? 그 미래가 오려면 한마디로 내 차를 쓰는 것보다 공유차량을 쓰는 것이 더 편해야 한다. 공유차량을 쓰는 것이 더 편하려면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첫번째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의 시대이고, 그 다음 두번째가 자율주행의 시대(스마트폰으로 부르면 집 앞까지 오고 목적지에 내리기만 하면 되는 그런 시대)다. 자율주행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차량 운행과 도로, 환경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 영역에서 가장 방대한 데이터와 인프라를 가진 곳이 쏘카라고 보면 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스마트 모빌리티와 관련된 모든 연구개발 주체들에게 쏘카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파트너이자 테스트베드가 된 것이며, 그 위치를 선점한 덕분에 미래의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축을 담담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진짜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면 쏘카만이 이 시장의 맹주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에는 택시, 렌터카, 카셰어링이고 뭐고 구분이 필요 없어진다. 우리는 그저 타고 내릴 뿐이라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서 내노라 하는 모든 자들이 각축을 벌이게 될 것이다. 즉, 국내의 카카오는 물론이고 우버, 그랩, 구글 등과 같이 모빌리티 영역에서 꾸준히 기술력을 발전시킨, 클래스가 다른 경쟁자들과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이다. 물론, 협력도 하겠지만.

아무튼 자율주행의 시대를 구글의 웨이모(Waymo)는 이미 구현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곧 그런 현실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죽기 전엔 말이다.

구글의 웨이모, 출처: 구글
구글의 웨이모, 출처: 구글

< 구글의 웨이모, 출처: 구글 >

이 바닥의 경쟁 법칙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는 결국 고객의 핵심구매요인을 어떻게 파고 들 것이냐의 문제다. 고객들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카셰어링 이용 경험자에 대한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5개 핵심구매요소별 경쟁력 수준을 찾았다.

카셰어링 3사 서비스의 5가지 핵심구매요소 분석표, 출처:
인사이터스
카셰어링 3사 서비스의 5가지 핵심구매요소 분석표, 출처: 인사이터스

< 카셰어링 3사 서비스의 5가지 핵심구매요소 분석표, 출처: 인사이터스 >

고객경험에 따라 구매요소를 나열하면 브랜드 인지도, 차종다양성(선택의 폭), 접근성(차량주차 거점 수), 가격경쟁력, 관리상태(청결)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데, 이중 고객이 보다 높은 중요도를 가진다고 평가한 브랜드 인지도, 접근성 그리고 가격경쟁력 등에 대해 차례로 분석해보자.

브랜드 인지도: 처음 떠오르는 브랜드가 구매로 이어진다

두 말할 필요없이 쏘카의 브랜드 인지도가 가장 높다. 카셰어링이든 렌터카든 어떤 시장에서도 피플카의 인지도는 최하위권이다. 고객의 카셰어링 구매경로를 살펴보면, 검색 – 정보탐색 – 구매로 이어진다. 물론, 이미 특정 업체에 로열티를 가진 고객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App)을 통해 차량을 이용하나, 이것 또한 앱 설치 시 업체의 인지도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결론은 브랜드(업체) 인지도가 구매로 이어지는 시장이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 피플카는 존재감이 너무 없다는 것. 네이버 검색어 추이에서도 피플카의 미약한 존재감은 확연히 드러난다. 아래 표는 카셰어링, 렌터카 관련 다양한 키워드의 검색량 수준을 살펴본 것이다(검색 횟수가 아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 월간 검색어 트랜드
네이버 데이터랩 – 월간 검색어 트랜드

< 네이버 데이터랩 – 월간 검색어 트랜드 >

쏘카의 그래프가 가장 위에 보이는데, 사람들은 차를 빌려야 할 때 쏘카를 가장 많이 검색한다는 뜻이다. 이 검색을 통해 쏘카에 접속하고 실제 구매(사용)로 이어지게 된다. 그린카가 업계 2위라고 하나 검색 빈도는 쏘카의 20~25% 수준이다. 안타깝게도 피플카는 가장 바닥에 있다. 아직 생소한 단어인 카셰어링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브랜드 인지도라는 것은 어마 무시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면 모를까, 그렇게 단시간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플카의 마케팅 목표는 쏘카를 찾는 사람들의 비교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쏘카를 검색했을 때, 피플카라는 대안이 있음을 알아야 가격비교를 하든, 서비스 수준을 비교하든 할 것 아닌가. 막연하고 거창한 마케팅 목표보다 고객의 접근 경로를 면밀히 파악하고 어떻게 존재를 인식시킬 것인지에 대한 디테일이 필요하다.

접근성: 가까운데 차가 있어야 한다

당연히 차는 가까운데 있어야 한다. 차가 고객에게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는 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많은 이용거점(차량 주차 위치)을 확보하고 있는가의 의미다. 즉, 접근성의 척도로서 각 업체별 이용거점 수를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카셰어링 3사 이용거점 수(2018년), 출처:
인사이터스
카셰어링 3사 이용거점 수(2018년), 출처: 인사이터스

< 카셰어링 3사 이용거점 수(2018년), 출처: 인사이터스 >

이런 이용거점 수의 차이는 각 업체의 앱을 통해 검색해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같은 조건에서 이용거점을 확인해보면 듬성 듬성 보이는 피플카와 빼곡히 보이는 쏘카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피플카와 쏘카의 서울 시내 앱 화면 수, 출처:
인사이터스
피플카와 쏘카의 서울 시내 앱 화면 수, 출처: 인사이터스

< 피플카와 쏘카의 서울 시내 앱 화면, 출처: 인사이터스 >

접근성 측면에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이를 보완하고자 서울 및 수도권에 대한 협력사를 확대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쏘카의 접근성을 따라가기란 역부족이다.

편의점 뺨치는 쏘카의 촘촘한 이용거점에 대항하기 위해 현대캐피탈의 '딜카'는 딜리버리를 핵심 차별성으로 제시해 게으른 혹은 바쁘신 고객을 공략 중이며 꼼꼼한 킹콩, 쏘카는 딜리버리에서도 뒤쳐지길 싫어하셔서 '쏘카 부름'이라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물론, 피플카 또한 제휴사 인력에 의한 딜리버리 서비스가 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업체가 무료 딜리버리 서비스를 표방한다 해서 진짜 무료는 아니라는 점이다. 딜리버리 비용은 당연히 발생하고, 그 비용은 고객이 지불하는 카셰어링 비용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므로….

대전 지역에서 출발한 피플카의 경우, 충청권에서의 거점 경쟁력은 있지만, 이제 진입한 서울 및 수도권의 거점 경쟁력은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제휴사(중소렌터카 업체)를 늘리게 되면, 그들에게 안정적인 물량을 줄 수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딜리버리 서비스를 확대하자니 인력과 인프라, 비용의 문제가 따른다. 접근성을 해결할 묘안이 필요하나 지금으로서는 진퇴양난이다.

가격 경쟁력: 단기일수록 간지보다 경제성

쏘카가 최근 수입고급차 브랜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으나, 이는 다분히 영업적 의도를 가진 시승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카셰어링 시장에서 간지나는 럭셔리카의 수요와 공급 비중은 미미하다. 실제로 간지를 중시 여긴다면 렌터카 업체로 연락해야 원하는 차를 빌릴 확률이 높다. 고로 카셰어링 시장은 가성비가 중요한 시장이며, 차량을 이용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더욱 그런 성향이 강해진다. 한시간 타는데 경차면 어떻고, 소형차면 어떠랴(단 한시간이라도 간지가 생명인 사람도 있겠지만).

이 가격 경쟁력만큼은 피플카가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운전면허는 있으나 자신의 차량은 없는 계층, 게다가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사회초년생의 수요가 많은 카셰어링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은 강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좋은 디딤돌이다. 이들의 가격 경쟁력이 어떤 수준인지 구체적인 요금 비교는 아래와 같다.

경쟁 업체와 피플카와 가격 경쟁력 비교표, 출처:
인사이터스
경쟁 업체와 피플카와 가격 경쟁력 비교표, 출처: 인사이터스

< 경쟁 업체와 피플카와 가격 경쟁력 비교표, 출처: 인사이터스 >

위에서 보이는 금액은 차량 및 기간의 상세조건, 렌탈시점, 프로모션의 조건, 회원의 이용이력 등에 따라 달라지기에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카셰어링 업체들의 주무대인 단기시장에서 피플카가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며, 이용기간이 7일 이상으로 늘어난 렌터카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에서는 한계가 있음이 드러난다.

다시 말하자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은 좋다. 그런데 아쉽다. 그 아쉬운 이유는 첫째, 가격 경쟁력이 보다 확고한 무기가 되려면 1일, 3일, 7일, 10일 심지어 30일까지도 일관성 있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고 둘째, 저렴하면 왜 저렴한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받쳐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남들과 어떻게 다르기에, 어떤 시스템 또는 메커니즘을 적용하기에 피플카가 좋은 차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스토리를 가진 저렴한 무언가는 애정과 신뢰가 생기지만, 그냥 저렴한 것은 그냥 싼 맛에 한번 쓰고 버릴 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스타트업을 하는 것일까?

필자는 피플카 분석의 서두를 '왜 한데?'라는 의문으로 시작했다. 그 질문의 의미는 '킹콩과 고릴라가 버티는 이 시장에 왜 들어와서 생고생이냐'라는 의미였다. 성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안쓰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다행히도 그 의문은 피플카의 가격 경쟁력에서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싸워 볼 여지는 갖고 있으니까.

그런데, 분석을 마치고 나니 또 다른 '왜 한데?'가 머릿속을 맴돈다.

대전의 두 청년은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꿈꾸며 창업했다. 하지만, 피플카의 현주소는 이렇다. 있다는 걸 알아야 쓰든가 말든가 할텐데, 대부분의 고객은 피플카 존재조차도 잘 모르고, 이용거점은 경쟁사 대비 열악하며, 앞으로 확장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그나마 있는 가격 경쟁력도 일부 단기 시장에서의 얘기일 뿐이다. 근근이 버티며 대응하는, 전형적인 약자의 전략이다.

그런 전형적인 약자의 전략, 다시 말해서 가격 경쟁력으로 근근이 버티는 기업을 우리는 혁신적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있는가? 열심히, 성실히 앞만 보고 달린다고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혁신적인 그 무언가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가슴 속 한구석, 아쉽고 답답함이 자리한다.

이런 안개 같은 답답함이 시야를 가릴 때, 우리는 본질적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거대 기업들보차 적자를 감수하는 치열한 시장에서 피플카는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 것, 출처:
인터비즈
거대 기업들보차 적자를 감수하는 치열한 시장에서 피플카는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 것, 출처: 인터비즈

< 거대 기업들보차 적자를 감수하는 치열한 시장에서 피플카는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 것, 출처: 인터비즈 >

"도대체 피플카는 무엇이 다르고, 무엇을 향해 가는가?"

그 본직적 질문에 대한 잡을 찾기 위해 2편에서는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 차별성 그리고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비즈니스모델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여러분들의 가치있는 조언과 성원 부탁드린다.

황현철 / 인사이터스 대표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무명의 반란을 응원하는 인사이터스컨설팅그룹의 대표. 무명의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모델 디자인, 시장성검증테스트, 시장수요발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비즈니스모델 컨설턴트 겸 소설 '비즈니스모델러' 저자.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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