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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츠까지 넘보는 넷플릭스.. 한국시장 공략 더욱 본격화나서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한때 찻잔 속의 태풍으로 여겨졌던 넷플릭스가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확보하며 국내 진출 3년만에 국내 OTT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넷플릭스 이용자는 작년 1월 34만 명에서 12월 127만 명으로, 1년 만에 27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집계되지 않은 아이폰 사용자까지 더하면 실제 이용자수는 이것보다 1.3배 가량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영화, 미드, 일본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킹덤', '옥자' 등 국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자체 제작 및 배급한 것(=오리지널 콘텐츠)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킹덤<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공세는 작년부터 본격화되었고, 올해들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작년의 경우 TV 방송사와 넷플릭스에 공동 송출하거나, 배급사를 구하지 못한 콘텐츠를 대신 배급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전자의 경우 '미스터션샤인', '스카이캐슬' 등이 해당되고, 후자의 경우 '마이온니러브송', 'YG전자' 등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올해는 킹덤을 시작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비중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범인은 바로 너 시즌2’ 등 다양한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본진인 북미를 넘어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넷플릭스의 전략은 3년 전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에 넷플릭스를 서비스하며 본격화됐다. 당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는 "헐리우드나 미국 방송국에서 생산된 북미 콘텐츠뿐만 아니라 발리우드(인도의 영화시장), 일본 애니메이션, 유럽 독립영화 등 각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콘텐츠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세계 시장 공략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넷플릭스는 헐리우드에서 생산되는 미국향 콘텐츠를 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 자생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유럽 독립영화나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확보하는 것은 계획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확보하는 계획만큼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과 함께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같은 한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넷플릭스 한국지사의 직원들은 한국의 방송사, 제작사들과 접촉해 콘텐츠를 넷플릭스로 유통하도록 설득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만 먹고 상암동(한국의 방송사와 제작사가 몰려있는 바로 그곳)에 들락날락했다는 후문이다.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처음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 넷플릭스가 제시한 많은 투자금, 수익배분 구조, 해외시장 진출 등에 이끌려 하나둘씩 협력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3년이 지난 지금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가 방송국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약속은 전 세계 시장으로 콘텐츠 배급이다. 드라마, 예능 등 로컬(현지) 방송국이 만든 콘텐츠가 전 세계 사용자에게 소개될 기회를 얻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2월 현재 전 세계 130여개국에 약 1억 4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유료 동영상 유통 채널이다.

제작사의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신규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기존에는 방송국이나 영화관에게 거절 당하면 애써 만든 드라마, 영화 콘텐츠를 유통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협상에서 둘에게 이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대안이 생김으로써 협상에서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특정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독점 공급하는 국내 제작사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영화, 드라마 감독 등 제작자 입장에서도 넷플릭스의 투자 덕분에 유통 채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콘텐츠를 자신의 의도대로 마음껏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옥자, 킹덤 등은 넷플릭스의 투자를 통해 국내 제작자들이 기존 유통 채널의 입김 없이 마음껏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한 사례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태지역 홍보 총괄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고 3년 동안 큰 성장을 기록했다"며, "지금까지는 걸음마를 배운 단계에 불과했지만, 이제 공을 차거나 달리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제 넷플릭스의 강점을 한국에 더욱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국내 OTT 시장 공략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더욱 힘쓸 것임을 시사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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