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질에 모든 것을 걸었다' 뷰소닉 VP3268-4K

강형석 redbk@itdonga.com

뷰소닉 VP3268-4K.
뷰소닉 VP3268-4K.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가 PC를 쓸 때 무조건 보게 되는 디스플레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매우 다양한 종류의 디스플레이들이 존재한다. 아주 평범하게 정보를 표시하는데 집중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높은 주사율을 가진 게이밍 모니터, 더 넓은 색역을 표현하는 전문가용 모니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해상도에 따라 풀HD(1,920 x 1,080)부터 4K(3,840 x 2,160)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취향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할 기회를 얻는 셈이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모니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같은 화면 면적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할 수 있으니 선명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작업과 콘텐츠 감상을 병행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뷰소닉 VP3268-4K는 작업과 콘텐츠 소비, 두 가지를 모두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모니터다. 4K 초고해상도 영역을 제공하면서 전문가와 콘텐츠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화질 모드로 매력 요소를 키웠다. 하지만 이 제품은 평범한 모니터와 다르다. 조금 더 전문가의 시선에서 바라봤기 때문이다.

화면에 시선이 확!

뷰소닉 VP3268-4K 외형은 간결함의 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화면 테두리(베젤)가 얇아 32인치 화면 영역이 실제로는 더 크게 느껴진다. 흔히 이 정도 형태를 '제로 베젤' 디자인이라 부른다. 제품의 테두리 두께는 약 5mm 정도. 심지어 상하좌우 모두 일관된 두께를 제공하기 때문에 집중도 측면에서는 타 디스플레이가 넘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디자인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굿디자인(Good Design)에 선정되면서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 긋디자인(굿디자인 뱃지 포함)은 상품의 외관과 기능, 재료,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우수성이 입증된 제품에 부여한다.

고해상도이기에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고해상도이기에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얼핏 보면 뷰소닉 모니터라고 인지하기 어렵다. 일부 모니터 제품들은 좌우와 상단의 영역을 얇게 하더라도 하단에는 어느 정도 두껍게 만들어 자사 브랜드를 표기하는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스탠드에 뷰소닉이라는 이름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베젤을 모두 얇게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여러 모니터를 어떤 형태로 붙이더라도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만들고자 함이다. 전문가들이 아니어도 최근 일부 PC 사용자들은 모니터 2대 이상을 붙여 쓴다. 이 상황에서 디스플레이에 집중도를 높이는 데에는 테두리가 얇은 쪽이 더 유리하다. 해상도는 3,840 x 2,160(UHD)으로 여유로운 작업 영역을 제공한다.

다기능 스탠드는 활용도를 넓혀주는
일등공신이다.
다기능 스탠드는 활용도를 넓혀주는 일등공신이다.

이 모니터의 장점은 해상도와 디자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모니터에는 다기능 스탠드가 적용되어 있는데 이것이 의외의 매력을 안겨준다. 기본적으로 높낮이 조절 외에도 좌우로 회전(스위블)할 수 있으며, 심지어 수직으로 돌릴 수(피벗)도 있다. 베젤이 얇기 때문에 모니터를 수직으로 돌려 2~3개 정도 배치하면 넓은 해상도 아래에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해진다.

HDMI와 디스플레이 포트 외에도 USB 단자도
제공한다.
HDMI와 디스플레이 포트 외에도 USB 단자도 제공한다.

확장성도 인상적이다. 전문가용 모니터이기에 확장성까지 어느 정도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이다. 구성을 보면 기본적으로 HDMI 단자 2개, 디스플레이 포트 단자 2개다. 단, 하나는 단자 크기가 작은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다. 노트북과의 연결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와 USB 허브용 단자(정사각형) 1개와 흔히 볼 수 있는 A규격(직사각형) USB 3.0 단자 4개가 자리한다.

주요 설정은 모니터 뒤에 있는 버튼을 활용하면
된다.
주요 설정은 모니터 뒤에 있는 버튼을 활용하면 된다.

조작은 후면에 제공되는 버튼을 활용한다. 전원을 포함해 총 6개 버튼이 제공된다. 모두 화면 및 색감 조절 등 사용자 취향의 기능들을 다루기 위해 쓰인다. 연결 단자 전환에도 쓰이는 만큼, 쓰임새가 제법 많은 편이지만 별도의 컨트롤러 제공 없이 버튼만 있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전문가를 위해 준비한 최고 수준의 색 재현력

뷰소닉 VP3268-4K의 화질을 확인해 볼 차례. PC를 연결한 다음, 전원을 인가하니 선명하고 화사한 화질이 눈길을 끈다. 이 모니터는 뷰소닉의 슈퍼 클리어(Super Clear) 기술을 적용한 광시야각(178도) 패널을 사용했다. 자체 개발한 기술인데 표현 가능한 색상이 가장 넓은 범위 내에서 왜곡없이 그대로 표현하도록 패널의 특성을 조율하고 최적화한 것이다.

많은 색역 표현이 가능해 전문 작업에
용이하다.
많은 색역 표현이 가능해 전문 작업에 용이하다.

패널은 액정 분자가 수평으로 회전하는 구조의 IPS(In-Plane Switching)를 쓴다. 여기에 일반 액정(LCD)와 마찬가지로 액정 분자가 수직으로 회전하는 구조를 더했다. AH-IPS 패널로 두 장점을 섞은 형태라고 보면 될 듯 하다. 넓은 시야각과 선명한 색표현이 강점이다. 여기에 빛의 투과율이 IPS 패널 대비 높아져 밝기와 명암비 구현에 유리하다. 전력 소모도 줄어든 것도 장점이다.

모니터는 명암비 1,300:1, 밝기 350칸델라를 제공한다. 이 정도면 무난한 수준. 여기에 추가로 최대 8000만:1에 달하는 동적명암비를 제공한다. 응답 속도는 회색(GTG) 기준으로 5밀리초라고 제조사가 공개했지만 속도를 끌어내는 오버드라이브(OD) 기준이므로 실제 환경에서는 이보다 낮은 수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니터로 게임 같은 빠른 반응을 요하는 콘텐츠를 즐기려 한다면 참고해야 할 부분.

색상은 10비트(약 10억 7,000만 색) 표현을 지원한다. 일반 모니터는 8비트(약 1,677만 7,000만 색)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더 많은 색 표현이 가능하다. 구현 방식은 8비트 색상에 주사율 전환(FRC – Frame Rate Conversion)을 더한 것이다. FRC는 디더링(Dithering) 기술 중 하나로 시간적·공간적 혹은 복합적(두 요소의 혼합)인 방법으로 중간색을 만들어 표현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10비트 색상이라도 모든 콘텐츠에서 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카드가 10비트 표현을 지원하고, 애플리케이션도 해당 영역을 지원해야 된다. 왜 이 모니터가 컬러 전문가들을 겨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추가로 14비트 순람표(룩업 테이블 - LUT)를 제공하는데, 색을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재분석해 재생한다. 이를 활용하면 약 4조 3,900억 색상 팔레트를 구현한다.

화면 테두리가 5mm 수준으로 얇아 몰입도가
높다.
화면 테두리가 5mm 수준으로 얇아 몰입도가 높다.

여러 작업에도 대응하도록 색 균일도 역시 최적의 상태로 구현했다. ▲ sRGB 99.67% ▲ Rec.709 99.67% ▲ EBU 97.35% ▲ SMPTE-C 100% ▲ 어도비RGB 77.24%에 해당하는 색영역을 각각 구현한다.

각각의 색역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나씩 보자면 먼저 sRGB는 마이크로소프트와 HP 등이 협력해 제안한 모니터·프린터 표준 색 공간이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색 공간이기도 하다. Rec.709는 HDTV 규격의 sRGB 색 공간이며, 어도비 RGB는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어도비(Adobe)의 RGB 색 공간이다. SMPTE-C와 EBU는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되는 방송용 통신 색 공간이다.

뷰소닉 VP3268-4K가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각 규격에 대한 색 균일도에 대응하는 것은 그만큼 각 작업 영역에서 묵묵히 종사하는 전문가들을 하나하나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각 규격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각 대응해야 하는 점도 있다. 고성능 전문가용 모니터일수록 각각의 색역 표준에 대응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전문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요소도 가득하다. 기본적으로 모니터 화면을 25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의 색상과 밝기 차이를 수치화한 '델타(Delta) E'를 2 이하로 구현해냈다. 수치가 낮을수록 모니터 자체의 화면 표현력이 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컬러 관련 작업을 진행할 때 결과물의 오차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색감 균일도를 어떻게 조절했는지 기본적으로 알기 어렵지만 뷰소닉은 이를 문서로 제공하기 때문에 믿음을 준다. 일부 전문가용 모니터가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컬러브레이션(Colorbration)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제공된다.
컬러브레이션(Colorbration)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제공된다.

또한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색상보정(캘리브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함께 제공되는 광학 매체(CD)를 활용해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사용할 수 있다. 관련 장비로 유명한 엑스라이트(X-rite)과 뷰소닉이 협업해 제공하는 것인데, 막상 실행하면 체험한 형태여서 아쉬움을 남긴다. 장비도 엑스라이트 사의 제품 2개에만 대응한다.

전문 작업 외에도 콘텐츠를 즐기기에도 좋은 화질을
제공한다.
전문 작업 외에도 콘텐츠를 즐기기에도 좋은 화질을 제공한다.

색 표현력 자체가 뛰어나다 보니까 콘텐츠를 즐길 때의 즐거움도 배가 된다. 확인을 위해 넷플릭스 콘텐츠와 게임 등을 실행했는데 선명도나 색감 모두 아쉬움이 없었다. 다만 게임을 즐길 때에는 모니터 자체의 반응 속도(인풋랙)가 존재하는 편이다. 이와 관련된 민감한 게임을 주로 즐긴다면, 게이밍 모니터 혹은 반응 속도가 빠른 모니터를 추가로 구비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에 둔감하다면 오히려 고해상도를 제공해 선명한 화질로 게임 몰입이 가능하다. 다만, 높은 사양을 요구하므로 참고하자.

다양한 화질 관련 기능을
제공한다.
다양한 화질 관련 기능을 제공한다.

전문가용 모니터지만 혹시 게임을 즐길 이들도 있을지 모르니 모니터 내의 화질 조정 메뉴에는 여러 화질 관련 프리셋을 마련해 두었다. 작업 환경을 고려해 디자이너·사진작가 등 메뉴에 세부 항목들이 마련되어 있다. 단순히 메뉴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각각마다 색감이 변경되므로 각각의 작업에 최적화된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작업을 하다 심심풀이로 혹은 선명한 화질을 앞세워 영화 혹은 게임을 즐기려는 이를 위한 요소도 마련했다. 보기 모드를 통해서인데, 1인칭 슈터(FPS) 설정, 전략 시뮬레이션(RTS), 온라인 다중접속 결투(MOBA) 등으로 세밀히 마련되어 있다. 또한 지연 속도를 최대한 줄일 수 있게 각각 입력 지연 설정과 동적 명암비 등을 따로 취향에 따라 설정하도록 했다.

작업부터 엔터테인먼트까지 모두 아우르다

뷰소닉 VP3268-4K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 화면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얇은 테두리 ▲ 4K 고해상도 ▲ 표현 영역을 넓혀주는 10비트 컬러 디스플레이 ▲ 전문가를 위한 3D 룩업 테이블(LUT) ▲ 균일한 화질을 위한 마무리 ▲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대응 ▲ 다용도 스탠드 제공 등이다. 이 외에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리셋 제공이나 기기 연결성 측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디스플레이지만 그만한 가치를 제공한다.

뷰소닉 VP3268-4K.
뷰소닉 VP3268-4K.

반대로 아쉬움 또한 남는다. 여전히 조작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후면에 조작 버튼을 제공한다. 조정하려면 여전히 하나씩 눌러야 한다. 타 브랜드 전문가용 모니터는 작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컨트롤러 혹은 색감 변경이 가능한 별도의 리모컨을 제공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된 장점들이 100만 원 이상의 가치에 충분히 부합한다면, 이 부분(편의성 부재) 또한 100만 원 이상 모니터로써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의문점이라 하겠다.

시장에는 다양한 모니터들이 있다. 그 중 뷰소닉 VP3268-4K는 엔터테인먼트보다 정밀한 색상 작업이 잦은 이에게 더 높은 만족감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작업과 엔터테인먼트의 비중을 7:3 혹은 8:2 정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성능의 전문가용 모니터를 구하고자 한다면 구매목록에 올려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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