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을 위해서는 어떤 수준의 장비가 필요할까?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유튜브, 트위치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약간의 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많은 사람에게 이를 보여줄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웹캠이 부착된 노트북 정도만 있으면 바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동영상 플랫폼에 게시해 수많은 사람에게 송출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 방송은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제작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구독자 수가 늘고 경쟁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싶어진다. 이 때문에 조금 더 성능이 좋은 카메라나 데스크톱 혹은 기타 주변기기를 구매하게 된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장비가 필요할까?

촬영/녹화용 장비

우선 중요한 것은 촬영용 장비로, 카메라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영상의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가령 DSLR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의 경우 일반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과 비교해 압도적인 아웃포커싱 효과를 낼 수 있어, 방송 진행자를 더 또렷하게 촬영하면서 배경을 아련하게 만드는 등 이점이 많다. DLSR 카메라가 무겁다면 미러리스 카메라 등을 선택해 야외 촬영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 자체가 크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은 만큼 장시간 촬영 시 부하가 걸리고, 원치 않게 꺼져버릴 수도 있다. 때문에 실시간 방송 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은 동영상 촬영에 어울린다.

DSLR 카메라는 실시간 방송 보다는 녹화 방송에 더 어울리는
장비다
DSLR 카메라는 실시간 방송 보다는 녹화 방송에 더 어울리는 장비다

짐벌 역시 야외 촬영에 중요한 도구다. 짐벌은 흔들림을 잡아주는 촬영 보조장비로, 여기에 카메라를 연결하면 걷거나 뛰면서 촬영하더라도 매끄러운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짐벌 역시 종류는 다양하다. DSLR 카메라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짐벌은 물론, 고프로 카르마 그립이나 DJI 오즈모 처럼 소형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오즈모 모바일 처럼 스마트폰을 위한 짐벌도 있다. 특히 고프로 카르마 그립(히어로7) 처럼 스마트폰과 연동해 실시간 송출을 할 수 있는 짐벌이나, 스마트폰 자체를 카메라로 활용하는 오즈모 모바일 등은 녹화뿐만 아니라 실시간 방송 역시 가능한 만큼, 거리를 돌아다니며 방송을 할 수도 있다.

단순히 실내에서 실시간 방송을 할 계획이라면 웹캠 정도의 장비가 어울린다. 이미 로지텍 등 PC 주변기기 기업은 이러한 개인방송 시장을 노려 고화질 웹캠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촬영 중인 피사체(스트리머)의 모습과 배경을 자동으로 분리하는 '뎁스 카메라'를 장착하기도 했다. 물론 DLS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 등을 HDMI 케이블로 연결해 화면을 캡처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더 나은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시간 촬영하는 데 쓰는 장비인 만큼 발열이 적은 웹캠이 더 안전하다.

조명은 언제나 유용하다. 야외 촬영의 경우 지나친 자연광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나 역광을 보완해줄 수 있으며, 실내에서도 형광등만으로는 부족한 밝기를 채우는 데 쓸 수 있다.

마이크

대부분의 카메라가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마이크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이크 역시 촬영 시 신경 써야 하는 장비다. 내장마이크는 대부분 감도가 떨어지고, 숨소리 처럼 주변 잡음을 그대로 녹음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마이크를 사용한다면 주변 잡음 없이 내 목소리를 또렷하게 녹음하거나, 카메라 내장 마이크로는 녹음할 수 없었던 음역의 소리까지 담을 수 있다. 바람 소리나 숨 소리를 막기 위해 마이크용 윈드 스크린 같은 장비가 있으면 더 좋다.

마이크 역시 창작물의 품질을 높이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마이크 역시 창작물의 품질을 높이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지향성 마이크는 특정 방향의 소리를 집중적으로 담을 수 있어 유용하다. 스테레오(2ch) 마이크 정도면 콘텐츠 제작에 큰 문제가 없으며, 조금 더 음향적인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바이노럴 레코딩용 마이크를 사용할 수도 있다.

데스크톱

데스크톱의 성능은 1인 콘텐츠 창작자에게 없어서는 안될 하드웨어다. 녹화한 영상을 편집하는 것은 물론, 게임 스트리머가 실시간 방송을 하기 위해서 충분한 성능을 갖춘 데스크톱이 필요하다.

우선 영상 편집의 경우 그래픽 효과를 적용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수정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성능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최근 그래픽 카드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만큼, 메인스트림급 그래픽 카드(GTX 1060 6GB) 이상이라면 영상을 편집하는 데 큰 문제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

영상 편집에서 그래픽 효과는 그래픽 카드가 담당하지만, 편집한 영상을 출력하는 렌더링 과정에는 프로세서의 역할이 크다. 영상 렌더링은 편집한 동영상을 한 프레임 씩 처리해 하나의 동영상으로 만드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프로세서의 코어가 개별적으로 하나의 프레임씩을 담당해 처리한다. 즉 코어 수가 많고, 코어당 성능이 높을 수록 영상 출력 속도가 빨라진다.

데스크톱의 성능은 편집은 물론, 게임과 방송 송출을 동시에 하는 등의 멀티 태스킹에 큰 역할을
한다
데스크톱의 성능은 편집은 물론, 게임과 방송 송출을 동시에 하는 등의 멀티 태스킹에 큰 역할을 한다

가령 인텔이 최근 선보인 9세대 i9-9900K 프로세서(8코어 16스레드)는 4코어 8스레드를 탑재한 3년전 시스템보다 97% 빠른 속도로 렌더링을 마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층 더 높은 성능을 내는 코어 X 프로세서 i9-9980XE는 18코어 36스레드를 탑재했으며, 개별 코어가 4.4GHz로 작동하는 만큼 몇 배는 더 빠른 속도로 렌더링 작업을 끝낼 수 있다.

게임을 주제로 하는 1인 콘텐츠 창작자라면 두말할 것 없이 PC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최신 고사양 게임을 끊어지지 않게 실행할 수 있도록 권장 사양을 맞추는 것은 기본이며, 실시간 방송을 위해 화면을 캡처하거나 송출하기 위해서는 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멀티 태스킹 성능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서 방송용 PC와 게임용 PC 등을 별도로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을 통해 이러한 작업도 PC 한 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9세대 코어 X 시리즈의 경우 기존에 게임용으로 많이 사용하던 코어 i7이나 코어 i5 프로세서보다 더 많은 코어 수와 코어당 성능을 지원하는 만큼, 이러한 작업에 더 어울린다.

네트워크

인터넷 속도와 안정성은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무시할 수만은 없다. 게임을 하는 중 자신의 네트워크 문제로 접속이 끊어지거나, 방송이 중단된다면 큰 낭패다. 이 때문에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개통하는 것은 물론, 성능 좋은 스위칭 허브도 필요하다.

가정에서 흔하게 쓰는 100Mbps 유선 인터넷은 단순히 게임을 하거나, IPTV로 방송을 보는 등의 사용에서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게다가 HD급으로 방송을 송출 한다면 이전 처럼 불편함 없이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인터넷 방송을 하고, 특히 비트 전송률이 높고, 해상도가 UHD(4K) 급인 고화질 동영상을 촬영 후 실시간으로 전송 한다면 넓은 대역폭을 갖추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스위칭 허브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스위칭 허브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가정에서 쓰는 네트워크 장비 역시 일반 공유기 대신 스위칭 허브를 쓰는 것이 좋다. 이런 시장에 맞춰 넷기어 등의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는 일반 공유기와 차별화를 둔 나이트호크 등의 게이밍 브랜드로 스위칭 허브나 고성능 공유기를 내놓고 있다. 게이밍 공유기는 다수의 장비가 인터넷에 연결해도 과부하가 걸리지 않으며, 속도 저하를 줄을 수 있으며, 무선 인터넷 신호 역시 더 강하게 내보낸다. 최근 가정에서는 PC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기, IPTV, IoT 가전 등 다양한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하는 만큼, 이러한 고성능 공유기의 필요성도 커졌다.

글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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