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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프로젝트] 위키박스 조직설계 (3) - 조직이 공감할 수 있는 EVP를 찾아라

권명관

지난 '위키박스 채용 전략' 글을 통해 스타트업이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기준과 전략, 기법 등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함께하기로 약속한 직원이 조직 내에 잘 어울리고, 역량을 발휘해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The HR 컨설팅의 박해룡 대표는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를 강조했습니다.

스타트업, 전 직원이 똘똘 뭉치는 EVP를 찾아라

스타트업이 인재를 채용하고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EVP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채용 전문가를 두기 어려운 기업일수록 전 직원이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한다. 직접 지인들을 추천하고 입사한 동료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퇴직을 방지할 수 있다. 이때 직원들이 스스로 움지이도록 하는 것이 EVP다.

구성원이 회사에 남으려면, 그 회사에 매력을 느껴야 한다. 바로 이 매력을 EVP라고 한다. 직원에게 줄 수 있는 제안이며, 직원이 느낄 수 있는 매력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구성원이 공감할 만한 EVP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EVP Workshop, '회사의 매력 찾기 워크샵'을 추천한다.

위키박스를 찾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The HR 컨설팅의 박해룡 대표(오른쪽)
< 위키박스를 찾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The HR 컨설팅의 박해룡 대표(오른쪽) >

EVP 워크샵 진행 방법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제안하는 매력 포인트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EVP는 구성원이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직무와 조직에 몰입(engagement)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곧 성과로 이어진다. 추가로 스타트업 기업에게 EVP는 직원이 퇴직할 때 한번 더 생각하는 내용이 되고, 근속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렇다면 EVP 워크샵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진행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아래 표와 같은 프로세스를 따라하되 회사 상황에 맞게 응용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의견을 듣는 것이다. 대표나 임원이 생각하고 바라는 것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EVP Workshop Process, 출처: The HR 컨설팅
< EVP Workshop Process, 출처: The HR 컨설팅 >

EVP 워크샵은 따로 시간을 내서 진행하고, 현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효과가 있다. 사무실을 떠나 다른 공간의 색다른 분위기에서 격의 없이 진행하는 것이 좋다. 시내 교육장이나 호텔도 좋지만, 자연 속에 있는 리조트, 콘도, 펜션 등에서 함께하는 것이 더 좋다.

(1) 직원간 'Ice Breaking'과 팀빌딩
자기 소개를 위한 'Name tent'를 만들어 각자 소개하는 것을 추천한다. A4 용지에 이름, 소속, 하는 일, 좋아하는 것, 경력, 취미, 여가를 즐기는 방법, 최근 근황 등 공유할 수 있는 내용 중 몇 가지를 골라 적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다.

간단한 게임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출처: 위키박스
< 간단한 게임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출처: 위키박스 >

먼저 직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준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의견을 내기 쉽다. 서로 눈치 보고 상급자를 의식하면, 후환이 두려워 의견을 잘 내지 않거나 왜곡된 의견을 낼 수 있다. 팀빌딩 활동은 함께하는 동료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팀빌딩을 통해 직원간 의견을 공유할 분위기가 갖춰졌다면, 팀별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팀 규모는 4명~6명 정도가 좋다.

(2) 토론 주제: 우리 회사의 매력은 무엇일까?
직원들은 '매력이 무엇이지?', '어떤 것을 매력이라고 말해야 하지' 등을 궁금해 할 것이다. 때문에 매력을 강조하는 것보다 각자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도록 유도한다.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주고,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기 바란다. 이런 기법을 'NGT(Nominal Group Technique)'라고 한다. 다만, 팀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포스트잇 하나에 몇 가지 의견을 적도록 한다.

NGT: 참석자의 생각을 서로 토론과정 없이 적도록 하고, 이를 취합함으로써 상대방의 의견에 방해 받지 않고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우선, 소집단 구성원들이 테이블에 둘러앉되 서로 토론없이 배지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적는다. 돌아가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각 아이디어에 대한 토의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디어 목록을 만든 후 각 아이디어에 대한 설명을 하도록 한다.

끝으로 비밀투표로 제시된 아이디어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 최종 아이디어를 채택한다. 이 방법은 상호간의 대화를 통제함으로써 의사결정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타인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법은 새로운 사실의 발견과 아이디어를 얻고자 할 때, 정보의 종합이 필요할 때, 최종결정을 내릴 때 효과적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명목진단법

(3) 의견 공유
개인이 적은 내용을 팀원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한 명씩 의견을 공유하고, 공유한 의견을 따로 준비한 전지(이젤 패드)에 붙이도록 한다. 이때 다른 참가자도 의견을 공유하며 전지에 붙여야 한다.

(4) 의견 취합과 분류
붙인 포스트잇은 내용에 따라 분류하면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같은 내용이면 통합하고, 모호한 내용은 추가 질문과 응답을 통해 명확히 한다. 의견을 취합하고 통합하는 과정이다. 분류 기준은 다양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의견 중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다중투표 방식으로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 등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출처: 인터비즈
< 출처: 인터비즈 >

(5) 공통 의견 취합, 문장 정리
이어서 팀별로 나온 의견을 정리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을 정리한다. 가장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개인이 느끼는 점은 다양할 수밖에 없어 공통된 매력 포인트를 찾기는 무척 어렵다. 아래와 같이 가장 대표적인 3가지 정도를 찾아 보기 바란다.

사업, 조직문화, 사람 관점 등으로 구분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출처: The HR 컨설팅
< 사업, 조직문화, 사람 관점 등으로 구분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출처: The HR 컨설팅 >

다음으로 공통 의견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한다. '우리 회사는 이런 면에서 좋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무엇이 어떠하다" 형태의 문장이 좋다. 예를 들어, '근무가 자유롭다',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사장님이 좋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 등의 의견이 나올 것이다. EVP는 이처럼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6) 공감 및 공유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의 '3대 매력'이라는 제목으로 3가지를 정리해서 모든 직원 앞에서 공유한다. 워크샵을 통해 모은 의견을 3가지 정도로 모으는 과정이다. 이때 구성원간 공감이 중요하다. 개인마다 조금씩 생각이 다를지라도, 위 과정을 통해 도출된 공통의견은 어느새 동참하는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위키박스는 어떤 EVP를 만들었을까?

위키박스 직원과 함께 EVP 워크샵을 진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을 도출했다.

'비전이 명확하다'
'IoT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에너지가 있다'

직원들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무인택배함과 차별화된 기능과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기업의 비전을 이해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기술을 배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아재(나이가 많은 개발 전문가)'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며 One team을 이루는 모습을 좋게 보는 것이다.

이것이 위키박스의 매력이다. 돈을 많이 준다는 표현도 없고, 업무 강도가 낮다는 말도 없다. 명확한 비전을 보유한 스타트업에서 기술을 배울 수 있고, 함께하는 동료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위키박스의 EVP다.

워크샵 과정에서 위키박스 임직원들은 아래와 같은 의견들을 제시했다.

위키박스 EVP 워크샵에서 포스트잇에 적은 개인 의견들, 출처: The HR 컨설팅
< 위키박스 EVP 워크샵에서 포스트잇에 적은 개인 의견들, 출처: The HR 컨설팅 >

위키박스의 대표와 임직원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존 무인택배함과 달리 IoT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위키박스만의 기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직원에게 제시할 수 있는 매력은 사업 비전 외에 일관된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했다. 아재로 활약 중인 경력직원과 신입직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회사에 느끼는 매력이 다양한 이유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각각의 개인마다 다른 개인 차원의 EVP를 잘 챙겨야 인재를 유지(Retention)할 수 있고,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위키박스 EVP 워크샵에서 개인의 의견을 정리해 나간 과정, 출처: The HR 컨설팅
< 위키박스 EVP 워크샵에서 개인의 의견을 정리해 나간 과정, 출처: The HR 컨설팅 >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 EVP로 가장 많은 제시되는 것이 사업 비전과 성장 기대감이다. 문제는 대표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직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위키박스는 상하 직원간에 비교적 공감대를 잘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개인 차원의 EVP를 잘 관리하면서, 조직의 EVP를 지속해서 공유하길 바란다. IoT 기반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경험과 기술력은 구성원에게 큰 매력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아재들이 꼰대에서 벗어나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위키박스만의 문화를 찾아가길 희망한다.

정리하자면, EVP 워크샵은 '솔직히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큰 의미를 찾을 필요가 없다. 왜 회사에 다니고, 왜 그만두지 않는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워크샵을 통해 정리한 내용은 다시 한번 공유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곳에 메시지로 적거나, EVP를 적은 머그잔도 좋다. 투철한 무장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명확한 EVP는 구성원의 행복과 기업의 성장을 담보한다.

The HR 컨설팅 박해룡 대표

The HR 컨설팅(주)은 인사 조직 분야 전문 컨설팅 법인으로 채용, 리더십 진단,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컨설팅을 주요 서비스로 합니다. 필자 박해룡씨는 LS산전(주) 인사총괄(CHO) 상무,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를 역임하고, 현재 Thw HR 컨설팅(주) 대표이사, 한국바른채용인증원 부원장, 한국액션러닝협회 회장으로 강의와 저술,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나는 잘 하고 있을까?" 저자, 고려대 경영학석사, 경영지도사)

글 / The HR 컨설팅 박해룡 대표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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