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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빈틈을 노리니 의외의 매력이? 라데온 RX 590

강형석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

[IT동아 강형석 기자] 다소 의외였다. AMD가 꺼낸 후속 그래픽카드가 RX 590이라니. RX 베가(Vega) 계열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조금 무너지기는 했으나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이뤄진 제품의 후속 라인업이니 기본기 자체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단순히 제품 이름에 붙는 숫자가 10 상승한다고 해서 극적인 성능 향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라데온 RX 580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 일단 올 상반기와 하반기 초반까지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가상화폐 채굴 때문이었다. 그리고 최근 2~3개월 사이, 이 시장이 축소되면서 비교적 접점이 넓어졌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친 때였다. 라데온 RX 590의 등장은 어쩌면 식어가는 RX 500 시리즈 브랜드를 환기시키려는 목적이 강하다.

RX 베가 56과 RX 580 사이를 노려라!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현재 가장 위로는 RX 베가 64, 아래로는 RX 520 등 거의 풀라인업 구성을 갖춘 상태다. 입문형부터 고성능 라인업까지 모두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은데 왜 RX 590을 투입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AMD 입장은 다르다. 더 촘촘한 라인업을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라데온 RX 590은 30~40만 원대 그래픽카드 시장을 공략한다.

라인업은 다양해도 자세히 보면 RX 베가 56과 RX 580 사이의 빈틈이 존재한다. 중급기와 준고성능 라인업 사이. 대략 확인해 보면 약 30~40만 원대에 포진할 라인업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라데온 RX 580의 국내 가격이 20만 원대 후반에서 30만 원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0만원 대인 RX 베가 56 사이를 채워 줄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라데온 RX 590은 사실상 RX 580과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공정이 14nm에서 12nm로 더 미세해진 것과 작동속도가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사양이 동일하다.

라데온 RX 590은 이전과 동일하게 2,304개의 스트림 프로세서(컴퓨트 유닛 36개)를 품고 있으며, 텍스처 유닛 144개가 제공된다. 렌더링 출력 라인(ROPs)은 32개. 하지만 작동속도는 1,257MHz에서 1,469MHz로 200MHz 이상 상승했다. 최대 작동속도(부스트)도 1,340MHz에서 1,545MHz로 빨라졌다. 그만큼 처리하는 데이터 양이 6.17 테라플롭스(TFLOPS)에서 7.1테라플롭스로 증가했다.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을 살펴봤다

리뷰에 쓰인 라데온 RX 590은 사파이어에서 생산한 '니트로 라데온(Nitro RADEON) RX 590'이다. 국내에서는 이엠텍아이앤씨를 통해 유통된다. 국내 제품명은 '사파이어 라데온 RX 590 니트로플러스 스페셜 에디션 오버클럭(OC) D5 8GB 듀얼-엑스(헉헉)'다. 정말 특별한 느낌을 준다.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

기본적으로 청량한 인상의 파란색 커버에 큼직한 두 개의 냉각팬(지름 95mm)이 시선을 끈다. 작동하면 커버 색상처럼 파란색 LED가 점등되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크기는 높이 135mm, 길이 260mm로 무난한 편이지만 높이가 조금 높기 때문에 슬림형 PC 케이스 일부에는 호환되지 않을 수 있으니 사전에 여유 공간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LED는 기본 색상 외에도 사용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 있다. 이 때 트릭스(TriXX) 3.0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은 오버클럭도 지원하므로 활용도가 높다.

냉각팬은 기본적으로 소음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래픽 프로세서를 쓰지 않아 발열이 낮을 때는 팬 작동을 멈춰 소음을 내지 않다가 부하가 걸리면 속도를 높여 발열을 해소한다.

그래픽카드 후면에 발열과 기판을 고정해주는 금속 패널을 달았다.

후면에는 큼직한 철제 패널(백플레이트)이 적용된 상태. 그래픽카드 기판이 휘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역할 외에도 자체가 방열판이 되기도 한다. 최근 고성능 그래픽카드에는 이렇게 후면에도 패널을 달아 완성도를 높이는 추세다. 작지만 게이머들은 이런 부분에 감동한다.

오버클럭 여부를 선택하는 스위치도 제공한다.

그래픽카드 상단을 유심히 보면 홈이 있는데, 여기에 바이오스 스위치(BIOS SWITCH)라 쓰여 있다. 진짜로 기판에 스위치가 있는데, 속도를 결정하는 스위치다. 기본적으로 오버클럭이 이뤄지는 형태로 설정되어 있다. 이 때의 작동속도가 1,560MHz. 스위치를 반대쪽으로 옮기면 기본 설정된 속도로 바뀌는데 이 때의 속도가 1,545MHz다.

대신 메모리 작동속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오버클럭이 된 상태에서는 메모리가 8.4Gbps(2,100MHz)가 되지만 스위치를 옮기면 8Gbps(2,000MHz)로 낮아진다. 속도가 높은 쪽이 여러모로 성능에 이로우니 오버클럭이 이뤄진 초기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낫다. 대신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스위치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어디까지나 사용자 취향이다.

큼직한 방열판은 신뢰도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방열 성능에 영향을 주는 방열판은 크기나 구조나 모두 인상적이다. 총 4개의 히트파이프가 그래픽 프로세서가 맞닿는 구리 베이스를 지나도록 설계했다. 히트파이프는 다시 방열판 곳곳을 지나면서 방열핀에 열을 전달하게 된다.

단순히 그래픽 프로세서 외에도 전원부 발열까지 해소할 수 있는 설계가 눈에 띈다. 열 전도는 그래픽 프로세서에 서멀 페이스트, 메모리와 전원부는 서멀 테이프를 활용한다.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의 기판 구성.

기판 구성을 보면 부품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앙에는 RX 590 그래픽 프로세서, 그 주변에는 GDDR5 메모리가 배치되어 있다. 총 8GB, 인터페이스는 256비트 구성이다. 해당 제품에는 마이크론에서 생산한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었지만, 수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니 참고하자.

라데온 RX 590은 코드명 폴라리스(Polaris)로 알려져 있는 4세대 그래픽 프로세서 설계가 이뤄져 있다. 2,304개 스트림 프로세서가 그래픽 효과와 컴퓨팅 연산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모니터 주사율을 변경해 부드러운 움직임을 재현한 2세대 프리싱크 HDR 기술과 다중 모니터 출력(아이피니티) 기술, 가상현실 콘텐츠 대응(리퀴드 VR)이 가능하다.

라데온 RX 590의 성능은?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을 바탕으로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시스템은 인텔 9세대 코어 i9 9900K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막시무스 XI 익스트림 메인보드, 지스킬 트라이던트Z DDR4-3200 16GB(8GB x 2), 샌디스크 울트라 SSD 1TB, 마이크로닉스 아스트로 플래티넘 850W 전원공급장치 등을 사용했다.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의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측정 결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해 본 결과, 총 점수는 1만 4,786점. 세부적으로 보면 그래픽 점수가 1만 7,153점이다. 그래픽 테스트 1번은 초당 84매(프레임), 2번은 66매를 그려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겠다.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의 3D마크 타임 스파이 측정 결과.

3D마크 타임 스파이 테스트를 실행해 보니 다이렉트X 12 효과를 사용하는 만큼, 성능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래픽 점수를 4,886점 기록했는데, 그래픽 테스트를 표현할 때의 움직임이 27~32매 수준에 머물러 있다.

라데온 RX 590으로 포르자 호라이즌 4를 풀HD 해상도(그래픽 최고)로 구동하니 부드럽게 표현해낸다.

포르자 호라이즌 4를 풀HD 해상도(1,920 x 1,080)와 가장 높은 그래픽 효과 설정을 적용한 다음 실행하니 초당 60매(프레임)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끊김이 거의 없어 쾌적하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프레임을 측정해 보니 약 82 정도를 기록했다. 이는 1초에 82매 이미지들이 지나간다는 의미다. 흔히 1초에 60매 이상 표시되어도 부드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로스트아크도 풀HD 해상도에 최대 그래픽 효과로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로스트아크도 실행해 봤다. 동일하게 풀HD 해상도에 그래픽 설정은 최상을 적용한 상태. 모코코 마을에서 사냥을 시도해 보니 끊김 없이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측정된 프레임은 약 86. 역시나 초당 60매 이상 화면에 표시되는 상황이다.

물론, 모든 게임이 이렇게 쾌적한 환경을 구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적화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어떤 그래픽 효과를 쓰는지 여부에 따라 초당 표시되는 이미지 수에는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해상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표시되는 프레임 수가 적어진다는 점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4K 해상도는 버거우며 QHD(2,560 x 1,440) 해상도에서는 중간 혹은 높음 설정에서 쾌적한 실행이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좋은 기회?

라데온 RX 590. 그래픽카드 자체만 놓고 본다면 모르겠으나 빈틈을 노린 전략으로 인해 매우 높은 매력을 품게 되었다. 바로 기본 제공되는 게임 때문. 엉뚱한 곳에서 터진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 게임들이 모두 기대작들이라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라데온 RX 590을 포함한 일부 AMD 그래픽카드 구매자를 대상으로 최신 게임 쿠폰을 제공한다. 이 부분은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화끈한 제안이다.

일단 수량 소진이 이뤄질 때까지 제공되는 게임인데, 레지던트 이블 2(리메이크), 데빌 메이 크라이 5, 톰클랜시 더 디비전2 등 3가지 게임을 택일도 아니고 모두 준다. 단순히 타이틀 가격만 놓고 본다면 약 20만 원 상당. 그래픽카드가 온라인 최저가 기준 약 36만 원 정도니까 상당히 메리트 있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성능 자체도 RX 580에 비하면 극적인 성능 향상은 없다. 그러나 안정적인 성능을 낸다는 점에서 보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사파이어 니트로 라데온 RX 590.

차라리 게임 말고 그래픽카드 자체를 저렴하게 줬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가격 인하가 어렵다면 이렇게 부가적인 요소를 제공해서라도 심리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래픽카드를 샀을 뿐인데 고전 게임이 아닌 최신 게임(아직 출시 전이거나 예약 판매 중)을 바로 손에 넣을 수 있으니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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