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그레이드는 PC방 매출에 영향을 줄까?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과거 PC방 컴퓨터 성능은 '롤 서든 피파'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대표적인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서든어택', '피파 온라인'을 말하며, 많은 게이머가 롤 서든 피파를 하기 위해 PC방을 찾는 만큼, PC방 역시 이러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PC를 구성했다. 성능 때문에 게임에서 졌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영업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는 만큼, PC방 처럼 최신 사양에 민감한 곳도 드물다.

사실 롤 서든 피파가 그리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닌 만큼, 굳이 최고성능의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고사양 PC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PC방 동향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영원히 1위를 차지할 것만 같았던 리그 오브 레전드가 밀려나고, 오버워치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올해에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PC방을 점령하면서 기존의 성능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워 졌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이 같은 상황에 맞춰 요 몇 년 사이 PC방에서는 고성능 부품을 사용한 PC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보야르PC방 역시 인텔 9세대 코어 i5-9600K 프로세서, 지포스 RTX 2070, 16GB 메모리, 165Hz 모니터 등 최근 PC 게임 수요에 맞는 사양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관악구 신림동 보야르 PC방
관악구 신림동 보야르 PC방

보야르 PC방 관계자는 "PC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변 다른 PC방과의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요즘은 좀 인기가 줄었지만)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대표적인 고사양 PC게임인 만큼, 이를 위한 성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시설은 주변 PC방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PC방에서 인기 있는 게임은 크게 로스트아크,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이며, 오버워치, 서든어택이나 피파 온라인 등의 인기는 줄어든 편이다. 특히 최근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로스트아크나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전반적으로 요구 사양이 높은 편이며, 165Hz의 높은 주사율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전반적으로 고사양 PC가 필요하다.

i5-9600K 프로세서, RTX 2070 등 고성능 부품을
탑재했다
i5-9600K 프로세서, RTX 2070 등 고성능 부품을 탑재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약 5년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전에는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하스웰)을 사용했으며, 그래픽 카드의 경우 최근까지 GTX 1060을 사용했다.

그는 "유통사의 말에 따르면 그래픽 카드를 교체할 당시 RTX 2070을 도입한 첫 번째 PC방이라고 하더라. 프로세서 역시 경쟁사의 제품이 가성비가 좋게 잘 나왔다고는 하지만, 부품에 대해 이런저런 검색을 하며 고민하다가, 지금까지 써왔던 인텔 제품을 선택하게 됐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사장님이 이런 데 아끼는 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관악구 신림동 보야르 PC방
관악구 신림동 보야르 PC방

실제로 최근 등장한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동급 6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게임, 녹화, 스트리밍 등의 작업을 동시에 하더라도 초당 화면 표시 수가 41% 더 높게 나타나며, 시스스마크 등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에서도 동급 6세대 시스템과 비교해 40%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9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의 경우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제거한 대신, 이전 세대보다 물리 코어가 2개 늘어난 만큼, 물리 코어만을 주로 사용하는 게임 등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9세대 i7 이상의 프로세서는 기존의 냉각 방식과 달리 코어와 히트스프레더를 금속 물질로 접합하는 솔더링 방식을 채택해, 열 전도율 까지 높였다.

이러한 PC방 보야르 PC방 관계자는 "이러한 주기적인 업그레이드는 손님에게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번 PC 업그레이드 이후 한 달쯤 지났는데, 이전보다 매출이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지금은 비수기라서 확실한 결과는 성수기인 겨울방학 기간이 와봐야 알겠지만, 확실히 늘기는 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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